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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식 [sunduro] 쪽지 캡슐

2004-04-04 ㅣ No.64723

어제 아주 친한 친구부부와 함께 저녁을 하고 우연히 함신부님에 대하여 이야기가 나왔는데, "함신부님 말씀이 전적으로 옳다. 추기경이 이제는 완전히 수구꼴통이 되어서 운운"하는 이야기를 듣고 어처구니가 없고 말았습니다. 그며칠전에는 신자인 매제와도 탄핵건에 대해 다툰적이 있는데 비신자인 친구와는 다투기가 싫어서 서둘러 화제를 바꾸었지요. 왜 이렇게 추기경님의 존경심과 카리스마가 이렇게 어처구니없게 무너져 버렸는가 생각하니 서글프고 분노가 치솟더군요.

 

70년대초에 대학생활을 할때 본당수녀님의 권유로 명동성당 미사후 촛불을 들고 젊은 사제들인 정의구현사제단이 앞장선 유신 항의집회에 참석하곤 하였습니다. 그당시 집회는 저녁미사후 수백명(천명미만?)이 촛불을 들고 명동 성당언덕을 내려와 우측에 있던 성모병원과 성모동굴 앞에서 기도하고 해산당하면서 체포당하지 않으려고 팔에 팔을 얽매고 여신자들은 거의 울부짖었죠. 경찰 및 사복과 기자들이 더많던 집회였는데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은 참가한 대학생 청년들이 체포당하지 않도록 몸으로 막아서시곤 하셨죠.

지금의 젊은이들이 보면 웃기는 시위로 보이겠지만 그당시 중앙정보부를 앞세운 공포정치하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엄청나게 무모한 비폭력 시위였습니다.

실제로 대학생 아들이 데모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을 근거로 아버지가 조사받고 공무원에서 면직되던 연좌제가 횡행하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그렇게 압장서서도 고문당하지 않고 덜고문당하고 견딜수 있던 분들은 사실상 하느님의 보호하에 있던 신부님 수녀님밖에 없었습니다. 어떤 종교탄압도 국제사회의 여론형성에 제일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테니까요.

 

그당시 분현히 일어서 앞장섰던 젊은 신부님들은 함신부님, 문신부님을 비롯한 많은 신부님이 계셨습니다. 모든 천주교 신자들은 추기경님을 중심으로 똘똘 뭉쳤고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 후손답게 비폭력의 저항을 계속하였습니다. 사실 그당시 김추기경님은 세계에서 제일 젊은 추기경님이셨고 모든 카톨릭 국가들과 교황님의 각별한 관심으로 박대통령 및 그정권이 함부로 탄압할 수는 없었겠지요.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결론을 이야기하면,

당시 정의구현사제단의 의롭고 진정 사제다웠던 행동은 본인들뿐 아니라 추기경님과 모든 본당의 신부님, 수도자, 수녀님들, 그리고 세속적인 위험을 무릅쓰고 따르던 일반 신자들이 함께 하고 국민의 관심이 지대하였기에 가능하였으며, 더불어 그당시 의로웠던 행동이 신부님들이 사회에서 더욱 존경을 받게 하였고 결과적으로 예비자들도 많이 늘고 영세로 계속이어졌지요.

그후 민주화가 되었고 대부분의 신부님들은 일상의 사제로 돌아갔으며 일반 신자들도 그당시 교회의 역할에 대해 큰 자부심으로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권 학생들과 출신 정치인이 그당시의 젊은신부님들과 계속 접촉하며 교회의 사회참여라는 연장선상으로 계속 끌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계속 동지적 관계를 유지하면 어떤 편향된 시각도 갖게 되겠지요.

그리고 교회의 힘을 이용하려고 부추기고 선동하고 급기야 이간까지 하고 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신자들까지 가세하여 본당마다 분열의 조짐까지 보입니다.

 

우리 모두는 압니다. 그당시 젊은 신부님들의 역할과 능력의 한계를 .....그리고 민주화된 사회에서의 사제의 역활과 암울했던 시기의 사제의 역활이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원합니다. 분란을 일으키는 말씀을 자제해주시기를... 일반신자들의 의견과는 달리 신부님의 의견은 큰 논란을 일으킬 수 있고 추기경님의 카리스마까지 흔들 수 있다는 것을.

 

사순시기에 침묵과 기도보다 이런 논쟁에 휘말리게 되어 안타깝고, 앞으로 남은 성주간동안에는 우리모두 교회와 세계평화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서만 기도하시도록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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