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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수품 25주년 은경축을 축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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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호 [park05] 쪽지 캡슐

2006-05-11 ㅣ No.99299

 

†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성당 정문 앞의 성모상!

아름다운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할머니와 자매님들이 모여와서 우리의 어머니께 기도를 드린 후 성당으로 들어가십니다.


마당에서는 다른 자매님들이 굉장히 분주하시고, 원장 수녀님께서는 겉 저림 김치를 맛있어 보이게 잘도 담그십니다. 고춧가루가 묻은 손이 뻘겋습니다. 한쪽에서는 부침개와 밑반찬을 만들고...모두가 솜씨 있게 정성을 들여 만드시니 보기에도 참으로 흐뭇합니다.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베드로사제가 서품 25주년을 맞아 당신의 자녀들로 하여금 거룩하게 축복받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내려다보고 계십니다.  사목위원들과 회장님 그리고 모두가 분주하게 다니십니다.


성직자의 길은 참으로 험난합니다. 초등학교 6년을 졸업하고 바로 소신학교 들어갈 때 그 모습은 글로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우리는 성소자들을 위하여 기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보고 듣고 느꼈던 당시의 분위기를 글로서 교형자매님들께 올리고자 합니다.


1. 축하미사 시작 전 분위기


4월 마지막 날의 하늘은 맑고 푸르렀습니다. 성당 뒷산의 푸르름은 눈을 시원하게 해줍니다. 부드러운 연두색과 짙은 녹색이 어우러지고, 이름 모를 들꽃이 자태를 뽐내며 아름다움을 선사하기위하여 목을 한껏 뽑아 올립니다.


부드러운 바람이 코끝을 살짝 건드리고 갑니다. 차량들은 공터로 모이기 시작하고 반가운 사람끼리 만나서 악수를 주고받고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습니다. 고운 색깔로 예쁘게 차려입은 할머님과 자매님들이 아름답습니다.


성당 마당엔 천막이 쳐져있고 그 안에 자매님들의 음식을 만드는 모습과 쉴새없이 떠들어대며 이야기를 나누는 정감어린 모습이 마냥 즐거움으로 가득 찬 정말로 잔치 집 분위기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층 강당에는 뷔페 음식이 차려져있고 그 주변으로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북적대기시작 합니다.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한쪽에서는 술과 음식을 차리면서 모든 것을 정리정돈하고 있습니다.


어수선함과 분주함이 어우러진 곳에서 낯설음은 조금도 느껴지지 않고 모두가 익숙해진 노련함이 돋보이며 제 자리를 잘 찾아들어가는 부속품처럼 어긋나지 않는 포근함을 느껴봅니다.


2층 성전으로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 렘브란트의 “돌아온 탕자”의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렘브란트는 개신교 신자이고 이 작품은 가톨릭에서 더 사랑받고 있답니다. 현재 “상 페테스부르그 박물관”에 소장돼있지요.


2층 홀에는 25년을 걸어온 “사제의 길”이 사진으로 잘 나타나 있더군요. 보좌신부 때의 모습과 로마 유학 당시의 모습, 교포 사목할 때의 모습과 본당신부로서의 모습, 성지순례 등등의 사진이 많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성당 안에서는 성가대의 연습이 듣기에도 좋게 연습에 매우 열중입니다. 성가대원은 20여명 정도로 구성되어졌고 화음은 아름답게 잘 어우러집니다. 남성들이 잘 받쳐주고 있어서 음이 살아있었습니다.


이윽고 성당 안에 사람들이 들어차기 시작합니다. 제대 옆에 모셔진 성모님 앞에는 자매님들이 촛불을 켜서 봉헌하고 기도를 드립니다. 아마도 가족의 건강과 평화를 위해서 기도드리지 않나 싶습니다.


봉헌되어진 초는 밝은 빛을 내며 바람결에 따라 넘실넘실 춤을 춰댑니다. 아마도 성가대의 연습성가에 맞춰서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봉헌초가 금새 많아지고 자매님들이 기도를 많이 합니다.


성모님의 얼굴을 바라보았습니다. 지극히 평화롭고 애잔한 미소를 입가에 띠우신 채 사랑스런 눈빛으로 다가오십니다. 너무나도 예쁘신 어머니이십니다.

오늘이 당신의 아들 잔칫날인 것을 알고계시는 눈빛이십니다.


사랑하올 어머니 당신의 아들을 위하여 간절히 기도드리오니 선한 목자로서 양떼를 잘 돌보시고 영 육간에 건강 주시고 빌어주소서. 아멘. 하면서 신자 분들이 아마 오늘만큼은 이렇게 빌지 않았나 싶습니다.


