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3일 (금)
(녹) 연중 제29주간 금요일 너희는 땅과 하늘의 징조는 풀이할 줄 알면서 이 시대는 어찌하여 풀이할 줄 모르느냐?

자유게시판

사학법 개정에 대해 무엇이 진정한 가톨릭적인가?

스크랩 인쇄

이병열 [saintb] 쪽지 캡슐

2004-11-13 ㅣ No.74585

나는 우리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교육기관이라든가, 육영기관들, 그리고 자선기관들이 비교적 다른 종교들과는 달리, 투명하게 그리고 정직하게 운영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또 그렇게 믿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마 안되는 액수나마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자선기관들에 매달 기부금을 내면서도 뿌듯한 감정을 가지고 있죠.    만일, 매스컴에 보도되는 수많은 종교시설들에서와 같은 비리사실들이 우리 가톨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면, 아마도 선뜻 기부금을 내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현재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학교들에서도 보도되는 사실들은 긍정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고, 비리는 거의 포착되지 않는 것을 보면, 혹자는 가톨릭이 언론플레이를 잘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실제의 운영이 그렇게 투명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이런 내 믿음에 반하는 일이 안 생기도록 더 투명하고 정직하게 운영해주시기를 거듭 부탁드립니다.

 

하지만, 이런 우리 가톨릭의 투명한 운영과는 달리, 대부분의 우리 사학들은 수많은 비리가 얽혀있는 것이 사실이고, 실제로도 감사결과 나온 수많은 사학들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 만큼 우리 사학은 비리의 온상이라고 말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감사결과 하나도 제대로 운영한 학교가 없을 만큼, 비리 투성이고, 이런 학교들에 어찌 우리 아이들을 맡길 수 있을 것인가를 학부형의 입장에서 염려치 않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생각이 없는 어른들은 이 모두가 평준화때문이라고 느닷없이 제도 탓을 하는 분도 계시지만, 점수순으로 줄세워 학교에 들여보내고 그 순서대로 사회에 나와서 다시 줄서서 회사에 들어가고, 직분이 정해지는 제도가 이 창의성과 자율성이 존중되는 21세기에 다시 행해져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어느 분의 말씀처럼 비리는 법으로 다스리면 되지 않느냐고 말하실지 모르지만, 도대체 모든 사학이 뒤지면 다 비리투성인데, 허구헌날 뒤질 수도 없는 일이고, 그렇게해서 감사공화국이 되기를 바란다는 것인지도 웃기는 일이 아닙니까?    또 감사해서 비리가 걸리면 뭘합니까?    솜방망이 처벌로 인해 재단측에서 자숙기간동안은 재단을 대신할 대리인을 선임해놓고,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등장해서 똑같은 비리를 저지르고...    이게 그동안의 사학재단측의 비리 전형이고, 실제로도 학교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이죠.     이런 일반 사학들의 비리에 대해 그동안 종교재단측의 입장은 한 마디로 우리와는 상관이 없으니 참견할 일이 아니다... 란 지극히 이기적인(?) 입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즉, 우리만 그러지 않으면 되지 왜 우리가 굳이 나서야 하느냐는 식이겠죠.     현재의 사학법 개정안에 대한 가톨릭의 반대도 역시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럼 이런 생각이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가톨릭적인 관점에서 옳은 것이냐의 문제로 돌아가죠.    가톨릭적인 관점은 은둔생활이 아닙니다.     말하자면, 수도원에서 수도 생활하는 것이 아닌 만큼, 사람들과 부대끼며 그 속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같이 더불어 공동체를 이뤄 나가는 것이 바로 가톨릭이 지닌 사명이라고 믿고 있죠.     그래서 우리 가톨릭은 지난 독재정권시절, 정치에 관여한다는 오해를 일으키면서까지 사회의 병리적 폭압적인 상황에 분연히 맞서서 싸울 수 있었던 것이라고 믿고있으며, 또한 신학적인 관점에서도 충분한 논리적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 당시 가톨릭이 얼마나 가난하고 억울한 사람들이 대변자가 되어 있었느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을 믿고 싶어 성당에 왔고, 실제로도 지난 70,80년대에 신자수가 배로 불어났었습니다.    수십년동안 가톨릭을 믿어온 나와 같은 사람들은 사실 이때 내가 믿고 있는 종교에 대한 자부심이 어느때보다 더했다는 것은 인간적인 얄팍한 생각이 있어서였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요...    그리고 또하나는 사실 그때 국회와 요새 수구적 태도로 정평이 나있는 어느 신문에서는 가톨릭을 믿으면 공산당이라고 말했던 것도 기억납니다.     아마 그 당시 가톨릭이 폭압적인 군사독재정권에 반대해서 힘없고 억울한 사람들의 편에 수없이 서있었기 때문에 그런 웃지 못할 현상까지 있었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입니다.

