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2일 (토)
(백) 복되신 동정 마리아 모후 기념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자유게시판

신부의 월급(신부님의 월급)

스크랩 인쇄

이재형 [magpland] 쪽지 캡슐

2004-07-22 ㅣ No.69150

   신부의 월급(신부님의 월급)-경향신문에서 펌


일전에 동료 신부 몇명이 식당에서 점심을 같이 한 적이 있다. 식사를 마치고 같이 나와서 한참을 갔는데 뒤에서 주인의 소리가 들렸다.
“여봐요! 계산을 하고 가셔야죠!”
아뿔싸! 일행 중에 아무도 계산을 하지 않고 식당을 나오고 만 것이다. 보통 외식을 하게 되면 신자들의 초대를 받기 때문에

 

신부들은 습관적으로 밥값을 내지 않는다.

 

그러다가 신부들끼리 식사를 했으니 아무도 계산을 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른바 언론, 검찰, 경찰 분야에 계신 분들이 주로 밥값을 내지 않고 또 다른 의미겠지만 조폭들도 밥값을 내지 않는다고들 한다. 그러나 이들은 주로 부탁받는 쪽이라 그런다고 하지만 신부들은 무슨 이유에서 동행인들이 밥을 살까? 그것은 신자들이 신부 수입을 뻔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부들의 월급은 50만원 내외이다.

 

처자식이 없고 사택에서 밥주니까 이 정도면 적당하다고 하여 책정된 액수인 것 같다. 그러나 참으로 빠듯한 돈이다.

 

자동차 기름값으로 반 정도 나가고 나면 책 몇권 사기도 손이 떨린다.

 

과연 최근 1년 동안 나머지 25만원을 어디에다 썼을까 생각해 보았다.
나도 놀란 일이지만 공연장 뒤풀이에 쫓아갔다가 그 뒤풀이 값을 치르는 데 거의 소모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모자라면 신용카드까지 썼으며 금액이 연체되어 다음달에 전철을 이용해가며 갚아 나갔다.

 

요즘 종교시설에 공연장을 만드는 작업의 일환으로 공연 관계자를 자주 만나곤 한다. 이분들을 만나면서 밥값을 내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연문화 활성화 정도를 보면 그 사회를 읽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기자와 만났을 때도 밥값을 안내는 신부가 공연하는 분들에게 밥을 사는 문화이다. 몇 안되는 뮤지컬 공연 외에 연극이나 무용, 국악 등은 쥐꼬리만한 정부 예산에 의존하지 않고는 존립이 불가능하다. 물론 관객이 모이도록 공연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먼저 정부가 나서야 한다. 거시적으로 문화에 투자하면 국민 모두의 정서적 수준이 높아진다. 이 문화의 힘은 비록 가난해도 행복해할 줄 아는 지혜를 가르쳐 준다. 이해의 충돌 때문에 계층간에 갈등만 만들고 있는 요즘 우리 사회를 바라보면서 지나치게 경제 현안에만 몰두하지 말고 문화 비전을 통한 국민간 갈등 치유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홍창진/과천 별양동 성당 주임신부〉

 

     



451 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