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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황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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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6-03-20 ㅣ No.97001

                   진정한 황제가 되려면...


  십자가를 안테나로!

  얼마 전에 이해찬 국무총리가 지난 3. 1절에 부적절한 인사들과 이른바 ‘황제 골프’를 쳐 자리에서 물러났는데 이번에는 이명박 서울시장이 그동안 ‘황제 테니스’를 쳐왔다고 하여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여름에 황제 펭귄에 관한 영화를 보면서 ‘왜 그 펭귄을 황제 펭귄이라고 하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펭귄의 외모가 귀족처럼 우아한 것도 있었지만 암, 수가 번갈아가며 희생정신(황제정신?)으로 알을 품고 새끼를 양육하는데서 그 이름이 비롯되었다는 걸 말입니다.


  따라서 소위 우리의 지도자들도 황제 골프를 쳐야, 황제 테니스를 쳐야 황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임기동안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국민들과 시민들을 희생정신으로 돌볼 때 비로소 황제 총리, 황제 시장이 된다는 것을 황제 펭귄을 통하여 깨달았으면 합니다. 참고로 전에 올렸던 저의 글 ‘비우고 기어라’와 조용헌님의 신문칼럼, 그리고 영화 ‘펭귄’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비우고 기어라>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위의 시는 수년 전에 선종한 조 병화님의 '의자'라는 시입니다. 저는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분이 두 분 계십니다. 그분들은 다름아닌 겸손의 참스승인 세례자 요한과 무위당, 일속자(좁쌀 한 알) 장 일순 선생님입니다.


  마태오 복음(11, 2- 11)에서 감옥에 갇힌 세례자 요한은 자기 제자들을 예수님께 보내면서 "오시기로 되어있는 분이 바로 선생님이십니까?"라고 묻도록 시킵니다. 과연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이 오시기로 되어있는 분임을 몰라서 제자들에게 알아오도록 시켰을까요?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찾아온 요한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전하라고 하십니다.


  "소경이 보고 절름발이가 제대로 걸으며 나병환자가 깨끗해지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죽은 사람이 살아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복음이 전하여진다...."( 1독서: 이사 35, 1-6. 10 참조)


  당시 많은 제자들이 흠모하고 따랐던 세례자 요한은 한눈에 예수님이 걸어오시는 모습을 보고 그분이 오시기로 되어있는 아침 즉 메시아이심을 알아보고 이렇게 외치지 않았습니까?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 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요한 1, 29- 30 참조)  그리고 그는 제자들에게 이런 충격적인(?) 증언도 하였었지요.


  “사람은 하늘이 주시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 앞에 사명을 띠고 온 사람이라고 말하였는데 너희는 그것을 직접 들은 증인들이다. 신부를 맞을 사람은 신랑이다. 신랑의 친구도 옆에 서 있다가 신랑의 목소리가 들리면 기쁨에 넘친다. 내 마음도 이런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요한 3, 27-30)


   "당신들은 나를 누구라고 생각합니까? 나는 그리스도가 아닙니다. 그분은 내 뒤에 오실 터인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조차 없는 사람입니다."(사도 13, 25)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없었다..."라고 예수님께서 칭찬하셨던 위대하고 겸손한 스승 세례자 요한은 마침내 하느님의 때가 온 것을 알고 자기 제자들이 자기를 떠나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들을 예수님께 보낸 것이 아닐까요? 그동안 늘 그들에게 들려주었을 당신의 말씀을 상기시키면서 말입니다.


   시인 김지하씨는 자신의 감옥살이를 뒷바라지해준 스승인 일속자(좁쌀 한 알) 장일순 선생님을 생각할 때면 언제나 맨 먼저 떠오르는 그분의 말씀 한 마디가 있다고 합니다. 그 말씀이란 아주 간단합니다. 즉,


   "밑에서 기어라!"    


  그리고 그는 "우리가 수십 년에 걸쳐 그토록 외쳐왔던 민중민족론의 핵심이 한 마디로 '밑에서 기어라!'가 아닐까?...내가 아집과 과격과 엘리트 의식을 버리고 대중에 대한 봉사운동을 시작한 것은 바로 장선생님의 이 정신을 배우고 나서부터이다. 그 무렵 원주에서 장선생님을 따라 매일 아침 봉산내 다리를 건너서 시내 중심가로 나와 사람들을 만나곤 하는 것이 우리들의 일과였다. 그런데 20분 정도의 거리를 장선생님은 보통 2시간씩 걸리기가 다반사였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바로 그 '밑에서 기어라' 때문이었다.  내가 보기에 별로 우리에게 도움이 안되고 시간 낭비일 것 같았던 아저씨, 아주머니들, 길가의 좌판 장수, 기계 부속품 가게 주인, 리어카 채소장수, 식당주인, 아니면 농부들, 만나는 사람 한사람 한 사람과 끊임없이 돈벌이 이야기, 아이들 소식, 농사 얘기, 살림살이며 시절 이야기를 나누는데 보통 두 시간 이상이 걸렸으니 말이다.  나는 이 진풍경을 보면서 이것이야말로 '민초들의 삶을 걱정하고 그들을 무등태운 채 진흙창으로 기어가야 모두가 산다'는 그분의 산 가르침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고 장 일순 선생님을 회고합니다.