성당안의 전체분위기를 살펴보았습니다. 형형색색의 예쁜 꽃들이 어우러져 군락을 이루고 있는 진달래꽃처럼 또는 철쭉꽃처럼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가 다가옵니다. 우리의 한복이 참으로 아름답고 예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성당 측의 배려로 가족들의 자리는 제대 앞의 2줄이 제공되어졌으며 가족들은 정해진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기도를 올립니다. 카메라맨들이 촬영하기위해 분주히 돌아다니고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어가는 것을 느껴봅니다.


사제 서품25주년 축하미사를 합동으로 집전하시기 위하여 신부님들께서 도착하셨습니다.  곧 이어서 사제 서품25주년 은경축하미사가 거행 된다는 사회자의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습니다.


2. 사제 서품25주년 은경축하미사


입당성가 55장 “착하신 목자”를 성가대의 시작으로 하여 사제단이 뒤에서 입장하고 계십니다. 요한복음 10, 11-15절의 말씀을 성가로 하였습니다. 의미 있는 “주님의 말씀” 가사를 옮겨봅니다.


착하신 목자 우리주님 양들을 위해 목숨 바치니 영원한 생명 얻게 하여 우리를 살게 하시도다. 착하신 목자 우리주님 영원한 생명주시었네 끝없이 푸른 목장에로 모든 양들을 인도하네.


이렇게 하여 1절에서 4절까지를 음미해보면 참으로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입장 순서를 살펴보면 앞에 복사단과 여덟 분의 사제단이 입장하시고 거룩한 미사성제를 합당하게 거행하기위하여 주례사제가 뒤따라 들어가십니다.


카메라맨은 과거로 흘러가는 시간을 억지로 붙들어서 모든 분위기를 필름에 담습니다. 한 순간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이 자기 직분에 매우 충실하게 그리고 분주하게 움직입니다.


미사는 국악미사로 거행되었는데 새로운 미사를 접해보니 가볍고 신선한 충격이 전류로 변해서 온몸을 짜릿하게 경련을 일으켜줍니다. 국악미사가 처음은 아닙니다만 오랜만에 접해보았기 때문으로 느껴집니다.


청주교구의 동창신부님께서 강론을 해주시고 난 다음 성찬의 전례로 들어가면서 점점 엄숙해지고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하며 성령을 초대하시고 거룩한 미사성제가 예수님의 살과 피로 변화됩니다.


성가대의 성체특송은 “임쓰신 가시관”을 합창하였는데 화음이 조화를 잘 이뤄 듣기에 편하고 너무 좋아서 거부감이 없었고 그 곡에 빠져들어서 묵상하기에 좋았습니다.


파견성가는 가톨릭성가 300장 “사제의 마음”으로 하여 사제서품25주년 은경축미사가 끝났습니다. “사제의 마음”은 정말로 사제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는 성가입니다. 가사를 음미해보면 가슴이 찡해옵니다.


사제의 맘은 예수 맘 우리를 애써 돌보시며 어디서나 길 잃은 양 주님께 인도해 주시네. 오! 착한 목자 예수여 네 사제를 축복하사 거룩하게 하시옵고 네 사제 되게 하소서. 거룩하게 하시옵고 네 사제 되게 하소서.


3. 축하식


신부님은 가족석에 앉아계시는 어머니를  앞으로 나오시라고 잡아끄십니다. 당신이 지금이 있기까지 25년 성상을 지켜주신 어머니께 모든 것을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몇 초간이었지만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오늘따라 예쁘고 고운 한복을 곱게 차려입으신 어머니 이십니다. 한복이 불편하고 행여 발에 밟혀서 힘드실까봐 완곡히 거절하신 어머니를 딸과 며느리들이 설득합니다. 오늘만큼은 입으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허리가 아프신 어머니께서는 고운 한복이 참으로 잘 어울리셨습니다. 꾸부정한 자세로 아들 신부님이 목에 걸어주신 화환을 받으시고는 다소곳이 미소를 지으십니다.


저는 어머니의 잔잔한 미소에서 성모님의 인자하신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제 가슴이 아래로부터 미어져 올라오는 충만한 감격의 기쁨을 맛보며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저희 가정은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를 너무나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자녀답게 신앙생활을 더욱 열심히 하여 이웃 형제에게 나누어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여섯 살 돼 보이는 귀여운 화동들 둘이서 꽃을 들고 신부님을 향하여 걸어 나오고 있습니다. 신부님은 화동들의 볼에 뽀뽀를 해주시고 어머니께서는 꽃을 든 손을 잡아주시고는 가슴으로 끌어안으십니다.


