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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17일 국가보안법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과거사 진상규명 기본법안, 신문관련 법안,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사실상 자신들의 원안 그대로 밀어붙이기로 했다. 민심이라고 해도 결코 과장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국민의 다수가 반대해온 이들 4대 법안에 ‘개혁’이라는 수식을 달아 11월 통과시키기로 했다. 설마 법안 내용이라도 여론조사 등 그 숱한 ‘민심 탐방’에서 나타난 반대여론을 조금이라도 수용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는 무너졌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정의이고 개혁’이라는 식의 오기·독선·단견 등으로 가득찬 법안들을 국민과 야당에 내놓으며 국회 의석수에 따라 처리를 강행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우리는 집권당의 이같은 일방 강행에 대해 다시한번 ‘이성적 재고’를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현 정권이 이들 4대 법안에 대해 힘이나 의석수 논리에서 벗어나 이성적으로 재고하는 데에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여당안대로 국보법을 폐지해 형법보완으로 갈음하고, ‘살아있는 권력’이 과거사를 들춘다면 국민이 건국이래 반세기 이상 피와 땀으로 지키고 세워왔던 국가안보, 국가적 정체성, 역사적 정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여당의 확정안을 다시 뜯어보아도, 신문관련 개정법안대로라면 언론 자유의 본질적 내용이 훼손되고, 사립학교를 여당안대로 운영한다면 국가발전에 있어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이 땅의 사학이 붕괴된다는 불안이 더 커진다. 우리는 이를 강행하려는 여당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해 왔다. 그러나 이성적 접근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다시 강조하는 것은 국가와 민족이 정권의 사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여당이 이들 법안을 원내과반수로 통과시킨다해도 우리는 그같은 ‘정치적 의도’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 역사의 평가, 국민의 저력, 그리고 정치권력의 본질을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 국회의석 과반수를 틈타 밀어붙이면 자칫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겸허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이제라도 야당과 대화·타협하고 민심을 읽으며 이성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로 돌아가길 당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