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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어디 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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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4-12-07 ㅣ No.76081

 

예전에 있던 본당의 교우분이 전화를 하셔서 성탄 선물로 필요한 것이 있는지 물어보았을 때 기분이 좋았습니다. 동생 수녀님은 잘 계시는지 물어보셔서 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12월도 되었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동생 수녀가 하는 말 ‘오빠 어디 아파!’ ‘내가 찾아갈까!’


 얼마나 무심했으면 오빠의 전화를 받고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 생각합니다.  한해가  다 지나가는데 소중한 분들께 무척 소홀했음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부모님, 형님, 아버지 신부님, 예전에 함께 지냈던 본당 신부님들 쑥스럽다는 핑계로 제가 그런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저의 게으름이 더 큰 것이라 생각합니다.


 어제 대주교님 영명 축일 미사가 있었습니다. 우리 교구의  어른이시고, 인사차라도 많은 신부님들이 오셔야 하는데 많이들 못 오셨습니다. 많이들 오지 못하는 것을 보니 조금은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바쁘시고, 쑥스러워서 그러시겠지만 혹 저처럼 게을러서 그런 것은 아닌가 걱정도 됩니다. 이제 한 해를 돌아보면서 혹여 내가 게을러서 무심해서 찾아보지 못한 분들이 있다면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인사를 드리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대주교님께서 책을 한권 소개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1년에 한권씩 책을 쓰는데 비결이 있다고 하십니다.

첫째,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매일 아침 6시에 미사를 마치고 식사 시간 전까지 글을 쓰신다고 하십니다. 저는 미사 마치면 좀더 자려하는데 그 차이인가 봅니다.


둘째, 건강해야 글을 쓰는데 아직까지 하느님께서 건강을 주셔서 글을 쓰신다고 하십니다. 건강은 저도 좋은 편인데 다른 일을 하는데 바빠서 글을 쓰지 못 하는가 봅니다.


셋째, 마음이 평온해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마음이 평온할 수 있는 것은 신부님들이 맡은 바 소임지에서 충실하게 사목을 하시기 때문이라고 하시면서 이 책의 저자는 신부님들과 공동으로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감사했고, 감동했습니다. 제가 1년을 잘 지낼 수 있었던 것도 제가 잘 나서가 아니라, 많은 분들이 저를 위해서 함께 해 주셨기 때문인데 저는 그것을 미처 몰랐었기 때문입니다.


 저를 감동 시킨 또 한 가지 일이 있습니다.

지난 12월 3일 혼인 미사 주례를 하였습니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이야 모두 예쁘고 사랑스럽겠지만 저는 특별히 이번 혼인 성사를 주례하면서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신부인 로사 자매의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신부인 로사 자매가 회사에 취직하려고 면접을 보는데 회장님께서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고  질문을 하였고, 로사는  주저 없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말했습니다.  왜 존경하느냐는 질문에 예수님은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나를 지켜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회장님은 혹시 개신교 다니는가라고 물어보셔서 천주교회에 다닌다고 말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나는 취직이 되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전도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다고 이야길 했습니다.  로사는 다음 날부터 출근하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결혼을 한 지금도 회사에 잘 다니고 있습니다. "(로사 어머니의 말입니다.)


 예수님께 대한 말은 누구보다 많이 했지만 과연 나는 내 생의 중심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있는지, 언제 어느 때나 누가 물어보아도 내 생의 전부는 그리스도라고 말 할 수 있는지 돌아보게 되는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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