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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막지 못하면 박정희 살아온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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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rlatjd] 쪽지 캡슐

2004-11-08 ㅣ No.74291

'알몸 박정희'의 저자 최상천, '박통주의' 청산못하면 제2 '박김시대' 경고
 
 
 
돈다발을 싸받쳐가며 구하는 교수직을 거추장한 옷처럼 훌훌 벗어던져 버리고 야인으로 돌아간 최상천 선생이 대경문화포럼 다섯번째 이야기 손님으로 팔공문화원에 섰다.  

<알몸 박정희>로 박정희 체제를 신랄하게 까밝힌 그는 파괴력 높은 입폭탄으로 초특급 경청대상이다. 그 위력은 메가톤급이다. 그렇잖아도 요즘 대구의 근현대사를 들여다 보고 있는 터였다. 박정희의 수학시절을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박정희 청산은 가능한가'는 강연은 진도가 너무 나간 주제였지만 예습하는 셈치고 청강 길에 올랐다.      
 
▲  박정희를 발가벗긴 <알몸 박정희>의 저자 최상천 선생   © 보도사진닷컴

   미리 언급한 것처럼 그는 유효적절한 말을 적나라하게 곧잘 골라쓴다. 그래서 그의 글과 말은 호오가 분명한 뒤끝을 남긴다. 알몸 박정희의 저자가 '알몸체'로 전하는 강연 내용은 극단의 주장을 담고 있지만 그 지적 저작물은 순전히 최상천 특유의 것이다.  

  그가 교수직을 버리고 정면으로 대결하고 있는 박통주의는 '조폭적 국가동원체제'로 민족주의와 반공주의에 바탕한 국가주의 정치이념, 경제제일주의 가치관, 반공주의로 구성된다. 최상천 선생은 현 시기를 박통주의와 민주주의가 대결하는데 '새끼 박정희들이 우글거리는 나라'로 진단했다. 그는 그 까닭을 민주화 세력이 주류가 되었지만 진정한 민주세력이 주류가 되지 못한데서 찾았다.   
   
  그는 박정희 전대통령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보통 어느 인물에 대한 책을 쓰거나 깊이 연구를 하다 보면 ‘애증’을 가질 만한데 박정희는 어느 구석에서도 인간미를 본 적이 없다. 포악하다는 말밖에 생각나는 게 없으며 한마디로 야수에 가깝다고 표현하고 싶다”(경향신문)라고. 
 
 조국근대화의 영웅으로 숭상되다가 부하의 총탄에 쓰러진 박정희는 인물이 아닌 유신체제였다. 그 체제를 총알 두방으로 무너뜨린 김재규는 천황체제를 타도한 민주화 최고 영웅이다. 이 역시 폭탄 발언이다. 그는 김재규의 10.26을 안중근의 10.26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심지어는 해방보다 더 중요한 사건으로 극찬한다. 김재규 장군을 민주화운동가로 선양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겠다.  

  그가 공부한 박정희는 김일성과 일란성 쌍생아다. 역시 극단의 관찰력이 돋보인다. 그는 박정희와 김일성을 7.4 공동성명으로 적대적 공조관계를 이룬 천황주의자로 분류한다. 박정희를 조국근대화의 영웅시하는 사회 일각의 인식에 대해서는 히틀러와 스탈린을 근대화 수퍼혁명가로 평가해야 하는 모순에 빠진다고 단단히 경계한다. 국가동원 체제의 노동착취에 기초한 가짜 근대화에 현혹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 학교 들어갈 때부터 나올 때까지 싸운 대학의 교수직을 내놓고 박정희 전문가로 새로운 삶에 도전하고 있는 최상천 선생의 언어는 여전히 뜨거웠다.     © 보도사진닷컴

  그는 박정희 향수가 억압받은 민중의 가슴 속에 살아 있는 이유로, 김영삼 정권 이후 김대중 정권 때 폭발한데 주목한다. 군사정권 때 없었던 박정희 향수는 주변부화하던 수구세력에 의해 박정희 신화로 제작되면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가공한 거짓 신화는 거짓 아닌 현실로 부활했다.   

  그는 박정희가 좌절한 민중의 유일 희망으로 등장하는 사태를  '자유화'에 멎은 자본과 사회지도층 중심으로 진행된 미완(배반)의 '민주화'라고 지목한다.  왜소해질대로 왜소해진 개인은 영웅신화 속으로 도피하게 되었다. 민주화 정권이 무한경쟁을 강요하는 자유주의 노선을 성실하게 추종한 결과 초래된 상황이다. 보호막이 되지 못하는 국가는 불신 대상이 된다.

  그는 여야가 뒤집힌 4.15 총선을 박정희의 혈통을 상속한 체제의 부활이라고 위험 경보를 보낸다. 그는 박정희, 김일성에 이은 제2의 박김(박근혜, 김정일)시대를 막아야 한다고 했지만, 쌈빡한 보수로 새단장한 박근혜가 집권하는 상황을 막아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을 폈다. 
 
    한국의 정체를 묻는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인가?

   그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대해서 민주공화국인가를 묻고는 직답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에 대해서 "수도 문제는 대한민국의 일"이라는 말로 봉건성을 들추어냈다.민주공화국에는 못미친다는 뜻이리라. 역사학자인 그는 "조선왕조 한성부와 일제시대 경성을 수도라고 한 것은 코미디"라면서 "전시 부산은 왜 존중하지 않냐"며 사이버시대에는 전국 수도 개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역사에 바탕한 헌재 비판은 명쾌했다.

  그는 헌재의 판결은 지역양극화, 기업양극화, 계층양극화, 학벌양극화로 나타나는 독점심화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봉쇄한 조치라고 혹평했다. 애를 낳지 않거나 한국을 떠나거나 10억을 모아야 인간답게 살만한 한국이 살 길은 있을까?

  선생은 '사람안보 '와 평등화 연대화를 통해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추구하는 방편을 제시하는 것으로 강연을 끝냈다. 대안은 항상 빈곤하지만 길은 분명하다. 박정희 청산은 가능할까? 솔직히 참여정부 실력으로는 새끼 박정희만 계속해서 양산해낼 것만 같다. 그렇지만 최상천처럼 사유하고 행동하면 박정희 아니라 히틀러 체제마저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 제2의 박김시대는 기우로 끝날 것이다. 
 
▲ 박정희 청산은 가능한가? 대경문화포럼은 박통에게 박해를 받은 사람들도 잊어가는 '박통현상'을 주제로 택했다. "지금이 민주화세력이 주인된  세상으로 착각말라"는 최상천 선생의 말씀은 정신이 번쩍 들게 했다.  © 보도사진닷컴


   강연회가 끝나 집으로 가는 길에, 선생이 집필 중인 다음 책 제목을 <알몸 박근혜>로 정하면 대박이 터질 것 같다고 했더니 폭소가 터졌다. 웃음소리가 잦아지기 무섭게 우리는 자리를 파했다. 그러고보니
박정희 기념관 건립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웃기는 일이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것일까?  한때 동성로에서 성업중이었던 박통냉면도 전을 접었다. 박통향수의 안보상업주의는 망했다. 부활하고 있는 박통신화의 본질은 무엇일까. 쉽게 끝나지 않을 연구주제이다. 

  
 
서태영 보도사진닷컴(www.bodosajin.com)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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