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세금과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부담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 국민이 체감하는 조세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종합부동산세가 도입되면 고가(高價)아파트가 밀집한 수도
권을 중심으로 국민의 세 부담은 더욱 늘 전망이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세수추계 및 세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명
목 국내총생산(GDP)은 1999년 529조5000억원에서 2003년 721조3000억원
으로 연평균 8%씩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조세수입은 94조2000억원에서 147조8000억원으로 11.9%씩
상승했다.
이에 따라 조세부담률도 1999년 17.8%에서 2003년 20.5%로 2.7%포인트 상
승했다.
세금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을 합친 국민부담률은 더욱 가파
르게 상승해 같은 기간 21.5%에서 25.4%로 3.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국민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세금과 사회보험 부담이 더 빠르게 증
가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부담률의 상승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납세자의 조세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이달 초 음식점 주인들은 세액공제를 주장하며 밥솥을 들고 ‘솥뚜껑 시
위’를 벌였다. 대한은퇴자협회도 성명서를 통해 “종합부동산세 시행 전에
은퇴자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올해 초 부동산 보유세가 급증한 일부 지역에서는 세금 납부를 거부하는
‘재산세 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보유세제 개편에 따라 내년에 보유세 부담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어서
‘제2의 재산세 파동’마저 우려되고 있다.
전병목(田炳睦)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복지제도 등을 감안하면
현재 한국의 세금 부담이 낮은 편은 아니다”며 “현행 근로소득세 과세체계
는 물가와 연동되지 않기 때문에 실질 소득이 늘지 않아도 세금이 증가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옥동석(玉東錫·재정학) 인천대 교수는 “조세뿐 아니라 준조세 행정수수료
등을 포함하는 선진국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정부 통계치
보다 높은 OECD 평균 수준에 가까울 것”이라며 “과도한 세금 부담은 민간
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