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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의 생일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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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희 [sayoo39] 쪽지 캡슐

2006-03-20 ㅣ No.97031

 

 

"엄마, 해마다 3월이 되면 난 파산할 지경이예요"

"뭐가 잘못 되었지?"

"엄마, 언니, 이모, 단짝...내게 중요인사가 줄줄이 3월에 생일이 다 있으니까요"

언젠가 딸아이가 웃으며 하는 불평이다.

 

며칠 간격으로 생일날짜가 가까이 있는 식구는 주말을 이용해 함께 묶여가고

그나마 후반부에 있는 나의 언니 생일은 용케도 독상을 받는다.

주말이 되어야 함께 모일수 있으니 미리, 또는 나중으로 구분하여 방문을 하는데

언젠가 부터 언니나, 내가 정작 갖고 싶은 선물이 없다는데 것에 놀란적이 있었다.

아마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갖고싶던 것들에 대한 애착이 작아졌거나

또는 마음이 비워지는게 아닐까?

 

"애, 너 괜히 나 생일이라고 뭐 사오고 그러지마 . 이번 일요일에 내가 어쩌면 산에 갈지 몰라."

생일이 되기 며칠전에  언니가 전화로 하는말 이었다.

" 왜? 난 미역국 맛있게 끓여서 갖다 주려고 했는데..."

언니는 걷던 걸음 멈추듯이 내게 물었다

" 뭐 넣고 끓일건데? "

" 언니는  상관없이 그냥 산에나 가지 뭐...난 언니가 좋아하는 조개살 넣은  미역국에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고 하는 고등어 조림 만들어서 갖다 주려고 했지."

약을 올리듯이 이렇게 말하니 언니는 한술 더 뜨서 하는말이

" 고등어 밑에 무우를 굵게 많이 깔고 푸욱~ 간이 배게해서 갖고와..

그럼 난 산에 안가도 돼...그것을 생일선물로 칠거니까....ㅋㅋㅋ"

" 아니, 그게 생일선물이면 종종 만들어 주는 미역국에  도대체 일년에 생일이 몇번인감? "

 

 

두살차이 언니가 괜히 한번 빼어보던게 뽀록이 났다.

특별히 갖고싶은 선물이 없기도 했지만 유난히 세끼 식사를 아주 맛있게 먹는 언니의 식성도 또한 큰 복이었다.

게다가 짙푸른 녹색을 많이 띈 풋배추 김치를 아주 좋아하기에  

그것도 사서 보태니 흐뭇해할 언니 얼굴을 떠올리며 나도  슬그머니 웃음이 나온다.

 

딸아이는 케잌을 사지않고 굳이 만들어서 모양을 내었다.

이것 저것 챙겨서 한박스 들고가니 언니는 부자처럼 웃으며 반긴다.

냉장고에 그득한 한국음식,..자면서도 배가 부를 그 기분.

"이제 언니는 1-2주 동안은 먹을 임무만 치르면 되겠네"

"그러게 말이다. "

" 그런데, 얘야(딸아이),,,넌 엄마생일에는 작고 모난 케잌하나 덜렁사다 주더니

이모생일에는 어찌 그렇게 일이많은 케잌을 직접 만들어 주냐? 그것도 3층짜리 케잌으로..."

딸아이가 머쓱해 하며 하는말이,

" 으응~ 그것은 같이사는 엄마한테는 집에서 종종 근사한 디너를 차려 줄수 있지만 같이 살지않는 이모는 가끔이니까 이런맛도 있어야죠."

언니는 한국요리를 잘 만들지 못하니까  좋아하는 한식반찬을 보면 이렇듯 부자같은 표정을 쉽게 짓는다.

 

공교롭게도 언니 생일날에 간단하게 여긴 눈수술의 부작용 때문에 다시 수술을 받는날이 되었다.

그것도 나와 같이 동행할 여행계획을 마무리 짓는 단계에서 ,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시작한것이 의사 명령으로 언니의 여행 계획은  접어야 하는 상황까지 되었으니 이제사  후회를 한들 때가 늦어 버렸다.

생일날에 수술받고,  여행도 포기해야 하는 언니의 우울해진 올해 생일날에

언니를 위해 기도로써 안스러운 내 마음을 표시해 본다.

4월이면 만개할  꽃과 함께  저렇듯 예쁘게 가꾼 언니의 정원이

그 마음안에서도 꽃이 활짝 피기를 바라면서...

 

 

                                 

 

Tol and Tol - Last Night Seren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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