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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1호 2003-11-07 오후 3:01:55
영화월간지 <프리미어> 편집장 /최보은 지난 대선 때, 두 번째 전 시어머니에게 전화를 드렸다. “어머니, 누구 찍으실 거예요?” “글쎄다, 동네 사람들이 다 이회창 찍어야 한다고들 하더라만….” “어머니, 제 말 믿으시구요, 손녀딸들 위해서 아무개 찍으세요, 네? 우린 가진 것 아무것도 없으니까 없는 사람 편에서 찍어야 해요.” “그러냐? 니가 그렇게 얘기하면 그렇겠지. 내가 동네 사람들한테도 그렇게 얘기하마.” 교육받고 우아하고 세련된 친어머니는 세 형제가 달려들어 설득하다가 결국 나가떨어졌지만, 전 시어머니는 이렇게 간단한 전화 한 통화로 해결이 됐다. 참고로, 그때 남동생들과 나, 그리고 우리 친어머니가 주고받은 대화 한 토막. “엄마, 외국 여행이나 다녀오시지 그러세요?” “니들이 가라!” 깔깔깔. 어쨌거나, 나 그 일로 무지 감격먹었다. 전쟁 고아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내 두 번째 시어머니 강연옥 여사는, 그의 아들과 내가 이혼하고 나서 나와 더 친해진 ''''쿨''''한 여자다. 이를 악물고 참고 살려고 애썼던 두 번째 결혼 생활 막바지에도 “휴, 내 아들이지만 나도 여자라서 여자 마음 안다” 하고 내 편을 들어주셨다. “양육비를 일체 요구하지 말 것, 새로 구입한 (물론 내 돈으로) 차는 주고 갈 것, 재혼할 때는 애들을 도로 내놓을 것” 등등 헛웃음 나는 불공정 각서를 쓰고서야 애들을 데리고 이혼할 수 있었던 내가, 지금도 보름마다 한 번씩 전 남편이 있는 시골에 애들을 내려보내는 건 그분이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내가 그분과 통화할 때면, 옆에서 듣던 여성들이 뒤집어진다. “어머니, 김치가 다 떨어졌거든요? 그리고 장조림하고 두부조림도 좀 해주세요.” 전 며느리가 애 둘 데리고 고생하는데 돈은 못 주지만 몸으로 때우는 건 다 해주시겠다는 양반인 만큼, 그런 전화를 더 고마워하신다. 이혼서류에 도장 찍고 빚낸 돈으로 서울에 전세를 얻었을 때도, “니가 직장 다니면서 파출부한테 피 같은 돈 줄 생각하니까 잠이 안 온다. 내가 너랑 살면서 애들 봐주면 안 될까?” 하셔서 밤마다 늦거나 집에 못 들어가는 일이 태반인 나를 긴장하게 만드셨다. 사실 나는 이런 관계가 좋아 죽겠다. 그래서 늙은 여자들하고 모일 때면 자랑삼아 일부러 그분한테 전화를 걸어 애교도 떨고 조르기도 한다. 그러면서 전 남편들하고도 이런 관계가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대학 동창이었던 첫 번째 전 남편과 나는 이혼한 지 2년 만에 거의 동시에 재혼했는데, 그 얼마 뒤 거리에서 우연히 만났다. 간단하게 안부를 주고받은 뒤 내가 이랬다. “얘, 우리 부부동반으로 한번 만나자.” 돌아온 대답은 “미쳤냐?”였지, 물론. 내가 나중에 친구들한테 “내가 이상한 거니?” 물었더니 다들 “그럼, 니가 이상한 거지!” 합창을 하긴 했지만, 난 아직도 “왜 못 그럴까?” 싶다. 첫 남편과 사이에 낳은 아들을 다섯 살에 헤어진 뒤 열여덟 살이 된 지금까지 못 만나고 있다. 해마다 조르고 싸워 보지만, 법정으로 가지 않는 한 해결 난망이다. 이유는 “아이의 정서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재혼 가정에 적응해야 하는데 친엄마가 출몰하면 애가 헷갈린다는 거다. 난 반쪽은 옛날 여자라 그런지, 법정에서 서로 영혼에 상처내면서 싸움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 아이의 머릿속 다락방에서 곰팡이가 되어갈, 그래서 그 영혼을 습지게 만들 내 존재를 생각하면 미쳐버릴 것 같다. 진정으로 아이의 행복을 생각한다면 “엄마가 널 버린 것이 아니라, 집 안에 갇혀서 가족들을 위해 살기엔 안 맞는 특질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것을 설명해주고 친엄마 새엄마 다 같이 친구처럼 지내고 육아상담 같이 하고 그래서 아이한테 엄마 둘을 만들어주는 게 더 맞는 것 아냐? 왜 아무도 진정한 엄마가 못되게 만드는 거지? 왜 좀 쿨해지면 안 되는 걸까? 헤어졌더라도 서로 존중하고 이성적으로 대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는 없는 걸까? 첫 번째 전 남편이었던 전직 대학 동창아, 대답 좀 해봐라, 응? |
|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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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6425 | 103위 성인전 32, 聖 조윤호 (요셉, 1847~1866)완결편.|10| | 2004-12-12 | 신성구 |
| 76421 | 해바라기 노래모음 !!! (해바라기를 좋아하는분 들을 위하여) ^J^|2| | 2004-12-12 | 노병규 |
| 76419 | 이 글도 맘에 드시는 분 추천 부탁합니다.|5| | 2004-12-12 | 신성자 |
| 76418 | 이 글 맘에 드시는 분들 추천 팍팍 쎄게 때리세요|8| | 2004-12-12 | 신성자 |
| 76417 | 뜨거운 군고구마 드세요... !!! ^J^|11| | 2004-12-12 | 노병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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