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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어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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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복 [mariserapina] 쪽지 캡슐

2004-11-27 ㅣ No.75432


 나무는 첫눈 맞을 준비를 위해 쉴새없이 잎을 떨구고 있습니다. 바람결에 떨어진 노오란 단풍과 은행잎 그리고 낙엽을 주워서 책갈피에 꽂아 놓았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찾은 듯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다가도 이렇게 나를 멈추게 하는 한 장의 나뭇잎. 그런 낙엽 한 잎 여러분의 가슴 속에 살짝 꽂아두고 갑니다.

       





사랑, 어떤 풍경
-----------------------------김 나 영


유리가 창틀을,
창틀이 유리를,
목적한다.

바람이 불면 유리와 창틀은 부르르 떨다가
서로의 틈새로 더 깊숙이 파고든다.

창틀을 벗어난 유리는
사방 날카로운 칼날을 세우나
그 날카로움으로는 무우도 자르지 못한다.
이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이른다.

유리 없는 창틀은
주인 잃은 수틀,
꿈 잃은 눈동자,
어떤 풍경도 빛나지 않는다.

유리는 유리를,
창틀은 창틀을,
주장하지 않는다.
서로의 안팎을 힘껏 끌어안고
서로를 감싸고도는 보이지 않는 그 힘으로
유리창은 빛난다.




* 위 그림은『김성권 화가』의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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