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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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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04-12-31 ㅣ No.77178

  2004년이 곧 지나갑니다.

돌아보면 모두가 주님의 사랑이었습니다. 시간을 주셨고, 건강을 주셨고, 웃음을 주셨고, 소중한 이웃을 주셨습니다. 나는 주어진 1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생각합니다. 감사하고, 고마워할 일이 많았는데 짜증내고 분노하면서 지냈습니다. 많은 것을 받았는데 주는데 너무 인색하였습니다. 나의 허물과 부족함을 용서받고 이해받고 지냈는데 나는 상대방의 작은 실수도 이해하지 못했고 용서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예전에 본당신부님이셨던 은퇴 사제를 찾아뵈었습니다. 1년에 한번 찾아뵈었습니다. 그것도 12월의 끝에서야 찾아뵈었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무슨 할 일이 그렇게 많았는지 소중한 일을 잊고 있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하시고, 이야기를 하시는데 말씀 중에 진한 외로움이 느껴졌습니다. 같은 말씀을 반복하시는 것이 이제는 연세가 드신 것이 더욱 느껴졌습니다. 새해에는 더 자주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아마도 2005년의 끝에나 가야 인사를 드리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며칠 전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나오다가 옷을 입는 과정에서 진열해 놓은 컵을 떨어트렸습니다. 일하는 분이 컵을 보더니 흠집이 나서 팔지 못한다고 합니다. 얼마인지 물어보니 25,000원이라고 합니다. 돈을 드리고 함께 차를 마신 분께 드리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합니다. 손님이 다니는 길에 컵을 진열해 놓은 것이 잘못이라고 합니다. 제 잘못이 있는 것 같아서 돈을 드리고 왔는데 어제 지점장이 전화를 하였습니다. 진열을 잘못해서 손님께 심려를 끼쳐서 미안하다는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같이 가셨던 분이 무료 이용권 2장과  25,000원을 받아오셨습니다.


 남과 부딪치는 것을 어려워하고 정확하게 따지는 것을 잘 못하는 저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당당하게 찾아가서 지점장과 이야기를 했고 사과의 전화를 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무료이용권과 돈을 받아왔습니다.


 이제 곧 새해가 시작됩니다.

새해에는 소중한 것을 먼저 하면서 살아야겠습니다.

새해에는 삶을 좀더 지혜롭게 살아야겠습니다.

새해에는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사랑을 나누면서 살아야겠습니다.


 모두들 새해에도 건강 하시구요, 주님의 사랑 안에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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