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7일 (화)
(녹) 연중 제14주간 화요일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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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잎클로버님의 글 - 2 : 아름다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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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요한 [johnpark] 쪽지 캡슐

2004-08-12 ㅣ No.69976

+주님의 평화

 

여러 형제님 글들을 보니 서울은 여전히 더운 모양이군요.

 

이곳 미시간은 8월답지 않게 카나다의 찬 기류가 압도하고 있어

이상 저온으로 최고 기온이 섭씨 20도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제쯤 미시간 주립 대학생들이  Freshman부터 부모님들을 앞세우고

Orientation 모임에 참가하게 되는데 Ghost Town이었던 동네가

젊음의 활기로 넘치는 모습입니다. 

 

학생선교로 세워진 특수 본당인 우리 MSU의 성 요한 성당도

이제 여름잠을 깨어나 미사 수도 늘어나고 Mike 신부님을 보좌하는

사목 협의회도 새로 구성되어 활발하게 활동 할 것입니다.

 

저도 오랫동안 성가대에서 테너로 베이스로 활동을 했지만 이

성요한 성당에서는

성가대가 제대옆 앞에서 부르기 때문에 쑥스럽기도 하고

또 성가도 주로 빠른 곡들을 봉고와 Flute, Saxfone, Guitar 등과 함께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젊은이들에게 더 알맞는 것 같아

이제 그 봉사도 딸아이에게 물려놓고 저희 부부는 은퇴한 셈이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이 성당의 조직과 활동하는 모습을 전해 드리기로 하고 앞서

약속 드렸던 네잎 클로버님의 글을 계속 퍼 드립니다.

 

 

PS: 정원경 자매님 반갑습니다. 한동안 뵙기 어렵더니 다시

돌아 오셔서 기쁩니다.

 

 

아름다운 부부

번호:15993 글쓴이: 네잎클로버 메일메신저 친구 추가무선메시지
조회:119 날짜:2004/07/07 15:19

시장에 가면, 가끔 들리는 곳이 있다.
목욕수건, 좀약, 빨래집게 등등... 아주 잡다한 물건들을 조악하게 진열 해 놓고
남의 가게 한쪽 귀퉁이에서 장사를 하는 부부가 있다.

아내는 내 가슴정도에 오는 작은 키의 곱추이고
남편은 손이 오그라들고 몸이 부자연스러운 신체 장애자이다.
몸이 불편한 남편은 늘 의자에 앉아 있고
곱추의 몸에 고단한 삶으로 늘 허리가 휘어져있는 아내가
손님을 맞는다.

그 부부의 가게 앞을 지나칠라면, 별로 필요한 물건이 아니더라도
비싼 물건들이 아니기에 단 돈 천원짜리라도 하나씩 사 들고 들어온다.

오늘은
등 때밀이 수건을 2천원에 하나 사고 있는데,
아저씨가 불편한 몸으로 웃으며 곱추 아내에게 말했다.
옆 가게 아저씨들과 잠시 한잔하고 오겠다고....
아내가 재빨리 주머니에서 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남편 주머니에 넣어 주려하자
남편이 괜찮다며 말했다.

윗 주머니에 2천원 있어... 그거면 충분혀...

그러자, 아내는 윗 주머니에서 2천원을 꺼내 자기 주머니에 넣고는
만원짜리를 남편 바지 주머니에 넣어 주며 말했다.

이제 2천원 없지요?

부부가 마주 보고 웃는다...
순간 울컥하며 가슴이 찡하다....
저런 부부도 저렇게 행복하게 사는구나...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며, 운전하는 남편의 얼굴을 몰래 쳐다보았다.
우리는 과연 그 부부만큼 행복한 부부일까...

남들이 우리 부부를 바라보며 가슴이 울컥 할 만큼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을까...
나는 도대체 무엇이 더 채워져야 남편과 아름다운 부부가 될 수 있을까...

그 부부는 건강도 재산도 지식 조차도 가지지 못했지만
세상에 둘도 없는 다정한 부부가 되었다.

그 부부보다 천배 만배 더 가진 우리보다 훨씬 부자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내가 너무 욕심이 많구나...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보잘 것 없는 남편을 바라보는
곱추 아내의 그 다정한 눈빛이란...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초라한 느낌이 들어
주르르 흐르는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얼굴을 돌려 창 밖만 쳐다 보았다.

아름답게 사는 부부에게는
우리가 생각하는 세상의 모든 조건들이 다 불필요 한 법이다.
하지만, 나는 늘 그 중요한 문제를 너무 자주 잊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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