  이처럼 자기 제자들에게 스스로 비우고 기는 모범을 보인 세례자 요한과 장 일순 선생은 우리들에게  진정한 스승과 예언자의 모습으로 아직도 밝은 빛을 밝히고 있습니다.

 

   호를 '좁쌀 한알'로 쓰신 장일순 선생

 

                                    <장일순 선생>


   ‘원주의 도사’라고 불리던 무위당(无爲堂) 장일순(張壹淳·1928~1994) 선생은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생각이 나는 인물이다. 무위당이 생전에 남겼던 향기는 그의 지인들과 제자들을 통하여 멀리까지 전해지고 있다. 시인 김지하, ‘무위당 장일순의 노자 이야기’를 쓴 이현주 목사, 판화가 이철수,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전 영남대 교수, 해월(海月) 전문가인 박맹수 원광대 교수 등이 무위당과 인연이 깊었던 사람들이다.


   김지하는 중학교 때 원주에 거주하면서 무위당과 인연을 맺는다. 김지하가 70년대 당국의 수배를 받던 시절 무위당 집에서 숨어 있으면서 겪었던 이야기. 무위당 집에서 시장까지는 도보로 15분 정도의 거리였는데, 무위당이 집에서 시장까지 가는 데 보통 2~3시간이 소모되었다고 한다. 가는 도중에 엿장수, 리어카 행상, 시장 아주머니, 소매치기, 몸 파는 여자 등과 만나면 길에 서서 이들과 한참 동안을 이야기하는 습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처럼 돈 없고 힘없는 밑바닥 인생들과 거리가 없었다. 식자(識者) 티를 내지 않았던 것이다.


   하루는 원주역에서 가지고 있던 보따리를 소매치기당한 어떤 할머니가 무위당을 찾아와 하소연하였다. 이 하소연을 들은 무위당은 며칠 동안 원주역 앞으로 출근을 하였다고 한다. 무위당을 목격한 소매치기 대장이 다가와 물었다. “어떤 일이십니까, 선생님?” “할머니 보따리를 찾으러 왔네!” 그 다음날 잃어버린 할머니 보따리가 되돌아 왔음은 물론이다.


   무위당이 찾아오는 후배나 제자들에게 항상 당부하던 이야기는 “밑으로 기어라”였다고 한다. 위로 날지 말고 밑으로 기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란 가르침이었다. 원주로 찾아온 운동권 후학들에게는 “혁명이란 깨부수는 것이 아니라 보듬어 안는 것”이라는 말을 자주 강조하였다. 그의 생명사상은 현재 ‘한살림운동’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살리고, 농업을 살리고, 그 다음에는 우주를 살리자는 운동이 바로 한살림운동이다.


   무위당은 평생 동안 돈을 벌어본 적이 없는 방외지사(方外之士)였지만, 굶어 죽지 않으면서 그 누구보다도 많은 향기와 유산을 남기고 갔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는 정말 ‘강호(江湖)의 고수(高手)’였다.   (조용헌 / 조선일보)

 


                                                <펭귄>


   남극에 서식하는 황제 펭귄들은 짝짓기 시기인 겨울이 올 무렵 그들은 각자 바다에서 나와 조상 대대로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켜온 ‘오모크’라는 신비한 장소를 찾아 몇 날 며칠을 길고 긴 대상의 무리를 이루며 그들만의 은밀한 짝짓기 장소로 여행을 시작한다.


  신기하게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 전부 집합한 황제 펭귄들은 암컷과 수컷은 곧 1부 1처로 짝짓기를 한 후 귀한 알을 낳는다. 알을 낳느라 지친 어미는 알을 수컷에게 맡긴 후 자신의 영양 보충과 태어날 새끼에게 먹일 먹이를 구하러 다시 바다로 떠나고, 수컷은 아무 것도 먹지 못한 채 3~4개월 동안 굶주리며 동면상태로 알을 품는다.


  그리고 알이 부화되면 다시 아비는 먹이를 구하러 떠나고 어미는 돌아와 알에서 나온 새끼를 키운다. 어미와 아비가 번갈아 가며 먹이를 구해오는 동안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 그리고 외부의 적을 이기며 살아남은 새끼들이 독립하게 되면, 이제 모든 펭귄들이 오모크를 떠나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마지막 여정에 오른다.


  그들은 대양 여기저기에 흩어져 4년을 보내다가 다시 짝짓기 계절이 오면 어김없이, 마치 마법에 이끌린 듯 한 날 한 장소에 모여 셀 수 없이 반복됐던 긴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


                                   <성서묵상>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잔과 접시의 겉만은 깨끗이 닦아놓지만 그 속에는 착취와 탐욕이 가득 차 있다.(마태 23, 25)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hompy.dreamwiz.com/hl1y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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