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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칼럼]新公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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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칼럼]新公安
편 갈라 전쟁하는듯한 분위기
집권세력의 경직성이 문제 입력 : 2004.10.06 18:20 32' 노무현 정부 사람들은 도대체 자신들과 다른 견해 또는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소리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 들으려고 하지 않는 데 그치지 않고 처음부터 냉소적으로 대한다. 전에 알고 지내던 정치인들은 요즘 접촉하려 해도 지레 짐작했는지 전화 응대조차 없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 정부·여당 사람들은 공개 석상에서는 야당과 비판세력을 공격했어도 사석에서는 또는 사적(私的)으로는 반대 견해에 자못 부드러웠다. ‘글쎄, 우리도 그것은 좀 심했던 것 같아” “나도 개인적으로는 수긍이 가지 않는 것이 있지만 하는 수 없지”라는 등 자조적인 반응이 다수였다. 그래서 여야 사람들은 같이 어울려 밤늦게까지 토론도 하고 술도 마실 수 있었다. 야당 사람에게 정치자금도 주곤 했다. 말하자면 몸은 정부·여당에 있지만 때로 마음만은 야(野)를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제 그런 분위기는 없어졌다. 전선(前線)이 너무도 확연히 그어진 때문이다. 적과 아군의 표시가 너무 뚜렷해진 때문이다. 코드가 맞지 않으면 국회예산처장 아니라 그 누구라도 당장 사표고, 비판언론과 동석하거나 어울리면 적과 내통한 자가 되고 만다. 말을 들어보기도 전에 “당신과 얘기하고 싶지 않다”거나 “나와 통화한 것 없던 것으로 해달라”는 식이다. 이런 대립적·적대적 분위기는 정치 일선에 국한되지 않고 점차 전국민으로 확대되고 있다. 거의 모든 국민이 스스로 보수니 진보니, 우파니 좌파니 하며 편가르기에 가담한 형편이고 ‘빨갱이’니, ‘수구꼴통’이니 손가락질이고 친노 아니면 반노로 갈리는 형국이다. 전에는 그래도 손님의 말씨와 직업을 가려 말을 조심하던 택시기사가 요즘은 손님에 구애되지 않고 가차없이 집권자를 향해 막말을 해댄다. 심지어 요즘은 예전의 공안(公安)정국을 연상시킨다. 시청 앞에서 반정부 데모가 있자 책임자 소환하고 수사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수도 이전 반대집회했다고 야당 출신 서울시장을 족치고, 국감자료 유출했다고 야당 국회의원을 수사 의뢰하겠다고 난리다. 세상이 여기까지 오게 된 연유는 집권세력의 확신과 독선 그리고 사고(思考)의 경직성에 있다. 그들이 상대방의 말을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경멸과 보복심리에서 기인한다. 어떤 경로로 반대자가 됐건, 어떤 이유로 비판세력이 됐건, 그것은 집권측에 중요하지 않다. 집권자와 집권측에게는 그들의 말을 듣는 척이라도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것이 권력에 대한 보상이다. 그것이 승패의 균형감각이다. 그런데 노무현 세력은 민주주의와 권력의 이치를 무시한다. 이긴 자가 마음대로 하는 것, 진 자는 입다물고 가만히 있으라는 것, 과거 핍박받은 세력은 뭐든지 옳고, 과거 기득세력은 덮어놓고 그른 것―이것이 집권측의 ‘개혁논리’다. 그렇기에 그들은 자신들의 사고와 논리만을 확신하며 그 이외에 다른 것은 아예 존재 자체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직에 몰두한다. 문제는 이 경직성이 콤플렉스로 굳어져 이판사판 갈 데까지 갈 수밖에 없다는 식의 아집과 자포자기로 이어질 때이다. 이미 그런 징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노 대통령이 짧은 해외 견문에서 그나마 얻은 것이 있다 해도 그것이 이제 노정치(盧政治)의 물꼬를 되돌리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하는 감이 있다. 집권세력의 거듭된 확신과 경직으로 인해 빚어진 반대와 비판의 폭은 갈수록 커지고, 따라서 대결과 충돌의 기운은 상승하고 있다. 데모와 반(反)데모는 거듭해 일어날 것이다. 집권세력은 여기서 타협하거나 멈칫하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그들의 기반이 무너질 것을 우려할 것이기에 더욱 고슴도치처럼 웅크리거나 아니면 무모한 칼을 휘두를 것이다. 이쯤 되면 서로 갈 길을 가는 파국이 있을 뿐이다. 정국이 파열되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그 바람에 나라가 결딴날까 두렵다. 집권세력의 ‘확신’은 그들의 귀를 멀게 하고 그들의 ‘경직’은 신공안정국을 불러올 것이며 그들의 ‘좌익보수성’은 어떤 중간지점도 거부할 것이기 때문이다. 3년의 시간이 끝내 질곡으로 시종할 것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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