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편이냐"..패를 지어 상대를 배척
(서울=연합뉴스) 강의영 기자= 올 한 해를 표현하는 사자성어로 "같은 무리와는당을 만들고 다른 자
를 공격한다"는 뜻의 `당동벌이(黨同伐異)'가 뽑혔다.
교수신문은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등 교수 16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4
년 한국의 정치.경제.사회를 정리할 수 있는 사자성어로 19.8%가 이 고사성어를 꼽았다고 24일 밝혔
다.
당동벌이는 후한(後漢)의 역사를 다룬 『후한서(後漢書)』 `당고열전(黨錮列傳)' 서문에 나오는 말이
다.
교수신문은 연초부터 세밑까지 정치권이 정파적 입장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것이 배경이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대통령 탄핵이나 행정수도 이전, 국가보안법.언론관계법.사립학교법.과거사규명법 등 4대 개혁법 개
정을 둘러싼 여야 대립에서 당리당략만 보였을 뿐 상대를 설득하는 논리나 합리적인 대화는 없었다는
것.
1년 내내 지속된 정쟁과 끝을 알 수 없는 경제불황으로 갈피를 잡지못한 상황을 빗댄 `지리멸렬'(支
離滅裂)(16%)과 `이전투구'(泥田鬪狗)(16%), `진퇴양난'(進退兩難)(8%), `이판사판'(理判事判)(8%)
등도 순위에 올라 대체로 대립하고 정체된 해로 기억됐다.
교수들은 또 올해 한국 최악의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44.4%)을 꼽았다.
대통령 탄핵이 합리적인 이유와 명분보다는 당파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시도됐고 한국 민주주의를 위
협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교수들은 지적했다.
또 ▲행정수도 이전 위헌 판결(17.9%) ▲수능부정(14.8%) ▲경제불황(3.7%) ▲유영철 살인사건
(3.1%) ▲이라크 파병(3.1%)이 뒤를 이었다.
2004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은 22.2%가 "없다"고 했고 아테네올림픽 선전(12.3%), 황우
석 교수의 줄기세포 복제 성공(10.5%), 4.15총선과 진보정당의 국회 입성(8.6%),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시민사회 대응(8.0%) 등이 선정됐다.
이밖에 올해 대학가의 가장 큰 이슈로 사립학교법 개정(30.2%)과 대학 구조조정 (25.9%), 대학.교수
정체성 위기(14.2%), 입시(5.6%), 교육부 주도 대학 정책(4.3%) 등이 꼽혔다.
◆`黨同伐異'의 유래 = 안대회 영남대 한문학과 교수는 "같은 파끼리는 한 패가 되고 다른 파는 배척
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한(漢)이 쇠퇴할 무렵 학자.정치가들이 뜻을 같이하는 사람과는 붕당을 만들어 단합하고 자신과 뜻
을 달리하는 사람들은 공격하고 배척했으며 이로 인해 분파가 성행하더니 결국 망했다는 것.
『후한서』는 이런 풍조가 후한(後漢) 때도 생겨 멸망을 촉진했다고 전한다.
안 교수는 "자기와 뜻을 같이하는 자는 깨끗하고 정당하며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은 부도덕하고 부정
하다는 태도를 지적하는 고사성어로 송(宋), 명(明) 등 당파가 성행할 때 분파주의, 당파주의를 비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