이어서 성당 안의 조명이 조절되고 신부님의 약력소개를 사진영상으로 편집하여 만든 25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이어집니다. 배경음악이 부드럽고 듣기 좋은 음악이며 선택을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음악은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으로서 빈소년합창단이 합창한 “sanctus”입니다. 쌍투스는 라틴어로서 “거룩하다”라는 뜻이고 세인트 필립스(리베라)합창단이 부르기도 했지요.


보좌신부님 때로부터  로마에 유학과정과 미국, 캐나다의 교포사목, 그리고 본당을 맡으셨을 때와 유럽에 성지순례를 다녀왔을 때의 사진영상과 지리산의 산상미사가 알프스에서의 산상미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목회장의 축사가 이어지고 영적예물과 물적 예물 증정이 있었는데 영적예물에서는 많은 신자들이 신부님을 위한 기도를 많이 해주셔서 감명 깊었습니다. 그리고 물적 예물도 많이 하심을 알았습니다.


신부님의 아들신부님이 묵상하기에 편한 축시를 낭송해 주셨습니다. 이어서 청주교구의 송 열섭 동창 신부님께서 축사를 해주셨는데 약간의 유머와 함께 재치 있게 해주셔서 신자들이 웃는 소동이 생겼습니다.


소신학교(중학) 때 기숙사 생활시절에 손, 발이 동상에 걸려 쩍쩍 갈라지고 고생했던 아픔을... 사제의 길을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이야기부터 “DOG"라는 별명을 얻고서는 영어단어를 뒤집어서 해학적으로 하느님께서 선택하셨다 해서 “GOD" 로 부르신 동창신부님 이셨습니다.


사실 어렸을 때 별명이 “불독”이었습니다. 한번 물면 안 놓는다는 말이지요. 신부님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라틴어로 복사를 할 때 어른들로부터 “요놈 크면 딱 신부 감이야” 하는 이야기를 무척 들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성소의 길로 들어선 신부님은 그 뒤에 어머니가 계셨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셔서 기도를 하시다가 새벽미사 갈 시간이 되면 저와 신부님을 같이 깨웁니다. 어머니의 기도는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으십니다.


성당에 갈 준비를 마치고 대문을 나갈 때쯤이면 동네 아래서 친구들4~5명 이 옵니다. 같이 떼를 지어 가다가 무서운 곳을 지나갑니다. 언제나 습기 있고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혼자 지나갈 때는 머리털이 서는 곳입니다.


어려서는 몰랐지만 그 곳이 지금은 성지로 개발 되어진 곳입니다. 바위로 둘러쳐진 주변의 그 아래는 내가 흐르고 그 물에 밀어 넣어서 수장을 시켰다고 합니다. 


성당에 도착하면 많은 복사들을 만나고 당시의 소년들이 지금은 신부님이 되어서 만납니다. 눈이오나 비가 오나 사시사철을 아들들을 성당에 보낸 후 어머니의 기도는 계속 이어지시고 아들들이 돌아오면 끝이 나십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성모님의 보살핌, 그리고 하느님께서 선택하여 주심으로서 오늘이 있게 되었고 이 모든 영광은 오로지 “주님께서 쓰시겠답니다.”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성가대의 은경축가가 이어지고 베드로 신부님의 답사가 이어졌습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낮은 자세로 겸손과 비움, 그리고 나눔 이었고 모든 것에 대한 감사”였다고 하겠습니다.


사제수품25주년이라는 반환점을 돌아서 다시 시작하는 신부님의 새로운 좌표는 “십자가는 하느님의 힘입니다.”로 정하셨습니다. 사도바울로가 소스테네와 함께 고린토의 하느님 교회에 쓴 편지글입니다.


4. 축하연


모든 형제자매님들의 도움으로 축하연이 멋들어지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술과 음료에 갖은 안주거리, 그리고 과거 부임지의 성당에서 많은 교우님들이 신부님이 보고 싶다고 찾아주셨으니 얼마나 감사할 일입니까? 모두가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맺음말


저는 가족의 대표로서, 모든 일에 정성을 들여 주신 보좌신부님, 원장수녀님과 사목회장님, 사목위원 여러분과 그리고 맡은 분야에서 열심히 봉사해주신 형제자매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아름다운 노래로 봉사해주신 성가대에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저희 어머니에게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사랑을 주신 모든 교우 분들께도 고마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가족이 하느님 은총을 받은 성가정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더욱 겸손하며 열심히 기도생활하고 충실히 살아가는 것이 교우님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겠습니다. 교우님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평화를 빕니다.   샬 롬.


                                           

                                                  2006년  5월  8일

 

※ 제 블로그에 저장해 놓은 글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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