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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66925]신발 이야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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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 이야기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에 신장 정리를 하다 많은 구두와 신발숫자에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느새 저도 이멜다병(?)에 걸리고 만 것입니다. 하지만 구두수가 이렇게 많은 것은 제가 헌구두와 헌신발에 대한 애착으로 과감하게 그것을 버리지 못한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10여년 전에 사제서품을 받은 후, 주로 제가 받은 선물이 바로 검은 구두였기 때문입니다. 구두를 선물받아서 그런지 계속 발품을 파는 출장사도직을 해야했지요.^^* 우리 몸에서 가장 혹사 당한다는 발, 그리고 그 발에 의해 또 혹사당하는 신발은 어느새 우리의 몸과 마음의 일부가 되고 또 개인의 역사와 추억이 되고 말았습니다. 참고로 다양한 신발이야기들을 퍼드립니다. 가브리엘통신
<신발 한 짝>
막 출발하려는 기차에 간디가 올라탔다. 그 순간 그의 신발 한짝이 벗겨져 플랫홈 바닥에 떨어졌다. 기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간디는 신발을 주울 수 없었다. 그러자 간디는 얼른 나머지 신발 한 짝을 벗어 그 옆에 떨어뜨렸다. 함께 동행하던 사람들은 간디의 그런 행동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유를 묻는 한 승객의 질문에 간디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바닥에 떨어진 신발 한짝을 주웠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그에게는 그것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나머지 한 짝마저 갖게 되지 않았습니까?"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아버지와 신발>
누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면 나는 유독 아버지가 사 주시던 신발 생각이 난다. 요즘 아이들이야 '메이커 있는' 품질 좋은 운동화를 사서 신지만 내가 어릴 적만 해도 검정고무신이나 질 낮은 운동화가 고작이었다.
아버지는 언제나 내 발보다 한두 치수 큰 신발을 사 주셨다. 나는 처음에 아이들이 워낙 빨리 자라고, 가난한 집안 형편에 어떻게든 더 오래 신발을 신기기 위해서 그러시는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무슨 신발을 신든 그리 오래 신지는 못했다. 내 발이 채 크기도 전에 언제나 신발이 먼저 떨어져 버렸다. 신발의 품질이 너무나 나빴기 때문이다. 아무리 아껴 신어도 항상 신발이 먼저 달아 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을 기회란 거의 없었다.
나는 언제나 그게 불만이었다. 길을 걸을 때마다 신발이 벗겨질까 봐 조심스럽게 걷지 않으면 안 되었다. 한 번은 운동회때 신발을 신고 달리다 꼴지를 한 적도 있었다. 나는 자연히 걸음이 느려졌고 또 아무리 급한 일이 있어도 뛰어가는 일이 드물었다.
세월이 흘러 내게도 아버지의 신발을 사 드릴 기회가 생겼다. 아버지의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구두가게에 들른 것이다. "예전에 저한테 그러셨던 것처럼 이번에는 아버지가 한 치수 더 큰 구두를 사세요."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농담을 건네자 아버지는 싱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내가 네 발보다 큰 신발을 사준 것은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서다. 그저 항상 여유를 가지고 살라는 뜻이야. 자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고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바쁘게 세상을 사는 것보다 조금 헐거운 신발을 신고 여유있게 세상을 사는 게 더 낫지 않겠냐?" (1999년 6월호 좋은느낌, 좋은만남)
<어머니가 놓아주신 신발>
어머니는 아버지의 주사와 의처증 때문에 눈물겨운 고생을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먹고 들어오는 날이면 식구들은 늘 잔뜩 긴장했습니다. 그리고 '어디로 도망을 갈까? 어머니는 또 얼마나 몸이 상하실까? '하고 늘 걱정을 해야했습니다. 우리 네 딸들은 미리 옷을 챙겨 입은 뒤 이마까지 이불을 덮어쓰고 있었지만 신경은 온통 바깥에 가 있었습니다. 집안으로 들어온 아버지는 여지없이 어머니를 때리고 그나마 성치 않은 가재도구들을 마구 내던지셨습니다.
겨울 어느 날, 대낮부터 술에 취한 아버지는 또 어머니를 괴롭혔습니다. 언니들은 집에 없었고 동생과 나는 신발도 신지 못하고 급히 이웃집으로 피했습니다. 울다 지친 동생이 이웃집 아저씨 품에서 잠들 무렵 어머니가 궁금해진 나는 흰눈을 밟으며 조심조심 집으로 갔습니다. 집안은 너무나 조용했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을 돌린 채 문턱에 앉아 있었습니다. 어머니와 눈이 마주쳤지만 어머니는 아무말없이 천천히 내 운동화를 집어 부엌 밖으로 놓아 주셨습니다. ’이걸 신고 도망가라는 거구나’ 라고 생각한 나는 운동화 두 짝을 품에 안고 막 뛰었습니다.
