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4일 (월)
(홍)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자유게시판

내 고통의 천사가 내 희생으로 구원될 모든 사람의 희망을 내 죽음에 대한 약처럼 내게 보여 주었다. 너희의 이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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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명구 [hmk12] 쪽지 캡슐

2004-07-20 ㅣ No.69030

나는 내 빵을 내 카인과 더불어 나누어 먹어야 하였다. 나는 그들의 폭력을 무서워할 수 있던 사람들에게 알리지 않기 위하여, 그리고 죄를 막기 위하여 그에게 친구로서 말해야만 하였다. 하기는 나의 거룩한 죽음도 유다의 자살도 이미 생명의 큰 책에 기록되어 있었으니까 그것은 무익한 죄였을 것이다. 하느님께 빨아들여지지 않는 다른 죽음들은 무익하였다. 내 피 이외에 다른 어떤 피도 흐르지 말아야 했고, 또한 흐르지도 않았다. 밧줄로 그 목을 졸라서 사탄에게 팔린 그의 더럽혀진 피를 배반자의 육체의 더러운 껍데기 속에 가두었다. 그 피는 땅에 떨어져서 죄 없는 이의 지극히 깨끗한 피와 섞여서는 안 되는 피였다.
  나로 하여금 내 자아 속에서 죽음의 고통을 겪는 사람이 되게 하는 데에는 이 두 개의 상처면 넉넉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속죄자, 희생물, 어린양이었다. 어린 양은 제물로 바쳐지기 전에 벌겋게 단 쇠로 낙인이 찍히고, 매를 맞고, 껍질이 벗겨지고, 푸줏간에서 팔리는 일을 겪어야 한다. 끝에 가서야 비로소 목을 찌르고 피를 내고 죽이는 칼날을 알게 된다. 어린 양은 그전에 모든 것을, 즉 그가 자란 목장을, 또 그가 먹고 자라고 몸을 녹였던 엄마의 젖가슴을, 또 같이 살아 온 동무들을 버려야 했다. 하느님의 어린 양인 나는 모든 것을 겪었다. 모든 것을!
  그러니까 아버지는 하늘로 물러가시는데 사탄은 왔다. 그는 벌써 내가 전도를 시작할 때에 와서 내게 그 일을 그만두게 하려고 하였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오는 것이었다. 그의 시간이 된 것이다. 마귀의 소란의 시간이.
  마귀의 많은 떼가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하는 것을 끝마무리 짓고 이튿날 그리스도의 살해를 요구하도록 결심시키려고 그날 밤 이 땅에 왔었다. 각 최고법원 판사가 그의 마귀를 가지고 있었고, 헤로데도 빌라도도 그의 마귀를 가지고 있었으며, 내 피가 그의 위에 떨어지라고 불렀을 각 유다인도 그의 마귀를 가지고 있었다. 사도들 곁에도 그들의 유혹자가 있어 내가 번민하는 동안 그들을 선잠이 들게 하였고 그들이 비겁해지도록 준비시키고 있었다. 순결한 사람의 힘을 주목하여라. 순결한 사람 요한이 모든 사도 중에서 제일 먼저 독수(毒手)에서 빠져 나와 즉시 그의 예수께로 돌아왔고, 표시하지 않은 예수의 소원을 알아차려 마리아를 내게 모셔왔다.
  그러나 유다는 사탄이 있었고, 나도 사탄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마음속에, 나는 내 곁에. 우리는 비극의 두 주요 인물이었고, 사탄이 직접 우리의 일을 맡아보고 있었다. 유다를 다시는 뒤로 돌아올 수 없을 지경에까지 끌어가고 나서 사탄은 내게로 향하였다.
  완전한 계략으로 그는 능가할 수 없을 만큼 실감나게 내 육체가 당할 고통을 내게 보였다. 광야에서도 그는 육체로부터 시작하였었다. 나는 기도함으로써 그를 이겼었다. 내 정신이 육체의 공포를 억눌렀다.
  그러자 그는 내 죽음의 무익함을, 배은망덕하는 사람들을 상관하지 않고 나 자신을 위하여 사는 것의 유익함을 내게 보였다. 부자로 행복하게 사랑 받으며 살라고, 어머니를 위하여, 어머니가 고통을 당하시지 않게 하기 위하여 살라고 오랜 전도로 그 많은 사람을 하느님께로 인도하기 위하여 살라고 그 사람들은 내가 죽고 나면 나를 잊어버릴 것이라고 하지만 내가 3년 동안 스승이 되지 않고 오랜 세월을 두고 스승 노릇을 하면 그들의 마음에 내 가르침을 스며들게 하고야 말 것이라고 그의 사자(使者)들이 나를 도와 사람들의 마음을 끌 것이라고 말이다. 하느님의 천사들이 나를 도우려고 개입하지 않는 것을 내가 알고 있지 않았더냐? 그런 다음 하느님께서 내가 그분께 데려가는 믿는 사람들의 추수를 보시고 나를 용서해 주실 것이라고 하였다. 광야에서도 그는 경솔한 행동으로 하느님을 시험하고 나를 부추겼었다. 나는 기도로 그를 이겼다. 내 정신이 정신적인 유혹을 억눌렀다.
