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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이전 헌소'각하 의견 낸 전효숙 재판관 서울대 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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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1-18 ㅣ No.74845

'수도 이전 헌소'각하 의견 낸 전효숙 재판관 서울대 특강

"헌법에 승복해야 하는 것 국민들이 잘 인식 못해"

"국가 권력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철저한 헌법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인간의 권리와 법을 중시하는 국민 인식이 퍼져야 한다. 국민이 헌법에 승복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 법조인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전효숙(53.사진)헌법재판관은 16일 '헌법재판관의 역할과 고민'이라는 주제의 서울대 특강에서 이같이 밝혔다. 법대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특강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전 재판관은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탄핵 심판 등 최근 헌재가 다룬 민감한 사안에는 말을 아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와 헌법재판관의 역할에 대한 소신을 분명히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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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판관은 진보.보수라는 이분법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무지개도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어 아름답게 존재할 수 있는 것"이라며 "사법계에서도 진보.보수로 나누기보다 우리 공동체를 위해 가장 옳은 결정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재판관은 헌법의 해석에 재량권이 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일부 정치인의 '관습헌법' 비판론을 의식한 듯 "헌법은 상당히 추상적이다. 그래서 해석에 재량권이 크고 재량권이 큰 만큼 재판관의 책임도 크다"며 "재판은 기존 법을 발견하는 것과 창조하는 것을 다 같이 아우르는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헌재가 입법부와 행정부의 활동을 제약할 수 있느냐는 지적과 관련, 그는 "재판관이 헌법 해석에 있어 얼마나 적극적인 자세로 입법부.행정부를 견제하느냐에 따라 헌법 적극주의.소극주의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다"며 "서로가 견제와 균형을 유지해야지 한 기관이 독주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헌재가 정치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그는 "법률은 국회 다수파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제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적이고, 그런 법을 다루는 헌재도 정치적"이라면서 "그러나 헌재의 역할은 판결을 내리는 것"이라며 과도한 정치 개입을 경계했다.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재판관들이) 임명해 준 사람이나 정당 편을 일률적으로 드는 경향은 전혀 없고, 물론 조금 영향을 미칠 수는 있으나 결정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헌법재판관으로서의 고민도 토로했다. "최종 순간, 선택의 순간에는 누구도 도움을 줄 수 없기 때문에 한없는 고독이 가장 괴롭다"며 "하루 종일 읽고 생각하는 일의 반복이 재판관의 따분한 일상"이라고 소개했다.

특강에 이은 질의 응답 시간에는 탄핵과 신행정수도특별법 결정에 대한 학생들의 질문이 집중됐다. '재판관 구성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해 "결정에 불만을 품은 국민이 국민투표 등을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하는데 피상적인 주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관이 국민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다면 뽑아준 사람들의 의견을 대변하려고만 할 것"이라며 "재판은 소수자 보호가 사명인데 다수이익을 대변하지 않겠느냐"라고 반문했다.

◆ 전 재판관은=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하고 77년 이후 판사로 재직해오다 지난해 대법원장 지명으로 첫 여성 헌법재판소 재판관이 됐다. 그는 지난 10월 신행정수도특별법 헌법소원 사건 심판에서 유일하게 '각하' 의견을 냈었다.

백일현 기자<keysm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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