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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인권 결단 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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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1-11 ㅣ No.74474

정부, 北인권 결단 내려라
중국이 민가에 숨어 있던 62명과 영사관 진입시 체포된 11명 등 73명의 탈북자를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달리 강제 북송했다. 하지만 최근의 사태 변화로 보아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중국은 9월에 흉기를 들고 대사관에 진입한 행위를 테러라고 비난한 바 있고, 캐나다 대사관에 진입한 탈북자에 대해서는 인도를 요구했으며, 기획입국을 지원하는 단체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경고와 함께 자제를 요청했다. 특히,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효가 중국 정부의 최근 변화를 부추긴 요인이 된 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중국 정부의 탈북자에 대한 정책은 변한 것인가? 대답은 그렇지 않다는 쪽이다. 일련의 이번 조치는 미국과 북한인권법에 의해 고무될 비정부단체들에 중국이 인내할 수 있는 정도를 보여 준 시범 사례적 성격이 짙다.

탈북자 처리에서 사실상 관할권을 행사하고 있는 중국은 탈북자들이 외부 세력에 의해 조직되지 않고, 인도적 차원 이외의 국제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으며, 최종적으로 한국 정부가 처리하는 한, 한국행을 계속 허용할 것이다. 이는 북한 내의 인권에 대한 불간섭 정책과, 비록 불법 월경을 했더라도 중국에서 가족을 이루는 경우 방치하는 정책과 함께 중국이 국가 이익과 대외 관계의 변화에 순응하여 정립한 정책이다.

최근 방한한 미국의 인권단체 디펜스포럼재단의 수전 숄티 이사장이 표명한 북한인권법 발효에 대한 견해도 위의 지적과 궤를 같이한다. 숄티 이사장은 이 법 발효를 “미국 내에 존재했던 북한 인권에 관한 이견들이 하나로 통합됐고, 미국 정부가 이제는 북한 인권 개선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해석했다. 이는 미국 내에서뿐 아니라 양자적, 다자적, 국제 비정부기구(NGO)를 포함한 국제기구와의 연관 등 다양한 갈래로 진행되던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이 미국 내에서 하나의 컨센서스를 이뤘음을 뜻한다.

또한, 하원과 상원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을 초월하여 신속하게 합의되어, 합의 과정을 우리 식으로만 해석했던 한국을 놀라게 했다. 즉, 우리가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북한 인권 문제는 국내적·남북관계적, 혹은 북·미 양자적 문제가 아닌 복합적인 형태로 국제화했던 것이다.

북한 인권에 대한 이런 국제레짐(regime)의 형성과 달리, 한국의 정책은 문제가 발생하면 대응하는 초보적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고, 아직도 분열적 양상이다. 또한, 결과보다 과정이 중시되는 국제레짐 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의 강제 북송 조치에 대해 적극적인 대 중국 외교를 전개하라는 사회 일각의 주문을 그냥 흘려들을 일만은 아니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 대한 강력한 배려 요청 이외에 상대국의 주권이 미치는 영역에서 발생한 제3국인의 불법적 행동에 대한 중국의 처리를 비난만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감안할 필요는 있다. 단기간 기하급수적으로 탈북자가 늘 경우, 진정한 탈북자와 재중동포 및 불순분자를 어떻게 신속하게 가려낼 것인가 하는 점도 어려운 과제이다. 한 해에 1만 명이 넘는 탈북자가 입국한다면 정착 지원 기능의 확충과 급증하는 예산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 내에 장기 정주하는 탈북자들에 대해서 중국 정부와 적극적으로 논의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특히, 국내외적으로 얽히고설킨 북한 인권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가 필요하다. 탈북자와 북한 인권 문제는 동전의 앞뒤 문제이다. 그리고 급격히 국제문제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부처 차원이 아닌 통합적 레짐을 형성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점차 우리의 손을 떠날 수도 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진영 / 인하대 국제정치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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