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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님은 가시고....(高마태오 신부님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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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5-01-04 ㅣ No.77294

한 해가 마지막 가는 섣달 그믐날 밤에

동쪽 하늘로 流星 하나가 긴 꼬리를 남기며 사라져 갔습니다.

'이 세상의 이방인'에서 산 호세의 야경을 내려다 보며

암으로 죽어가는 옛 사랑 현에게

우리 영혼 별이 되어서 만나자 하시더니...

태오 별이 현이 별을 찾아 떠나는 긴 旅程이었을까

 

國土 분단의 현장인 38線이 지나는 마을에서 태어나

온몸으로 분단의 아픔을 앙다물고 견뎌 내며

한라산에서, 도솔산에서, 사천강평야에서

我軍과 敵軍의 시체를 한자리에 모아놓고

"하느님, 당신이 계시다면 여기 와서 말좀 해보시오.

당신은 원래부터 없었소이다. 나는 이제부터 당신을 믿지 않겠나이다"

울면서 절규했던 그 사람을

초등학교 졸업이 정규 학력의 전부이고

자칭 해병인생고등학교 8학년 졸업생이란 그를 택하여

라틴語를 가르치고 佛語를 가르치고

끝내 사제로 삼으신 주님의 뜻은

참으로 오묘하고도 위대하셨나이다.

지중해의 쪽빛 물결을 가르는 호화유람선에서

태오 신학생의 사랑을 목마르게 간구하는 금발미녀 잔느를

수녀원으로 보내신 주님의 뜻은 찬미를 받으소서.

 

몬트리얼 프랑스 성당에 첫 부임하여 '거지같은 중국신부'라고 홀대하던

알콜중독자를 회개시켜 성당 건물을 짓게하고

이민으로 굴러 들어온 가난한 동족들에게 잠자리를 내주고 일자리를 소개하고

불법체류자가 잡히면 밤중에도 뛰어 가 유치장에서 끌어 내 주던

무슈 Ko,  모레알(Montreal)의 황소여!

복음에 목말라 찾아오는 가난한 이민 동포들을 위해

남의 성당을 빌러 미사를 드리고

몬트리얼에서, 토론토에서, 교포사목을 위해

고삐에 메인 황소가 밭을 갈 듯이 열심히 일하셨나이다.

 

고향에서 어릴 때 들었던 성당의 종소리가 그토록 그리웠던가

북한선교를 자원하여 

파리의 뒷골목 건축현장에서 막노동을 하며

푹신한 침대를 치우고 딱딱한 나무침대에 잠을 청하던

님의 소원은 끝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나이다.

"깨어진 꿈을 안고" 쓸쓸히 산호세로 돌아오신 님이시어.

아직도 북쪽에서는 찬 바람만 불어오는데

누가 있어 그 땅에 복음을 전하려는 님의 뜻을 이을런지...

 

님이시여. 평안히 가시옵소서.

모든 걸 산 자들에게 맡기고 편히 가시옵소서.

숙이도 만나고, 현이도 만나고, 신애와 잔느도 만나소서 

이젠 마음대로 만나소서.

안아주고 싶으면 안아 주고 자고 싶으면 함께 자소서.

어릴 때 떠나보낸 어머님도 찾아 뵈소서.

어머님이 심으신 뜻 아버님이 물려주신 전 재산

믿음을 지키며 세상 일을 모두 끝내고 왔노라고 큰소리로 말씀하소서

세상 것 하나도 가져갈 수 없지만

가져갈 수 있다해도 하나도 가져 갈 게 없사오니

님은 가벼워서 좋으리다.

자식마저 없고 재산마저 없으니

님은 미련없어 좋으리다.

안녕히 가십시요. 영원한 사제 고마태오 신부님이시여!

 

*****오늘 밤(1월4일 밤1시, 토론토시간 오전11시) 토론토 한인성당 성 김안드레아

천주교회에서 암부로직 추기경님 집례로 고종옥 마태오 신부님 장례미사가 있습니다********교우 여러분 기도 중에 기억해 주셔요.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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