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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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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audehd] 쪽지 캡슐

2004-03-29 ㅣ No.64281

‘선거와 공동선’의 정신에 따라

 

 

   2004년 3월 27(토) 저녁 9시 30분경 “탄핵반대, 민주수호”를 기치로 광화문에서 촛불집회를 해왔던 시민단체들의 몇몇 대표가 명동성당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이미 언론을 통해 광화문 촛불집회의 후속모임을 명동성당에서 갖겠다고 발표하고 차량에 촛불탑을 싣고 찾아왔는데, 이제 광화문 촛불집회를 마치면서 탄핵반대 촛불집회의 상징물인 촛불탑(여러개의 촛불을 꽂아 약 2미터 정도의 탑이 됨)을 명동성당 들머리에 설치하고 4.15총선까지 매일 저녁 7-9시 사이에 약 50명 정도가 모여 모임을 갖게 해달라고 청하였습니다. 이에 성당측은 여러 가지 이유로 성당이 이를 수용할 수 없음으로 정중히 거절한다는 뜻을 전하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사제회의를 통해 명동성당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자 합니다.

 

 

 

  그간 명동성당은 계속해서 농성이나 집회와 관련하여 성당측의 입장을 일관성 있게 제시하여 왔고, 오늘에도 변함이 없음을 밝힙니다. 역사 안에서 명동성당이 민주화의 성지로 자리잡은 까닭에 성당이 이에 맞갖는 어느 정도의 역할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동성당은 이를 사전 협의하에 이루어지는 기자회견 및 하루 집회 등으로 제한하고자 합니다. 사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무단 집회 및 장기/천막농성 불가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아울러, 명동성당은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가 발표한 총선관련 담화문 ‘선거와 공동선’의 정신에 따라 촛불탑 설치 및 저녁 모임의 불가함을 다시금 정중히 전달하고자 합니다. 이미 언론을 통해 전파되었듯이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는 탄핵 소추안 가결로 인한 혼란된 정국, 즉 국론 분열과 국정 불안을 우려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및 “화해와 일치를 통한 공생의 길”을 찾아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거나 배척하여 신자 공동체의 분열을 가져오거나 상처를 입히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당부하면서 국론 분열 현상이 교회 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에도 깊은 우려를 표명해 왔습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정치와 무관함을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교회의는 또한 “모든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과 공정한 선거를 해야 한다.”는 것과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당이 없다 해도 차선을 찾아 투표하여 국민의 힘으로 정치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적극적인 선거 참여를 강조하였습니다. 주교회의와 명동성당의 입장을 깊이 이해하시고 헤아려 주시기를 청합니다.

 

 

2004년 3월 28일 주일 아침에,

 

천주교 서울 대교구 명동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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