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시-노 회담, 조선-동아까지 왜곡하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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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을 접할 수 없는 대다수의 국민들, 분석을 생활화하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은 마치 어미새가 씹어서 먹여주는 먹이를 쉽게 받아먹는 새끼새처럼 언론이 각색한 뉴스들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방송 매체들이야 이미 넘어갔다고 치지만 조선-동아까지 뉴스를 왜곡한다는 것은 참으로 딱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시는 한국시간으로 11.20(토)에 4회에 걸쳐 6자회담 참여국 정상들과 별도의 짧은 회담을 연이어 가졌으며, 노무현과의 회담은 40분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를 나누고 통역을 하면 40분은 매우 짧은 시간이다. 대화내용을 보면 한미관계, 북핵문제, 미국의 전반적인 정책 등 3개 분야가 걸쳐져 있었다. 한미관계에 대해서는 1라운드 즉 노무현이 한번, 부시가 한번 발언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주한미군 문제 등에 대해 한미가 서로 잘 해나가고 있다’ 는 말을 주고받은 것이다.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3라운드 즉 부시가 3회, 노무현이 3회였다. 기타 미국의 정책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영양가 없는 5라운드의 발언이 있었다.
노무현과 부시는 '북핵문제가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이 말 이외에 북핵문제에 대해 오고 간 말의 핵심은 이렇다.
(부시) “나는 한국의 대통령과 정부가 북핵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다”, “이란, 이라크, 달러 문제 등 여러 가지 중요한 문제들이 있지만 한반도 문제를 vital issue로 취급하고 있다”.
(노무현) “한국 언론들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제재방법 등을 거론하고 있는데 이는 평화적인 해결을 추구하는 분위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미국 대통령에 한국언론을 공격하는 바보 같은 말)
이상의 사실들을 놓고 분석을 해보자. 우선 부시는 6자회담의 정상들과 돌아가며 별도의 정상회담을 간단하게 가졌다. 이는 핵심있는 내용(substantiality)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부시가 6자회담의 모든 파트너와 별도의 회담을 가졌다는 사실을 강조하기 위한 형식적인 외교 제스쳐에 불과한 것이다. 부시-노 회담에서 부시가 했던 말 중에 두 가지는 매우 의미 있는 것들이다.
첫째, 부시는 노무현이 지난 11.15일 행한 LA 발언을 잘 기억하고 그것이 노무현의 마음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한국이 북핵에 대해 민감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한다"는 말로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노무현의 LA발언은 북한과 미국을 보는 노무현의 본심이 응축돼 있는 것이며 이를 부시가 모르고 있을 수는 없다.
-참고(노무현의 LA발언): 1. 북한이 테러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증거가 없다 2.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개발하고 있다. 이는 상당히 합리적이다. 3. 미국의 무력행사와 봉쇄정책에 반대한다. 대화로 풀어야 한다. 4. 북은 핵무기를 반드시 포기할 것이다. 5. 북은 개혁과 개방을 원한다. 6. 한국을 지켜달라고 미국의 바지가랑이를 잡고 싶지 않다-
둘째, 부시는 이라크, 이란, 달러 문제보다 한반도문제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밝혔다. 영어의 Vital Issue라는 단어의 의미는 그냥 중요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목숨과 같이 중요한 이슈라는 것이다. 인체의 심장이나 머리와 같은 부분을 vital organ 이라 표현한다. 그런데 조선일보나 동아일보는 이를 그냥 ‘중요한 이슈’라고 해석하면서 ‘미국은 당분간 이라크나 이란에 정책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기사까지 썼다.
옛날 냉전시절에 미국은 ”미국의 vital interest는 유럽에 있다“고 늘 강조했다. 유럽을 잃으면 미국의 존재가 위협을 받는다는 뜻이다. 유럽이 그냥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사활에 관련된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이 vital의 특별한 의미를 전혀 소화하지 못했다.
CNN 뉴스를 보면 세 가지가 강조돼 있다. 1) 회담결과 6자 회담의 정상들은 한결같이 ‘북한의 핵프로그램이 폐기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2) 부시는 각 정상들에게 북핵에 대해 뭉치고 한 목소리를 내자고 강요(urge)했다. 3)부시는 북핵에 대해 검증가능한 방법으로의 영원한 폐기를 원하고, 김정일은 미국이 김정일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적 혜택을 먼저 약속하라고 주장한다. 산디에고 회담들에서 다른 나라 정상들은 이 두개의 요구를 서로 동시에 맞바꾸면 회담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 아니냐고 부시에 주문했지만, 부시는 ‘한번 약속을 어긴 나라에는 보상(rewards)이 있을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어야 합니까? 부시는 이미 알 것입니다. 다른 정상들을 백번 천번 만나봐야 고장난 유성기처럼 똑같은 말만 반복할 것이라는 사실을! 북핵은 테러리스트의 손을 거쳐 미국을 위협합니다. 9.11테러는 소름이 끼치는 악몽입니다. 그런 악몽을 당한 나라가 미국 말고 또 누가 있습니까? 부시는 9.11테러 현장에서 눈물을 흘리며 종교적 다짐을 했습니다. 지난 11.4일 재선 후에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부시는 단호하게 my way를 선포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이 협력하면 고맙겠지만 미국은 테러를 당해보지 않은 느긋한 입장에 있는 다른 국가의 배부른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독자적으로라도 해결할 능력이 있다”입니다.
이런 결심을 이미 내려놓고 있는 부시에게 노무현의 LA 발언은 부시를 경악케 했을 것입니다. 이런 무식한 김정일 옹호자와 회담을 갖는다는 자체가 싫었을 것입니다. 부시는 김정일이 거머리보다 더 징그러운(disgusting) 존재라고 표현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노무현이 얼마나 징그러웠겠습니까? 회담은 구색 용으로 했을 것입니다.
AP통신은 더욱 간결했다. "정상중의 아무도 북핵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자세를 취하라거나 핵심 이슈 중 하나라도 면제시켜주자고 주장한 사람이 없다. 이 자리에 모인 6자 중 5자의 정상들은 발진준비가 다 돼 있다"
(None of the leaders demanded more flexibility in the North Korean talks or wavered on any of the key issues, a senior official said on condition of anonymity. The message coming out of Santiago is that "all five who are here are ready to go,")
그런데 우리 언론들은 “부시가 북핵을 평화적 외교적으로 해결한다고 했다”, “부시의 정책 운선순위는 이란과 이라크이고, 북핵은 장기화되어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라며 우물안 개구리식의 기사들을 쓰고 있다.
2004.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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