 

다시 사학의 문제로 돌아오죠.     그런 만큼 가톨릭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학의 문제들을 외면해선 안되고, 우리만 괜찮으면 되지 않느냐고 말해선 안됩니다.     그건 전혀 가톨릭적인 관점도 아닐뿐더러, 하느님에 대한 믿음아래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공동체의 선을 위해 일해야 하는 우리 가톨릭의 이상과도 전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우리는 가톨릭적인 입장에서라도 이 문제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할 의지를 가져야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가톨릭적이고 교육적인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논의의 장을 국가에서 마련한 것이 바로 사학법 개정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런 사학법 개정안에 대해 가톨릭은 어떤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인가요?     사학법 개정이 안된다고 머리띠를 둘러매고 다른 비리사학들과 같이 결사반대를 하는 모습을 보는 신자들의 마음은 어떻겠습니까?     또 그걸 개정하면 우리도 문닫는다고 소리치는 모습은 또 어떻습니까?     더구나 일부지만, 분명히 우리의 성직자신데, 그분들중에는 이런 사학법 개정을 공산당이 하는 짓거리다...고 과거 군사독재정권에서 우리 가톨릭에게 뒤집어씌우던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런 말씀을 하시고, 또 이런 모습을 보이시는 것이 우리 가톨릭 전체의 모습이나 입장이 아니고, 일부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만일 우리 가톨릭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사학들의 비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매도하지 말라고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시는 것이라면, 그건 스스로도 자가당착에 빠지는 일이 아닙니까?    그건 엄연히 존재하는 사학들의 비리를 모른 체하시는 것이며, 그런 경우는 숫제 아무 입장도 표명하지 말고 가만히 계시든가, 아니면 어떻게 개정하는 것이 우리 교육을 위해 좋은 일인가를 논의해보자고 오히려 사학법 개정안을 건의하는 게 도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는 오히려 좀더 가톨릭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현재안대로 사학법이 개정되면 가톨릭이 운영하는 교육기관에서야 마치 다른 비리 사학들과 같이 도맷금으로 넘어가는 것이 불만이겠고, 또 과거보다 운영이 좀 편치는 않겠지만, 가톨릭이 그런 희생을 감수하고 다른 비리 사학들이 투명한 운영을 할 여지만 마련된다면 그것이야말로 한 알의 밀알이 큰 열매를 맺는 성서의 말씀과 일치하는 일이고, 우리 가톨릭이 지향하는 바가 아닐까 합니다.    만일, 현재의 사학법 개정안이 우리 사학의 교육을 투명하게 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확신하신다면, 다른 비리 사학들과 같이 학교문을 닫는다고 협박하며 결사반대를 하고 공산당 운운하실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는 것이 이런 고질적인 사학비리를 막고 우리 교육을 위해 옳은 것인가를 건의하고 옳은 법을 만들기 위해 논의의 장으로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1,419 139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74587 로마서16:1-27 (문안)|2| 2004-11-13 최명희
74586 양 정웅 형제님, 답변 주심에 감사합니다 *^^*|2| 2004-11-13 정재훈
74585 사학법 개정에 대해 무엇이 진정한 가톨릭적인가?|139| 2004-11-13 이병열
74584 게시판 관리자님|1| 2004-11-13 양정웅
74582 평화신문 신춘문예 작품 공모 2004-11-13 박주병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