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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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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4-03-27 ㅣ No.64185

                             통하였느냐?

 

   얼마 전에 어느 교우분이 '천주교에 관한 재미있는 영화'라고 해서 저는 속아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라는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영화의 줄거리는 천주교신자로서 9년간 수절하여 열녀문까지 하사받은 정절녀 숙부인 정씨(전도연분)를 요부 조씨부인(이미숙분)과 한량 조원(배용준분)이 무너뜨리는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그 영화내용보다 정씨를 간통죄를 심문하면서 "통하였느냐?"라고 호령하는 포도대장의 추상같은 질문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오늘 복음(요한 8,1-11)에서 간음하다 잡힌 여인에게 유대인들이 짱돌을 들고 "통하였느냐?"라고 마구 질타하는 모습은 다니엘서에서 수산나에게 욕정을 품은 음흉한 노인들을 생각나게 합니다.(다니 13,2-63침조).  하지만 그러한 그들과는 대조적으로 예수님께서는 땅에 무언가를 쓰시다가, "죄가 없는 사람부터  저 여자를 돌로 쳐라!"라고 하시며 그들의 위선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예수님께서 과연 땅에 무엇을 쓰셨을까요? '자기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스캔들?' 이라고 쓰셨을까요? 아니면 그것보다 '하느님을 떠난 죄인은 먼지 위에 기록되리라'(예레17,13참조)는 말씀 혹은 '은혜는 돌에 새기고 원수는 모래 위에 기록하라'라는 관용의 말씀을 쓰셨을까요?

 

 그런데 한번은 제가 이 '통하였느냐?'를 다른 차원에서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답니다. 얼마 전에 제가 성소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 변호사를 하는 한 친구가 이런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자네의 결정을 나는 전적으로 존중하네. 하지만 자네가 과연 그분과 정말 기도로 '통하였는지'는 잘 모르겠네. 좀더 숙고해보게나..."

 

  그래서인지 사도 바오로도 오늘 제 2독서에서 하느님과 잘 '통하기 위해서' 그전까지는 자기가 자랑으로 생각하던 것들을 다 장애물, 쓰레기로 생각합니다.(필리3, 8참조) 그리고 예수님께서 혼자 땅바닥에 엎드려 부끄러움과 두려움에 떨고있는 여인에게 "나도 네죄를 묻지 않겠다. 어서 돌아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는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8,11)라는 하신 말씀은 오늘 제1독서의 말씀 즉 "지나간 일을 생각하지 마라. 흘러간 일에 마음을 묶어주지마라. 보아라, 내가 이제 새일을 시작하였다."(이사43,18-19)과도 상통한다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보내고 있는 이 사순시기는 우리의 죄, 교만, 위선, 편견등의 쓰레기로 꽉 막혀 있는 영혼의 파이프를 기도, 단식, 자선등으로 뚫어버리고 은총이 잘 통하게 하는 시기가 아닐까요? 그래서 심판때에 주님의 "통하였느냐?"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예, 잘 통했습니다!"라고 대답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 저희가 담(쓸개)에 있는 조그만 돌은 초음파로 제거하면서도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는 큰 짱돌은 우리의 손에, 마음에 머리에 있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성령의 빛으로 그 짱돌들을 잘게 부수고 제거하여 당신과 이웃과 기도로 잘 통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가브리엘통신

가브리엘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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