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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가 정답이다-문화일보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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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07-20 ㅣ No.69062

<포럼>
수도이전 ‘국민투표’가 정답이다
수도이전 논쟁은 엉뚱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수도이전 반대론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퇴진운동”(노무현 대통령) “반대 주장에는 대선 불복심리와 탄핵 주도세력이”(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부유층의 기득권 보호 측면”(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등의 언급은 적절하지 못하다. 반대 입장을 보도하는 신문을 향해 “저주의 굿판을 걷어치워라”고 주장한 ‘청와대 브리핑’은 정도(正道)를 벗어났고 품위를 잃었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까지 제기됐고 반대자가 찬성자보다 훨씬 많은 터에 반대론을 이런 식으로 매도하고 성토할 수는 없다. 수도이전은 모든 국민의 관심사이기에 반대할 수도, 찬성할 수도 있다. 반대론을 정권 퇴진과 연계시키고 대선 불복 심리가 있다거나 기득권 보호 운운하면서 국민을 편가르고 모독해도 되는 것인가.

정부와 여당은 국회에서 법이 통과됐으므로 하자가 없다면서 국민 과반수의 반대 여론에는 눈과 귀를 막는다. 수도이전을 기정사실화하려고 서둘러 지방을 돌며 공청회라는 이름으로 반대론자들을 성토하는 등 홍보대회를 한다. 국민 통합을 이끌어내야 할 정부가 취할 온당한 태도라고 하기 어렵다.

수도 건설은 2030년까지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사업이다. 수도 건설이 끝나려면 노무현 대통령 퇴임 후에도 대통령이 다섯 번이나 바뀐다.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통일이 되거나 가시화된다면, 또 대통령이 바뀌어도 사업이 계속될 것인지 아무도 예상 못한다. 이 사업이 중단없이 추진되리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는가.

헌법소원의 결과가 정부에서 바라는 대로 각하 또는 기각이라 해도 그것은 특별법이 위헌이 아니라는 결정일 뿐, 수도이전에 대해 국민이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수도이전 논란은 헌재 결정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수도이전에 대한 찬반 논쟁은 법 제정 이전부터 있었지 않은가. 수도이전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면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국민적 합의 도출이다. 따라서 논란을 끝내고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는 해법은 국민투표다.

국회에서 법이 통과됐는데도 찬성보다 반대하는 국민이 훨씬 많다는 건 무엇을 말하는가. 한나라당은 다수당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못하고 법을 통과시킨 원죄가 있다. 한나라당 실수 덕에 재미 본 열린우리당과 정부는 법이 통과됐으니 문제없다고 밀어붙일 게 아니다. 국회에서 의결된 탄핵안을 쿠데타라고 비난하던 논리는 어디에 접어둔 것인가. 국민의 다수가 반대하는 까닭을 국민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 물어 보라. 국민 뜻과는 관계없이 여야 모두가 총선전략으로 특별법을 통과시킨 건 천하가 아는 일이다.

정부는 수도 건설에 들어갈 돈이 얼마 안 된다고 애써 설명하려 한다. 부동산 값이 싸다고 구매를 부추기는 복덕방 이야기처럼 들려 안타깝다. 모든 국책사업의 비용은 예외 없이 당초보다 몇 배씩 늘어났다는 건 경험적 사실이 아닌가. 비용의 많고 적음만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많은 돈을 투입할 가치가 있는지를 따지고 싶은 것이다. 그 돈을 다른 생산적 부문에 투자하면 국가경쟁력 향상에 얼마나 보탬이 될 것인지를 한 번 생각해 보라. 또, 수도 건설을 어떻게 건설 경기 활성화와 관련시켜 설명할 수 있는가. 자주국방, 농어촌지원, 부실연금 지원 등 큰돈 들어갈 데가 즐비하다. 한가하게 수도 건설에 매달려 국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

지방분권, 지역 균형 개발의 중요성을 아무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충청권으로 수도를 이전하지 않으면 이 문제를 풀 수 없다는 건 억지다. 공부방을 옮겨야만 성적도 오르고 가족 간 화목도 보장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국가 간 경제전쟁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고 경쟁국은 질주하고 있는데 우리 경제는 주저앉고 있다. 지금 수도이전 논란으로 국력을 소모할 땐가.

류동길 / 숭실대 경제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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