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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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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6-05-25 ㅣ No.99844

 

어머니. 부르고 또 불러 봐도 그리움만 커지는 어머니 란 단어.......

18년 전에 저 세상으로 가신 어머니 생각에 계속 며칠째 가슴이 아프다.

어머니 제삿날을 며칠 앞두고 형수님한테서 전화가 왔다. 며칠 망설이다가

하는 전화라고 하셨다.

“금년부터 어머님 제사를 7월에 드리는 아버님제사 때에 겸해서 지냈으면 좋겠

다. 지금까지는 따로 제사를 드렸지만 내 나이가 이젠 70살인데 따로 차리기가

너무 힘이 든다. 요즘은 다른 집들도 그렇게 한꺼번에 하는 집들이 많은데 우리

도 남들처럼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셨다.


그간 혼자 사시는 형수님의 입장을 생각하고 또한 한창 나이인 장조카 내외가

아이들 가르치노라고 부부가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을 보면서 제사비용 부담

만은 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둘째인 나와 셋째인 남동생이 제사비용을 전

담하다시피 하고 제삿날은 아내와 제수씨가 열일을 젖혀놓고 아침 일찍부터 모

여서 3동서가 함께 제수 음식을 장만했는데도 종부인 형수님께서 나이가 드시니

이제는 힘에 버거운 신 듯 했다.

서운하다 하는 동생을 다독여서 “형수님이 이젠 7순이신데 봐 드려야지 어쩌느

냐? 우리야 그저 제수비용만 보내주면 되지만 본인께서는 아무리 아래동서들이

거들어 주어도 마음부담은 딴 사람에 비해 훨씬 크실 것 아니냐? 나는 이미 그

렇게 하시도록 하세요 라고 했다”하면서 막내라서 나보다 어머니를 더 극진하

게 여겼던 동생한테 다른 말이 나오지 않도록 입단도리를 했다.

“어머니 제삿날에 내가 집사람하고 우리 성당에 연미사를 봉헌할 테니 성당은

어떤 덴가 핑계 삼아 너희 내외가 한번 오면 더좋고..?”라고 했더니

“엄마가 신자도 아니셨는데 성당에는 왜 가요? 절이라면 또 몰라도...”하면서

서운한 마음에서 그런지 퉁명스럽기까지 했었다.

하지만 전들 어쩌랴? 이젠 노인이신 종부가 그렇게 하시겠다는데야.....


제사란 가가예문이라고 집집마다 지내는 방식도 지내는 법도 조금씩 차이가 나

는 게 아니던가.

하지만 경상북도 북부지역 유교집안인 우리 집에서는 돌아가신 분을 위해 5일장

을 지냈고 3년 상(喪)을 지낸 후에 빈소 탈상을 했었다.

내가 10살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을 때 3년 동안 매일 아침저녁으로 빈소에 상

식(上食)상을 차려서 올리고 삼베 두루마기를 입은 10살 소년인 내가 곡(哭)을

해야만 했었다.

동생은 겨우 2살, 형님은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셨으니 그렇고 누나가 둘이나 있

었지만 그 당시 법도에는 여자는 제사 외에는 소용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음력 초하룻날과 보름날에는 삭망(朔望)이라고 하여 비가 오나 눈

이 오나 5리길이나 되는 아버지 산소에 새벽 일찍 다녀와서 학교에 가야만 했다.

가끔씩 어머니께서 아직 어둑어둑한데 어린 나를 혼자 산소에 보내기가 애처롭

다고 하시면서 내 뒤를 따라 오셨었지만 아버지 산소에 가서 엄마가 자꾸만 묘

를 붙잡고 우시는 걸 보고서는 앞으로 엄마가 산소에 따라오면 나는 절대로 산

소에 안 간다고 땡깡을 부려서 3,4,5학년 동안의 3년 탈상기간을 나는 할아버

지 성화를 못 이긴 체 상주로서의 도리를 다해야만 했었다.


동네 이웃들이 내가 서울 배재중학교에 붙어서 인사를 드리러 갔더니

“어린 것이 뭘 안다고 아침저녁으로 아이고 아이고 곡을 해서 그 소리를 들으 

면 고만 가슴이 알쫀해서 밥쌀 씻다가 바가지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는데 니가

서울 가서 좋은 학교에 철썩 붙는 걸 보면 하늘이 없는 게 아이데이”라며

내 등을 토닥여 주시며 반기셨던 기억도 난다.


그랬던 내가 이젠 아머니 제사마저도 따로 차려드리지 못하는 불효자가 되고 말

았으니 연미사를 드리면서도 자꾸만 눈물이 내 앞을 가리었다.

어쩌랴 시대가 그런 것을..... 어머니 이렇게나마..불효자는 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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