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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이야기.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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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박제 한국선수단장의 기자회견이 열린 25일(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의 팀코리아하우스. 양태영의 오심 파문에 대한 브리핑을 마친 신 단장이 기자들과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때 아테네를 방문,회견장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안민석(열린우리당) 의원이 손을 들었다. “한 가지 질문할 게 있습니다만….” 신 단장이 바로 대응에 나섰다. “지금은 기자들을 상대로 한 기자회견 중입니다. (안 의원은) 질문할 수 없습니다.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물어 보십시오.” 안 의원은 멋쩍은 듯 손을 내렸고 잠시 후 회견장을 떠났다. 탁구 여자복식 은메달리스트 이은실과 석은미의 인터뷰가 있었던 지난 21일 같은 장소. 질문을 주도하던 안 의원이 선수들 옆에 앉아 있던 현정화 코치의 답변을 들은 후 다음 질문을 위해 다시 입을 뗐다. “예쁜 얼굴 만큼이나 말씀도 잘 하시는데 한 가지만 더 질문하겠습니다.” 회견장엔 잠시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해프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안 의원은 최근 이연택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등과 북한 선수촌을 찾아 나눈 대화 내용 중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부터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자고 제의했고,북한측도 여기에 동의했다는 부분을 일부 언론에 흘렸다. 안 의원의 이같은 ‘업적’은 일부 언론에 보도됐다. 하지만 보도 후 북한측은 ‘그런 사실이 없다’며 반발했고 이는 현재 남북 선수단간 대화 채널이 닫힌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뭔가 해보려는 한 초선의원의 좌충우돌이 오히려 일을 그르치고 있다는 게 대한체육회의 불만이다.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뭐라고 한 마디 말해주고 싶지만 우리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인지라 속만 끓이고 있다”고 말했다. 전공이 체육교육학인 안 의원은 보름간의 아테네 체류를 마치고 25일 선수단 1진과 함께 귀국길에 올랐다. 26일까지 아테네를 다녀간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은 모두 6명. 항공료는 국회 예산으로 냈지만 숙박비는 체육회가 부담했다. 선수단 격려 차원이라지만 일정을 보면 경기 몇 번 보고,선수촌 방문하는 것 빼고는 오찬,만찬,유적지 관광이 대부분이었다. ‘금메달도 따야 하고,금배지 의원들도 모셔야 하고….’ 한국선수단에 금빛은 환희의 대상만은 아니다. 조상운기자 swcho@kmib.co.kr
지위가 높든 낮든 나설 때와 그러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 25일 오후 아테네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신박제 선수단장의 기자회견장.
남자체조 양태영의 오심 파문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지는 자리에서 한 남자가 손을 번쩍 들며 질문이 있다고 나섰다. 그러자 신단장이 “여기는 기자회견장이니까 기자들 질문만 받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따로 개인적으로 질문하시죠”라고 불쾌한 듯 잘라 말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그 자리를 뜬 이는 열린우리당의 안민석 의원이었다.
체육학계 출신으로 국회 문광위에 소속된 안의원은 남북체육교류 등 스포츠 외교를 한다는 명목으로 아테네를 방문했지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얼굴을 내미는 바람에 주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여자탁구 김경아가 동메달을 목에 건 지난 22일 기자회견장에서는 현정화 코치에게 “얼굴도 예쁘신데 말씀도 잘하시는군요”라는 수준 이하의 발언도 뱉었다.
안의원은 아테네 방문 직전까지도 출장비의 상당부분을 국정감사 대상기관인 대한올림픽위원회(KOC)에서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져 외유가 아니냐는 눈총을 받기도 했다.
안의원은 따가운 눈길을 뒤로하고 아테네행을 강행했지만 스포츠외교는커녕 교묘한 언론 플레이로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2006년 토리노 겨울 올림픽 때 남북 단일팀 구성 추진에 의견접근을 이뤘다’는 설익은 정보를 흘려 화기애애했던 남북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게 대표적인 케이스. 북한 선수단 수뇌부는 이 보도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대화 자체를 거부한 상태다. 남북체육교류로 한건을 올리려다 대화를 단절시킨 주범이 된 셈이다. KOC 한 관계자는 “폐막식 공동입장건을 앞두고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날 신박제 단장의 불쾌감 표출도 이런 분위기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였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국회의원의 좌충우돌은 ‘안쓰럽다’ 못해 짜증스러웠다.
〈아테네/심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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