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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성당의 주일 봉헌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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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원 [gaudium95] 쪽지 캡슐

2004-05-31 ㅣ No.67532

부자 성당, 가난한 성당

 

근년에 들어와서 토요일 주일을 맞아

성당 마당에서 신자들을 상대로 물건을 판매하는 일이 부쩍 잦아진 느낌입니다.

대부분은 수도원과 본당 내 단체들이 활동비·유지비를 마련하려고

직접 만든 메주나 토산품, 아니면 젓갈류를 팔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가끔은 철맞이 의류를 싼값에 한두 벌 마련할 기회가 주어지기도 합니다.

 

또 흔히 있는 일은 아니지만, 본당을 새로 짓고자 모금을 위해 주임 신부가 자기 본당 주일미사를 제쳐놓고 물좋은 타본당에 출장 와서 미사를 봉헌하며 신자들의 자비(?)를 구하기도 합니다. 생판 미사 한 대로 헌금을 요구하는 뱃심 좋은 신부님이 계시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사목위원들과 함께 패를 만들어 물건을 팔아가며 모금을 합니다. 참으로 그 노력과 사제와 신자가 한마음이 되어 들고뛰는 모습에 가슴 뭉클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일들이 가톨릭교회 내에서는 으레 있는 일이고 그리 이상할 것도 없지만, 곰곰이 따져보고 속을 들여다보면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좋은 효과를 낼 수 있겠는데 이를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타성당에 가서 물건을 팔고 모금을 하는 일을 아무나 합니까? 우선 본당 신부님이나 수도원 장상이 전화로라도 걸칠 수 있는 든든한 빽과 뱃장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직접적인 연이 없으면 하다 못해 중간에 한다리나 두다리를 걸쳐서라도 상대 본당의 주임 신부 허락을 얻어내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사제들 중엔 수줍어서 또는 천성적으로 교제(?) 범위가 그리 넓지 못해서 이것을 주선 못하는 분도 있을 터이고,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까다로운 분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신자들이야 돈이 없어서 못 사주고 못 도와주지 귀찮케야 생각하겠습니까?

상대 본당에 또 거물급이나 근엄한 주임 신부라도 버티고 계시면 웬만해서는 주눅이 들어서라도 교섭은 엄두도 못내 볼 것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 글을 읽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팔걷고 나서야 안 될까요. 어차피 사먹는 곡식이나 야채를 지방의 가난한  본당과 짝을 맺어서 조금이라도 대놓고 먹을 수 있다면 그분들이 얼마나 기운이 나겠습니까? 그런 가운데 교류가 이루어지고 따뜻한 정이 오갈 수만 있다면 도·농(都農)이 함께 사는 큰교회가 이루어 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굳은 머리, 책임만 묻는 행정에 기대서는 이런 도농화합의 시대가 오지 않습니다. 열린마음, 따뜻한 마음으로 사제와 신자가 합심해서 해낸다면 미약한 시작으로 큰사랑을 일구어 낼 수 있습니다. 있는 쪽에서 부족한 쪽으로 사랑과 정성이 서로 오갈 수 있게 된다면, 이게 바로 사도 바오로께서 했던 ’일치된 교회’ 운동이 아니겠습니까?

 

내 본당, 내 주위의 교우, 나만의 하느님을 뛰어넘어 농사짓고 힘든 일 끝에 구겨진 천 원 한 장과 동전을 들고 성당을 찾는 지방의 가난한 본당을 생각 할 때  더 큰 은총이 주어질 것입니다.

 

<한윤수·로사 / 서울교구 수유동성당>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6월 후원회 소식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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