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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을 귀 있는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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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동 [ynin] 쪽지 캡슐

2004-12-22 ㅣ No.76862

 들을 귀 있는 너에게,
▲ 들을 귀 있는 너에게 (종이와 혼합재료/2002)


강아지나 새에게 말을 거는 일은 유치한가?
무생물에게 말을 거는 일은 박약한가?

바보스러운지는 모르나, 즐거운 일이긴 하다.
(물론 보는 사람이 없을 때 하는 짓이다.^.^)

커피를 탈 때,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한다.
그러면 정말 맛있어진다.
그러면 다시

맛있어졌구나 맛있어졌구나,
고맙다, 한다.

실수로 물건을 떨어뜨리면 그 물건에게 나도 모르게 미안해,라고 말한다.
(물론 아무도 없을 때 하는 짓이다)

살아있는 존재에게 말을 걸면, 언어소통이 안 된대도, 조금 더 실감난다.
지나가는 강아지와 새에게, 춥지? 나두 추워.
바퀴벌레에게, 으악, 난 너 싫어! (탁 쳐서 죽이며)
거미에게, 미안하지만 같이 살 수 없어.(창문 밖으로 내몰며)

무엇에게든 말을 거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만큼의 다정한 공기가 생긴다.
들을 귀 있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일은, 그러니 얼마나 더 즐거운 일인가.
‘들을 귀 있는 사람’ 말이다.



 
백은하 / 글·그림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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