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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 무경험 무능 그리고 한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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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74473

“무지 무경험 무능 그리고 한풀이”
한국 가톨릭계의 대표적 원로 지성 정의채 신부의 9일 명동성당 특별강의는 ‘현대인을 향한 영혼의 울림’이라는 제목처럼 답답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국민의 영혼을 울리는 고언들로 가득차 있다. “민생이 최악인 상태에서 강행되는 국가보안법 폐지, 과거사 규명법, 언론개혁법, 사립학교법 등의 무리수는 지난날 독재정권과 다를 바 없다” “현재의 우리 사회는 이승만 독재정부 말기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구호가 나오던 시절을 연상케 한다.” 독설이 아니다. 정 신부가 민심 중에서도 가장 부드러운 것만 골라 말했는데도 이 정도라는 것을 노무현 정권은 알아야 한다.

정 신부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후 노 대통령이 참으로 전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를 바랐으나, 날이 갈수록 그런 기대는 허상이었음이 선명히 드러나게 됐다”고 말했다. 원로의 깊은 탄식이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정 신부는 위기의 본질을 “무지·무경험·무능의 정치권력 지향적 386세대의 한풀이”에서 찾았다. 그리고 정권핵심 세력의 성격을 규정하는데 있어 우회적 화법을 피했다. “아직도 사회주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수구 중의 수구”라고 했다. 여권은 이런 이념적 뿌리 위에서 4대 입법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런 이념적 성향 때문에 바로 경제가 추락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정 신부는 이해찬 국무총리의 거친 언행에 대해서는 “인간성이 결여된데다 부분만 볼 뿐 전체를 아우르는 안목이나 능력과 인품이 없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이날 국회파행에 대해 무려 13일만에 입장을 표명하는데도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저의 답변이 지나친 점이 없지 않았기에 진심으로 사의(謝意)를 표한다”고 했다. 지나친 것이 아니라 ‘없지 않았다’는 것이다. 통상 사의란 ‘감사의 뜻’으로 이해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겠지만, 굳이 사전 한 귀퉁이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의 뜻’이라는 해석을 찾아내는 기지를 발휘해 ‘사과’를 피한 셈이다. 그런 성명서마저 국회의장과 열린우리당의 ‘유감표명 권유’ 때문임을 적시했고, 공보수석이 대신 읽었다.

정 신부는 “노 대통령은 길을 잘못 드는 필마(匹馬)를 버리고 숙련된 준마(駿馬)로 바꿔타야 한다”며 인사쇄신을 촉구했다. 정곡을 찌르는 진단이고 해법이다. 이런 고언을 더 이상 경청하지 않으면 설령 준마로 바꾼다해도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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