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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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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애 [sunrider] 쪽지 캡슐

2006-05-01 ㅣ No.98892

 

    어머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엄마는 당연히 이런 줄 알았습니다. 한여름 뙤약볕 내리쬐는 텃밭에서 허리띠 졸라매고 비지땀 흘리시며 그렇게 죽어라 힘들게 일 하셔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줄 알았습니다. 김치 몇 조각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걸터 앉아 한끼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당연히 그런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얼어붙은 냇물가에서 찬기서린 얼음조각 맨손으로 걷어 내가며 빨래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일년농사, 바쁜하루 새벽 잠 헤쳐가며 맨발로 뛰시느라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 발톱 깍을 수 없이 닳고 문드러져 손톱밑 살이 쓸려도 엄마는 당연히 그래야 되는 줄 알았습니다. 저녁이면 쇠죽솥에 군불 지펴놓고 하루시름 실어 한숨 내 뱉으시며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냥 넋두리 인줄만 알았는데 한밤중 자다깨어 저만치 방구석 고된 하루에 저린 손발 움켜쥐고 한없이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이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탈출 20,12 :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 하여라.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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