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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힘든건 침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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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안 [baetnom] 쪽지 캡슐

2004-03-30 ㅣ No.64377

부모님께 허락을 얻고, 나는 서울 대림동 수도원에 재수를 조건으로 입회하게 되었다.

나의 첫 원장님은 도요한 신부님이셨다. 우리와 같이 재수를 하는 이들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 덕분에 많은 선배 수사님들이 신학교에 들어갔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열심히 공부를 시키시는 분이셨다. 불행중 다행인지 한달이 못되어서 형님을 수련시키셨던 노신부님께서 새롭게 원장신부님으로 오셨다.

 

대림동에 입회한 그 다음날 부터 나와 다른 재수하는 형제들은 아침 5시에 기상해서 식사를 빵과 스프를 준비해서 먹고 6시면 학원으로 출발해야했다.

아침 일찍 학원에 가도 학원문은 언제나 닫혀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매번 수위아저씨를 깨워서

학원에 들어갔다.

11개월동안 우리는 한번도 학원의 제일 먼저 들어가는 일등을 놓친적이 없었다.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내가 입회한 다음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지원자들이 들어왔고

같이 공부를 하게 되었다.

우리가 재수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공부만 한것은 아니었다.

수업이 끝나면 자습은 하지 않고 돌아와 청소를 하고 저녁기도를 하였다.

그리고 식사를 하고 운동을 하였다. 공부로 스트레스가 쌓이는 우리들에게 농구는 한마디로 돌파구였다.

운동후에 묵주기도를 하고 그때부터는 침묵가운데 11시까지 공부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것이었다.

어느날인가?

나와 지금도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버린 지금은 수도회가 아닌 사회에서 잘 살고 있는 두 형제가 처음으로 수도회에 들어온 날 난 화장실에서 그 형제에게 나의 그동안 노하우를 이야기 하면서...

한마디 했다.

"수도원에서 제일 힘들것은 침묵이예요. 잘 살게요."

 

사실 그랬다.

언제나 내가 말하고 싶은 때에 말하고 살았는데, 묵주기도 이후에는 다음날 아침까지

말하지 않는것은 참으로 힘든 것이었다. 처음에는 이유도 모르고 그냥 그렇게 살았다.

지금이야 이해하고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이렇게 해서 나의 재수생활 하면서 수도생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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