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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자만사의 어른'? 좋아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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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6-03-24 ㅣ No.97189

게시판에 들어 와 보니 어떤 분이 제게 그런 칭호를 붙여주셨군요.

하지만 저로서는 참으로 불편한 칭호입니다. 마치 몸에 맞지않는 아주 큰 싸이즈의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합니다.

 

저는 어른이 아닙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어른 입니까?

먼저 나왔다고 다 어른 입니까?

신앙심이 좀 깊다고 해서 다 어른 입니까?

누가 그 신앙심 검증해 준 적이 있습니까?

 

과연 이 게시판에 어른이 있습니까?

아니, 이 시대 우리 사회에 진정한 어른이 계십니까?

저가 흠모하면서 어른이시라고 여겼던 분도 '판단이 흐려졌다'면서 몽둥이질을 해댔샀는데 과연 어른이 계신다 하여 그분이 그들 눈에 어른으로 보이겠습니까?

 

우리는 이미 오래 전에 어른을 잃고 살아오지 않았던 가요?

저는 어른이기를 싫어 합니다.

아직도 현직에 있다보니 그런지 가끔 주위사람들로부터 '존경한다'는 말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입에 혓바늘이 서고 온몸에 닭살이 돋는 것 같아 그 자리에서 그말을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 합니다. 

 

나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 못 됩니다.

60 중반에 들어선 이 나이에도 수틀리면 X팔 X팔 욕도 잘하고

심지어는 싸움도 합니다.

사순시기 대림시기 제외하면 상습적으로 계명을 어기는 일도 합니다.

문화탐방을 인솔해 가는 버스 안에서 걸쭉한 Y담을 자주 늘어놓아서

"국장님이 진짜로 천주교신자 맞으세요?"하는 질문도 듣습니다.(물론 그분도 웃으시면서 하시는 말씀이지만)

 

성직자들께서도 항상 모자란다고 고백하는 신앙을 평신도인 우리 주제에 뭐 그리 자랑할 일이 있겠습니까?

어떤 신부님이 그러시데요.

어항에 물고기를 기르는데 물고기란 눔들이 먹이를 주려고 할 때 모여드는 걸 보면 나를 알아보는 것도 같은데 물을 갈아주고 항상 먹이를 줘도 고맙다고 감사할 줄도 모르고  약한 눔이 먹이를 먹으러 오면 힘센 놈이 달려들어 약한 놈이 먹지 못하게끔 쫓아버리고, 겨우 힘센놈이 먹다가 떨어트린 부스러기를 주워먹으면서도 저들끼리 싸움박질을 하고....

 

굿자만사 모임에 나온다고 다르고 안 나온다고 다른 가요?

개미 떼를 보세요. 여왕개미 일개미 병정개미 별 개미가 다 있고 힘센 눔도 있고 빌빌 싸는 눔도 있고 하지만 우리 눈에 개미는 개미일 뿐이 아닙니까?

 

하느님 편에서 우리를 바라 보시면 참으로 가련하다 이눔들아 하실 겁니다.

우리가 어항속에 사는 물고기임을 인정합시다.

우리가 개미새끼임을 인정합시다.

모두가 어른이고 모두가 아이라 여깁시다.

 

사순시기에 우리 주님께 내 죄 많음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조금이라도 보속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선행을 베푸는데 인색치 맙시다.

 

게시판 형제 자매님들 모두에게 참 평화가 있기를 빕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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