  사탄은 나에게 하느님의 버리심을 보였다. 그분, 아버지께서 이제는 나를 사랑하고 계시지 않았다. 나는 세상의 죄를 짊어지고 있었다. 나는 하느님께 소름끼치는 존재였다. 아버지는 그곳에 계시지 않고, 나를 홀로 내버려두셨다. 아버지는 나를 사나운 군중의 조롱에 내맡기시고 당신의 하느님다운 격려조차 내게 주시지 않았다. 홀로, 홀로, 홀로였다. 그 시간에는 그리스도 곁에 사탄밖에 없었다. 하느님과 사람들은 나를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거기에 있지 않았다. 그들은 나를 미워하거나 내게 무관심하였다. 나는 내 기도로 사탄의 말들을 들리지 않게 하려고 기도하였다. 그러나 내 기도가 이제는 하느님께로 올라가지 않았다. 내 기도는 돌로 때려 죽이는 형벌처럼 내게로 다시 떨어져서 그 돌무더기로 나를 짓눌렀다. 내게는 항상 아버지께 드리는 애정의 표시였고, 올라가는 목소리여서 아버지의 애정의 표시와 자애로운 말씀이 응답을 하던 기도가 이제는 죽고 둔해져서 닫힌 하늘을 향하여 쓸데없이 던지는 돌과 같았다.
  그때에 나는 잔으로부터 쓴맛을 느꼈다. 절망의 맛이었다. 이것이 마귀가 원하는 것이었다. 나를 절망으로 끌고 가서 그의 노예로 삼으려는 것이었다. 나는 절망을 이겼고, 그를 이기기를 원하였기 때문에 나 혼자만의 힘으로 마귀를 이겼다. 나 혼자만의 인간적인 힘으로. 나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였다. 그리고 하느님으로부터 더 이상 도움을 받지 못하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하느님께서 도와주시면 지구 자체도 어린아이 장난감처럼 들기가 쉽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도와주지 않으시는 날에는 꽃 한 송이의 무게조차도 고역이다.
  나는 하느님을 섬기고 너희들에게 생명을 줌으로써 너희들에게 봉사하기 위하여 절망과 절망을 만들어 낸 사탄을 이겼다. 그러나 나는 죽음을 당하였다. 그것은 십자가에 못 박힌 육체의 죽음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노력으로 인한 충격으로 심장이 터지고 피를 흘리며, 승리한 후에 쓰러지는 씨름꾼과 같은 전적이고 의식적인 죽음이었다. 그리고 나는 피땀을 흘렸다. 하느님의 뜻에 충실하기 위하여 피땀을 흘렸다.
  그 때문에 내 고통의 천사가 내 희생으로 구원될 모든 사람의 희망을 내 죽음에 대한 약처럼 내게 보여 주었다. 너희의 이름들! 그 이름 하나 하나가 나에게는 내 정맥에 힘과 기능을 다시 주기 위하여 주입된 약 한 방울이었고, 이름 하나 하나가 돌아오는 생명, 다시 오는 빛, 돌아오는 힘이었다. 인정 없는 고문을 당하면서 나는 인간으로서의 고통을 부르짖지 않고, 하느님에 대하여 절망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당신께 바치는 희생에 대하여 너무 엄하시고 불공평하시다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하여 너희 이름들을 자꾸 불렀고, 너희들을 보았다. 그때부터 나는 너희들에게 축복하였다. 그때부터 나는 너희들을 마음속에 지녔다. 그리고 너희들에게 세상에 태어나는 시간이 왔을 때, 나는 하늘에서 몸을 숙여 너희들이 오는 것을 동반하였고, 세상에 새로운 사랑의 꽃 한 송이가 태어났고 그 꽃이 나를 위하여 살 것 이라는 생각을 하고 몹시 기뻐하였다.
  오! 나의 축복받은 자들! 죽어가는 그리스도의 위안! 내 어머니, 사랑하는 제자, 독실한 여인들이 내 죽음을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너희들도 거기에 있었다. 죽어가는 내 눈은 내 어머니의 가슴이 찢어지듯이 슬퍼하시는 얼굴과 동시에 너희들의 다정한 얼굴도 보았고, 너희들을 구원하였기 때문에 기쁘게 눈을 감았다. 하느님의 희생에 값어치가 있는 너희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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