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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2 /이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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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자 [socho] 쪽지 캡슐

2004-12-15 ㅣ No.76569

기다림 2 /이제민

기다림은 대림절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주제이다.
인생이 기다림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누구를 기다리는가?
그분이 오셔서 우리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는가?
우리의 상황이 어떠하기에 우리는 그분을 기다리는가?

우리가 기다리는 분은 주님의 영이다.
그 영은 "야훼를 두려워하는 것으로 기쁨을 삼아

겉만 보고 재판하지 아니하고 말만 듣고 시비를 가리지 아니한다.
가난한 자들의 재판을 정당하게 해주고

흙에 묻혀 사는 천민의 시비를 바로 가려줄 것이다.
그의 말은 몽치가 되어 잔인한 자를 치고

그의 입김은 무도한 자를 죽일 것이다"(이사11, 3-4)

이사야의 이 말은 우리가 겉만 보고 재판하고,

말만 듣고 시비를 가리고자 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암시한다.
가난한 자들을 자기 마음대로 재판하고

천민의 시비를 가려준다면서 그들을 억울하게 만드는 상황,

그런 상황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에게 늑대가 되어

약한 자를 희생양으로 삼아 잡아먹는 세상,

서로에게 살무사가 되고 독사가 되는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이사 11,5-9).

그분을 기다린다면 이런 세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대림절에 우리가 기다리는 그분은 임마누엘이며(낱말사전 참조)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시는" 분(53,4)이시다.

그런데 그토록 기다리던 그분이 이미 우리 가운데 오시어

우리 가운데 계시건만 세상은 그 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고,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시는
"

그 분의 모습을 보면서 그분이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자기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고 있다"
(53,4-5)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우리의 인생은 임마누엘을 맞이했으면서도 곧 다시 대림으로 이어진다.
함께 있어주지 못하고, 대신 앓고 대신 고통을 겪어주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계속 어둠과 죽음의 그늘 아래 앉아 있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끝이 날 때까지 대림절의 연속으로 이어진다.

대림절에 우리는 어둠과 죽음의 그늘 밑에 앉아

촛불을 하나 하나씩 밝혀가며 우리를 비출 빛을 기다리고 있다.
그 빛이 우리 마음을, 우리 주변을 이미 늘 비추고 있었다는 것을

차츰 깨닫게 되기를 기다린다.
기다리는 그분이 임마누엘이시라는 것을,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고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고

우리가 죽을 죽음을 죽어주는 분임을 깨닫게 되기를 기다린다.

이 기다림은 어쩌면 이런 기도로써만 이루어질 것이다.
"주님, 그의 아픔을 제 아픔으로 만들어 주십시오.

그가 앓는 병을 제가 앓게 하여 주십시오.

나는 몰골이 되어도 좋으니 제발 그만은 행복하게 하여 주십시오."

함께 있어줄 사람이 있다면, 대신 병을 앓아 줄 사람을 가졌다면

그들이 앓는 병을 앓을 수 있다면

당신은 지금 어둠을 비추는 그리스도가 되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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