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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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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07-19 ㅣ No.69023

<사설>
의문사위 재출범의 전제들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갖고 있는 ‘존재의 이유’는 사실 여러차례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일각에서 그 존재의 이유가 이미 사라졌다고까지 보는 견해를 나타내는 것도 당연하다. 지난달 30일 활동시한이 끝난 제2기 의문사위가 남파간첩을 민주투사로 결정하고, 조사관 중엔 간첩죄로 4년간 복역했거나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출신으로 8년간 복역한 사람 등이 포함된 점등을 떠올리면 제3기 의문사위는 새롭게 발족할 필요도 없이 당장 해체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는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그럼에도 의문사위가 존재해야 한다면 단 한사람의 억울한 죽음도 없어야 한다는 사회적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제3기 의문사위는 위원 및 조사관 선정에서부터 활동범위에 이르기까지 전면 재검토된뒤 출범하는 것이 마땅하다. 남파간첩을 민주투사로 규정하는 따위의 대한민국 정체성 허물기 시도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도록 인선이 되어야 한다. 위원이든 조사관이든 ‘한풀이’를 할 개연성을 갖고 있는 사람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조사 활동도 무소불위가 되지 않도록 철저히 법적 재검토가 있어야 한다. 이런 마당에 여야가 현행법 개정을 통해 의문사위로 하여금 기무사·국정원·경찰 등 정보 및 수사기관이 갖고 있는 ‘존안(存案)자료’까지 뒤져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정말 기가 찰 노릇이다.

사실 존안자료란 정보·수사기관이 갖고 있는 ‘국가 최고기밀의 족보’이기 때문에 때로는 그 기관들의 장(長)들도 마음대로 접근하기 어렵고, 기관에 따라서는 최고통치권자인 대통령에게만 공개되는 것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극비자료를 의문사위가 마구 뒤져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정신나간 사람들이 아니라면 상상하기도 어렵다. 의문사위가 비밀문서에 접근하려면 당연히 법원허가를 받도록 해야 한다. 의문사위라고해서 특권을 가져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인권이라는 명분때문에 국가 최고 기밀이 마구 공개되고 국가의 정체성까지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기사 게재 일자 2004/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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