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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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주인 없는 차를 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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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중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갔는데 아파트 마당에 서있는 아들의 차가 바로 눈에 들어옵니다. 이 차의 임자는 오늘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주인이 없습니다. 앞으로 16일간은 그자리에서 꼼짝도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 부부는 면허증은 있으나 연수를 받지 않아 운전을 전혀 못합니다. 그림의 떡이지요.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한사람이라도 연수를 받아 그동안 유용하게 써먹을 것을, 아들은 어젯밤에 아빠에게 며칠에 한번씩 시동을 걸었다가 꺼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직접 차로 가서 연습을 시켰답니다. 16일간 그대로 놔두면 방전이 된다나 어쩐다나 하면서........ 사실 운전 못하는 사람은 무서워서 함부로 차에 손 못댑니다.
얼마전 제주도에 가면서는 공항 주차장에 사흘간 놔두었었는데 주차비가 하루에 만원씩 해서 3만원을 냈답니다. 인천공항에 16일간 놔두면 아마도 상당한 주차비가 나오기도 하겠지만 방전때문에라도 공항버스를 타고 간 모양입니다. 운전을 할 줄 알았더면 공항에 데려다주고 차를 가져올 수도 있었으련만....
잘 도착했는지 어쨌는지 소식도 없고 빈차를 바라보니 괜히 쓸쓸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네팔의 안나 푸르나를 가느니, 터키를 가느니, 인도의 타지미르를 가느니, 하면서 한두달간의 배낭여행 노래를 불렀었는데, 혼자 외국으로 배낭여행 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고 극구 말려 단체여행을 가게 된 것만도 다행이란 생각입니다. 그래도 처음 나가는 외국여행이어서 무척 걱정이 됩니다. 어린 자식들을 외국에 유학 보내놓고 사는 부모들은 어떻게 사는지......
이번에 나도 함께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장시간 비행기 탈 자신이 없고 너무 컨디션이 좋지 않아 긴 여행이 무리라는 생각에 포기하고 말았죠.
아들은 이번이 아니면 긴 여행을 갈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다부진 결심을 한 모양입니다. 그런데 9개국을 간다는 말만 들었지 처음 도착지가 어디인지도 듣지 못했답니다. 여행준비하는데 뭐가 그리 복잡한지 꼬치꼬치 물으면 헷갈린다고 짜증을 내서 묻지 못했습니다. 등산화에서 모자, 약봉지들, 등산복까지 며칠을 준비하더라구요. 끄는 가방, 짊어지는 룩색, 어깨에 메는 작은 가방까지, 여행가는데 그렇게 짐이 많다면 난 사양하고 싶더군요. 작은 가방 하나만 달랑 메고 간다면 몰라도.....
아들의 빈방이 썰렁합니다. 자식은 아무리 커도 마음을 졸이게 하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남편이 중국에 갔을 적엔 아무 걱정도 안했는데, 자식은 꼭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같이 마음이 안 놓이네요.
얼마전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좁쌀처럼 음식 먹을때마다 입장료 낼 때마다 핸드폰에 뭔가를 콕콕 찍어대길래, 뭐하냐고 물으니까 지출한 돈 액수를 적는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합계가 나오는 것 같더라구요. 카드로 결제하고 대충 계산하여 엄마가 그 돈 다 주겠다고 해도 막무가내였죠. 제것은 제가, 엄마 것은 엄마가 반반씩 부담하자는 거였어요. 자기가 백수가 아니면 다 내주겠는데 불행히도 현재는 수입이 없으니 엄마 것은 엄마가 내라나요.ㅎㅎㅎ 그러고는 돈이 나갈 때마다 핸드폰에다 콕콕 찍는 겁니다. 그리곤 "지금까지 얼마 얼마 썼네" 하는 겁니다. 내 참 좀스러워서.....
그러고도 흰소리를 합니다. 3년 전에 대체복무 하러 시골로 내려갈 때 차를 사면서 나에게 빌려간 돈 1600만원은 월급 타서 조금씩 갚는다더니, 한푼도 못갚았습니다. 공중보건의 3년에 빚안지고 나오면 다행이라고 땡스라고 하면서.... 다들 마이너스 통장에 빚지고 나온다나요. 하기야 많지도 않은 월급에 객지에서 밥 사먹고 장거리에 기름값, 용돈 쓰다 보면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차 살때 빌려준 돈은 그만두라고 부모가 자식에게 차 사준 걸 뭘 갚냐고 하였더니 여전히 돈 벌어서 갚을거라고 흰소리를 합니다. 그리고 유럽여행은 제대할 때 받은 퇴직금 까불러버리려고 간 것이죠. 그래도 내자식이라 그런지 어찌 하는 짓이 그리도 귀여운지, 핸드폰에 콕콕 찍어대던 그 모습을 생각만 해도 빙그레 웃음이 터집니다. 오늘 떠났는데 벌써 보고 싶어지네요. 무사히 다녀오라고 기도할 일이 하나 더 생겼네요. (2006년 5월 19일 밤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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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호 | 제목 | 등록일 | 작성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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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658 | 영성체 후 묵상 (5월20일)|5| | 2006-05-20 | 정정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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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655 | (86) 주인 없는 차를 보며|13| | 2006-05-20 | 유정자 |
| 99654 | {시편 제68장} :: 주님께 찬미 노래 불러라. 셀라|5| | 2006-05-19 | 최인숙 |
| 99652 | 주여, 저를 온전히 받으소서.|9| | 2006-05-19 | 최인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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