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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인생의 마지막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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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희 [edohyy] 쪽지 캡슐

2020-03-11 ㅣ No.219819

<'완벽주의자'

베토벤인생의 마지막 메시지>

 박수를쳐라, 희극은 끝났다!


음악의 성인으로 칭송받는 베토벤의 마지막 작품은 현악 4중주 16번, 작품 번호 135번입니다. 베토벤은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에서 불멸의 업적을 남겼지만, 특히 교향곡과 피아노 소나타  그리고 현악 4중주에서 그가 쌓은 업적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성역입니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위대한 작곡가로 알려진 베토벤이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 남은 힘을 다해 작곡한 최후의 대작인 현악 4중주 16번 마지막 악장에는 뜻 모를 말이 적혀 있어 지금까지 수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 채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고통스럽고 힘들게 내린 

결심(Der Schwergefasste Entschluss')이라는 말에 이어 꼭 그래야만 하나(Muss es sein?')라는 물음을 던진 다음 뜸을 들이다'그래야만 한다(Es muss sein')라는 답을 적어 넣었습니다.

 

여러 추측 중 가정부에게 지급할 급여를 놓고 고민한 흔적이라는 주장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지만, 매사 까다롭고 철저했던 베토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으리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런 점에서 이것은 단편적인 하나의 사건이라기보다 그가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에게 다시 한 번 던지는 마지막 질문이고, 

아울러 마지막으로 얻은 해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평생에 걸쳐 그가 행한 모든 일이 끝없는 고뇌의 산물이었다는 것이고, 언제나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확실한 증거를 마지막 작품의 마지막 악장에 독백으로 남긴 것이지요. 아닌게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베토벤만큼 많은 스케치를 거치면서 고치고  또 고친 작곡가는 없었습니다. 그가 남긴 많은 스케치를 보면,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어떤 고민을 했고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수정하고 다듬었는지 낱낱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고뇌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힘들었는지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대부분의 작곡가는 왕족이나 귀족에게 고용돼 일정한 급여를 받으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작품을 원하는 만큼 요구하는 시간에 맞춰 만들어야 했지만 베토벤은 유별난 성격과 타협을 모르는 고집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고, 그럴 생각도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스스로 '선택한 최초의 프리랜서 작곡가'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고정 월급을 받는 대신 작품을 출판하거나 연주회를 열어 돈을 벌어야 했고, 개인 교습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수업료를 받아 생계를 이어갔습니다.생계를 위해 피아노를 가르친 학생 중에는 귀족의 자녀가 많았고, 특히 젊은 여성이 많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그들과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작곡가라 해도 귀족과 평민이라는 신분의 벽을 뛰어 넘을 수 없었고, 그것이 내성적이고 자존심 강한 베토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평생 독신으로 살게 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현악4중주 16번의 마지막 4악장은 알레그로 그라베 즉 '빠르고 장엄하게'입니다. 비올라와 첼로가'그래야만 하는가?'라고 물으면 바이올린이 부드럽니만 망설이는 듯 머뭇거립니다. 

 

비올라와 첼로가 거듭 질문하자 바이올린의 태도도 점점 분명해지며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빠르고 경쾌하게 '그래야만 한다'는 확고한 대답을 던집니다. 이렇듯 치열했던 베토벤의 삶은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 또 한 번 묘한 여운을 던지며 사람들의 마음을 어지럽힙니다.

 

전하는 말에 따르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박수를 쳐라, 희극은 끝났다"라고 합니다. 어찌 보면 삶의 무대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한 한 광대의 독백 같습니다. 또 어찌 보면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고 싶어 몸부림을 쳐보지만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 한 인간의 절규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죽음의 문턱을 넘으면서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자유와 사랑, 음악과 예술에 대한 열망을 그토록 처연하게 외졌는지 모릅니다. 

 

오늘날 무언가를 쉽게 선택했다가 그보다 더 쉽게 포기하면서 그렇게 지나친 인연과 사연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잊어버리는 우리에게 베토벤의 삶과 음악은 무겁고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음악이 있고 그것을 만든 그의 삶이 있었기에, 참을 수 없이 갸벼워진 우리의 존재와 자아가 아직도 이 땅을 굳건히 딛고 서서 몰아치는 비바람에도 아랑곳없이, 먼 하늘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박수를쳐라, 희극은 끝났다!

 

 

[출처]작성자 날아랑.  

글옮긴이~이도희(아오스딩) 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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