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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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언론 규제’ 발상부터 위험하다-해봤자 필요없는 짓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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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0-18 ㅣ No.73000

‘언론 규제’ 발상부터 위험하다
모양만 바꾸어 과거 언론 통폐합의 시대 정신으로 돌아가려는 것인가. 아무리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더라도 개인이나 집단이나 근본을 헤아려 대처할 일이지, 꼼수를 두어 되돌아와 뒤통수를 얻어맞거나 긁어 부스럼 만드는 일이나 언 발에 오줌 누는 일은 없었던 것보다 못하다. 더구나 자기가 서 있는 발판(자유민주주의)을 도끼로 찍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언론의 자유는 우리나라의 기본 가운데 기본임은 새삼스럽게 언급할 필요도 없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우리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를 이룩한 국가이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언론의 자유와 자유민주주의를 거의 동의어로 간주하고 있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전제이자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자유민주주의의 헌법에서는 언론의 자유를 중심으로 하는 정신적 자유를 여타의 기본권이나 자유와 구별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는 기본권이라고 일컫고 있으며, 따라서 이를 규제해야 할 공공의 필요성이 있더라도 일반 경제 규제 입법의 경우보다 더 엄격한 기준에 따라 허용돼야 한다는 태도를 우리나라 헌법은 지니고 있다. 합리적 근거가 있으면 규제가 가능한 일반 경제 규제 입법의 경우와 달리 언론법에서는 합리적 근거만으로 불충분하고, 예컨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이라고 부르는 원칙이 요구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헌법의 태도를 심지어 ‘2중기준의 원칙’이라고도 한다.

지금 거론되고 있는 언론법 개정안의 ‘시장지배적 사업자’ 추정 규정은 이러한 헌법 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의 기준을 완화한 1신문사 30%, 3개 신문사 60%의 시장점유율에 이르면 이 법상의 규제를 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기준은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의 각기 50%, 75%보다 훨씬 완화된 기준으로서 신문사에 대한 규제를 일반 기업에 대한 규제보다 오히려 쉽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신문사에 대한 용이한 규제가 언론의 자유에 대한 쉬운 통제로 나타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므로 언론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언론사에 대한 ‘독점 규제 및 공정 거래에 관한 법률’의 규제도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느냐가 문제될 수 있는데, 하물며 이보다 더 쉽게 행할 수 있는 규제는 헌법상 문제가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현재의 언론 관련법들은 과거의 독재 체제를 타도하고 정치적 민주화를 이룩하면서 얻어낸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과실이기도 하다. 그러한 만큼 큰 줄거리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들과 함께 발전해 온 현재의 언론 관련 법들의 무엇이 헌법상 문제인지 모르겠다. 언론법 개정안 발안자 측의 “신문 보도의 신뢰도가 88년도의 50%에서 지금은 20%로 전락했다”는 인터넷에 공개된 판단은 궁극적으로는 누가 행해야 하는 것인가? 이러한 판단도 시장점유율도 국가(입법자)가 아니고 결국 독자인 국민의 몫이어야 한다는 것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 자유의 중심적 내용이다.

입법에서 채택하는 규제의 형태에는 적극적으로 제재(과징금 포함)를 가하거나 의무를 부과는 것도, 소극적으로 일정한 혜택을 배제하는 것도 포함하고 있다. 시장점유율에 따른 규제 못지 않게, 예컨대 문화관광부장관에게 하는 신문사의 각종 신고제도나 발전기금에 의한 지원의 배제 제도가 궁극적으로는 활발하게 전개돼야 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새삼스러운 위헌적 규제가 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언론에 대한 가장 좋은 통제는 자유언론시장의 비판 기능에 맡기는 일이다.

최대권 / 서울대 헌법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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