어머니는 그렇게 네 딸을 키우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야말로 어디론가 도망가고 싶지 않으셨을까요?
글솜씨가 부족해 어머니의 그 심정을 다 옮기지 못하고 눈물만 흐릅니다. 오토바이, 담배, 술... 아버지와 관계된 모든 것을 싫어하면서 그래도 아버지를 용서하라는 어머니, 누구나 그렇겠지만 전 우리 어머니가 가장 존경스럽습니다. 그 어렵고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끝까지 네 딸들을 버리지 않은 우리 어머니가 말입니다. ( 좋은생각 4월호에서...)
*주: 정말 감동적인 글입니다. 저도 성가대 총무를 할 때 성탄자정미사를 마치고 집이 먼 성가대원들이 다음날 성탄 대미사에 오기 힘들다기에 할 수 없이 그들을 저희 집에 초대했었습니다. 저희 가족으로부터 아버님이 무섭다는 이야기에 성가대원들이 각자 자기 신발을 집어들어 고양이 걸음으로 조심스럽게 2층에 있는 저의 방에 올라와 자다가 한밤중에 저희가 아버지께 저희가 소집(?)되는 바람에 놀란 성가대원들이 신발도 두고 '걸음아, 날 살려라...'하고 도망쳤던 일이 떠오릅니다. 정말 그분들께 죄송했었지요.^^*
<남편의 신발>
모니카는 이제 이년 육개월의 부부생활을 했습니다. 아들도 하나 있습니다. 친했던 친구들이 부럽다고 말할 정도로 겉에서 보기엔 문제가 없는데 만족하지 못하는 제 마음이 제일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비가 왔던 날 내내 모니카는 남편인 요셉에게 짜증을 냈습니다. 그리고 아직 말귀도 잘 못알아듣는 아들에게도요...
그런데 문뜩 한여름 휴가를 위해 샀던 남편의 신발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것을 살땐 꽤나 예쁜 신발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많이 신고 다녔기에 헌운동화가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신발장에 있는 신발은 구두나 운동화나 슬리퍼나 할 것 없이 다 헌것이 되어있었습니다. 그 신발을 보고있자니 문뜩 남편이 생각납니다. 그리고 연애시절 가슴설레었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그땐 요셉의 모습이 제일 멋있다고 생각했고 무엇을 하면 요셉이 행복해할까 고민했는데 결혼하고 나선 생각이 바뀌어 요셉은 왜 내마음을 이렇게 몰라주며 왜 날 위해 아무것도 해주지 않나 하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이도 그리 많지도 않은데 자꾸 배가 나오는 요셉이 창피하기도 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신발과 비슷한것 같습니다. 새신발처럼 처음 살땐 다소 발이 불편하고 잘못하면 피가 날 수도 있지만 새것이라 좋아했던 그 모습 그리고 시간이 흐른 후 신발이 좀 헌게 되었지만 이세상 무엇보다 내발에 꼬옥맞고 내발을 편하게 해주는 그런 신발 말입니다. 슬리퍼를 신으며 발 편하다고 좋아라 했는데 그 신발을 신고 정숙한 자리에 가서 민망스러운 맘을 가지는 것처럼, 구두를 신고 정숙한 자리에선 좋아 했는데 파도치는 바닷물 앞에선 불편함을 느끼는 것처럼, 그렇게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우리 신발처럼 우리 삶이 그런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살다가 때론 상대방의 단점이 보여도 장점이 있음을 기억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괜히 남편에게 짜증내던 며칠이 미안한 맘에 글을 써봅니다. 어느 순간 우리 두 부부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었을 땐 세상에서 서로에게 가장 꼭 맞는 신발이 되어 있을꺼란 희망으로 오늘하루도 살아봅니다. (이영아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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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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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941 | 하늘 밭에 뿌린 하얀 비행기의 꿈 | 2004-05-14 | 지요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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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940 | [RE:66933]하느님의 부인이세요? |
2004-05-14 | 배봉균 |
| 66944 | [RE:66933]허걱 제글이... |
2004-05-14 | 이영아 |
| 66932 | 궁금합니다. | 2004-05-14 | 이규홍 |
| 66930 | 시편83~84:1-12 | 2004-05-14 | 최명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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