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녹)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자유게시판

* 교회에 헌금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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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원 [lee57] 쪽지 캡슐

2004-05-31 ㅣ No.67530

찬미예수님.

 

한국경제의 현재와 앞날에 대하여 여권의 정치인은 위기상황이 아니다.라고 합니다.

그렇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백성의 한 사람으로서 믿고자 합니다.

 

그런데, 실물경제에 관한 저자거리의 민심은 딱히 그렇치만 않아서 불안합니다.

모두가 어렵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합니다.

그 실상의 일부를 모아 봅니다.

 

경제풍경1. 2004년 5월 마지막 일의 서울시내 주요 거리의 빌딩마다 ’임대’와 ’분양’을 알리는 현수막의 물결이 점점 늘어 가고 있습니다. 여의도, 테헤한로, 교대역 근처, 마포 귀빈로, 사대문 안, 등의 곳곳에 신축 사무실과 오래된 점포를 내놓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은 때는 이러한 지역에 사무실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음을 아는 사람은 다 압니다. 급기야 오늘 경제신문 일면에는 전세도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 집에 들어가야 하는데 지금 집의 세가 빠지지 않아서 낭패가 되었답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부동산 거품경기가  정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는 정상적인 흐름이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경제풍경2. 한 달만에, 고질병인 코질환으로 부자 외식하듯 하는 동네의 이비인후과에 갔습니다. 가톨릭대학병원의 이비인후과장 출신으로 개업하자 마자 코 아픈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유명의원 입니다. 웬걸, 너무나 썰렁합니다. 좁아 터진 환자 대기실에 훌쩍 거리고 꽥꽥 거리는 환자들로 초만원이었던 신00이비인후과의원의 진료대기 시간이 반이상 단축되어 수월합니다. 웬일이냐고 간호사님께 물었더니, 요즈음 환자가 덜 온다고 합니다. 얼마 전 경제난으로 병원도 덜 간다는 기사가 생각납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아프면 병원엘 가야 하는데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덜 가게 됩니다. 죽을 병 아니면, 당연히 병의원에 안 가게 되지요. 갑자기 국민들의 건강이 좋아져서 병원에 덜 가게 되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경제풍경3. 일요일 아침 동네 뒷산, 주류업을 하는 이웃집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 분은 대뜸, 죽을 지경이라고 합니다. 술 장사로 재미를 봐서 살기가 넉넉한 분으로 알고 있는 데, 국세청에서 접대비 50만원 실명제 실시 이후, 매출이 급감되었답니다. 술이 덜 팔리는 것은 좋은데 술집에서 먹고 사는 젊은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지 알 수가 없답니다. 술집이 전부 나쁜 것만 아니다, 술집장사가 적당히는 되어야 술집에서 술 팔아 먹고 사는 사람도 다 같이 먹고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술집에서 어떤사람들이 먹고 사느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웨이터 총각, 접대부 아가씨, 마담은 물론이고, 술집에 납품하는 과일가게, 야채가게, 안주가게, 택시, 대리운전사 등 저소득 부대업 종사자가 아주 많대요. 그리고, 술집의 젊은 종업원이 술집 불경기로 수입이 없으면 인근의 세탁소까지 불황여파가 미친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으면 속옷을 비롯한 세탁물이 세탁소로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돈 있는 사람들이 술집에서 술도 먹고 팁도 주고 돈을 써야 하는데 요즈음은 도대체 이런 사람이 확 줄었다고 합니다. 예, 저는 본디 술을 먹지 않는 사람입니다. 저 만큼 술집에 가지 않으면 아마, 장안의 술장사는 모두 망할 것입니다. 한국처럼 술집 많은 것 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입니다. 실제로 오이씨디 가입한 나라치고 우리나라와 같이 술집 많은 나라가 없다고 떠들어 온 사람입니다. 하지만, 술집도 실물경제의 한 흐름이었다면, 오늘까지 그 술집을 생업의 터전삼아 살아 온 사람들이 갑자기 찾아 온 술집불황으로 대책없는 넋두리를 하는 오늘의 술집경제 현장, 과연 괞찮을까요?

 

경제풍경4. 이 어려운, 모두들 어렵다고 난리를 치는 판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가 삼성전자 입니다. 이 회사의 30대 후반의 부장을 같은 종교모임에서 만났습니다. 잘 나가는 회사에 다니는데 기분이 어떻하냐고 물었습니다. 장래가 불안하다고 합니다. 3, 4년 뒤에 자신이 상무로 승진해야 하는데, 과연 그때까지 회사가 계속 잘되고, 그때까지 잘리지 않고 붙어 있을 수 있을런지 장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삼성전자를 잘나간다고 하면서도 삼성전자 죽일려는 사람들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이런 판에 누구가 기업할려고 하겠느냐고 반문을 합니다. 과연 한국의 리딩기업인 삼성전자가 망해 버리면, 그 뒤를 이을 많한 우량기업이 속출할 것인가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모으고 있을 무렵, 대구의 형수님이 새벽같이 전화를 했습니다.

 

’아지벰(아주버님의 경상도 방언. 결혼한 시동생에게 형수나 계수씨가 호칭함)요. 큰일 났니더. 둘째 가아가, 회사에서 계약해지를 당했습니다. 계약직으로 2년 잘 다녔는데, 올해 연봉계약인가 뭣인가 하면서, 그 등신 같은게 눈치없이 지가 앞장 서서 월급을 20% 올려 달라고 했답니다. 그랬더니, 계약만료라고 하면서 회사에 나오지 말라고 해서 오늘부터 그만, 집에 있습니다. 우얘야 합니까?’

 

드디어, 연봉 1,300만원의 질녀(요즘 말로 조카딸)가 해고되었다는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이제, 그 아이 시집 갈 나이도 다 되었는데 걱정입니다. 육십이 다 된 백씨(맏형님)는 일찌기 명퇴당한 후, 작은 식당 인수하였으나 진작에 말아 잡숫고, 아파트 단지내 손바닥 만한 가게 얻어 사진현상 하면서, 아이들 100원짜리로 그 질녀 초급대학 보내느라 무진 고생을 하셨는데, 디키진 뭣인지 생기면서 문닫을 수 밖에 없었지요. 이제 그 아이 시집밑천 누구가 마련할까? 삼촌된 처지에서 모른 척 할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내 집에도 실업자가 하나 더 늘어습니다. 이런 일이 내 앞에 닥칠지는 생각도 하지 않았는데...

 

모두가 어렵다는 요즈음, 질녀의 해고 소식은 우리 집 가정경제에 커다란 충격입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저도 경제활동 주체의 한 사람으로서 점점 불안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주변이 모두 어렵다고 하는데, 과연 괞찮다는 사람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런지 의문이 듭니다.

 

그러므로, 나라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분들에게 말하고자 합니다.

 

오늘의 경제위기가 참으로 아무것도 아닙니까?

오늘의 경제상황이 진실로 위기상황이 아닙니까?

 

지금, 오늘의 경제상황을 잘 관리하고 있습니까?

정말로 믿어도 됩니까?

 

오늘의 어려운 경제, 조만간 교회의 헌금이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기우가 되기를 바라며...

 

주님.

경제가 어려우면, 부자 보다는 가난한 사람의 삶이 더욱 어려워 집니다.

우리나라 경제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게 도와 주십시요.

 

 

반포4동성당  이 정 원 알퐁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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