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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 헐크' 마크 러팔로, 전 지구적 환경 오염을 고발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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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사는 길] 듀폰·SK 등 글로벌 화학기업의 거짓말 영화 <다크 워터스(Dark Waters)>(토드 헤인즈 감독, 2019)는 전 세계 150개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화학기업 듀폰(Dupont)이 미 동부 웨스트버지니아주 파커스버그라는 마을에서 일으킨 화학물질 사고를 롭 빌럿이라는 변호사가 1998년부터 20여 년간 파헤친 실화를 그리고 있다. <다크 워터스> 그리고 <슬로우 데스> 1998년 파커스버그의 듀폰 공장 인근에서 가족 농장을 운영하던 테넌트가 신시내티에 있는 빌럿의 법률사무소를 찾아온다. 문제의 시작은 1980년대 그의 농장 일부 터를 듀폰에 매립지 용도로 매각한 후부터였다. 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야생동식물이 죽어 나갔고, 냇가에선 물고기가 자취를 감췄다. 1990년대 말 들어서 농장 소들은 내부 장기가 비대해지면서 죽기 시작했다. ![]()
'어디에나 있어' 위험한 화학물질
"어디에나 있다(It’s everywhere)." 마치 범신론의 종교적 언명처럼 느껴지는 이 표현은 사실 듀폰이 자신들이 생산한 테플론(Teflon)을 홍보하면서 사용한 문구다. 듀폰이 이런 표현을 자신 있게 쓴 이유는 뭘까? 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테플론이 어떤 물질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테플론 제조 시 사용되는 과불화옥탄산(perfluoro octanoic acid, PFOA)은 '어디에나 있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라는 점이다. 과불화옥탄산은 탄소 8개로 이루어진 분자구조 때문에 영화에서처럼 'C8'이라고도 불린다. 보건학 전문가인 임종한 인하대 교수는 지난 3월 18일 자 <중앙일보> 칼럼에서 'PFOA는 우리 몸에서 잘 배출되지 않는 잔류성 유기화합물로 환경호르몬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과불화옥탄산에 대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발암 가능성 있는 물질'로 분류했고, 국제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도 발암물질(Group 2B)로 분류하고 있다.
실제 듀폰 집단 소송에서 과정에서 역학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과학위원회는 장기간에 걸친 파커스버그 6만9800명 주민의 혈액 표본 분석 등을 통해 과불화옥탄산이 신장암, 고환암, 갑상샘 질환 등 6가지 질병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과불화옥탄산과 같은 물질은 사람뿐만 아니라 생물에게도 축적되고 있다. <슬로우 데스>에 따르면, 북극곰 체내에서 과불화옥탄산과 같은 과불화화합물이 양이 2000년 이후 약 2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마크 러팔로가 "과불화옥탄산은 우리 몸에 축적돼 중증 질병과 암을 유발한다는 게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지구상 99퍼센트 생물의 몸 안에 있고 우리도 감염됐다. 기업은 최소 40년 동안 이 약품을 유출해왔고 이를 숨겨왔다"라고 외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오염 공장에 지배당한 마을
파커스버그는 북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 중 하나이다. 듀폰은 여기에 '워싱턴 워크'라는 대형 화학공장을 세우면서 2000여 가구에 고임금 일자리를 제공했다. 듀폰 이름이 붙은 공공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비슷한 규모의 간접 일자리도 만들어졌다. ![]()
우리나라에도 비슷한 곳이 있다.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있는 ㈜영풍의 석포제련소 주변 마을 분위기가 그렇다. 낙동강 최상류에 있는 석포제련소는 크고 작은 오염물질을 낙동강으로 방류해 문제를 일으켰다. 납·카드뮴·비소 등 중금속에 의한 토양오염이 벌어졌지만, 석포제련소 측의 원상 복구는 지지부진하다. 더욱이 때를 가리지 않은 화학물질 성분 악취로 주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지만, 정작 이곳에 근무하는 이들은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는 환경단체의 현장 조사를 실력으로 저지하는 이들도 있다. 이는 미국이나 대한민국이나 한 종류의 산업에 종속된 지역의 특징이다. 다른 말로 오염 배출 공장에 지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오염 공장에 지배받는 주민 역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듀폰은 1951년부터 파커스버그 공장에서 테플론 생산에 과불화옥탄산을 사용했다. 1961년 듀폰은 과불화옥탄산에 노출된 쥐의 간이 비대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1981년에는 과불화옥탄산을 다루던 8명의 여성 중 2명이 거의 비슷한 형태의 기형아를 출산했다. 듀폰은 두 여성을 공장 다른 부서로 이동시켰다. 이어 진행 중이던 인체 건강 연구 역시 중단하고 비밀에 부쳤다. 이러한 사실은 원고 측 변호인들이 듀폰의 150만 쪽 자료에서 확인한 내용이다.
글로벌 화학기업의 거짓말
글로벌 대기업의 거짓말은, 특히 화학기업의 거짓말은 거짓말의 매개가 화학물질이고 그 대상이 인간과 자연생태계라는 점에서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듀폰은 연간 25조 원이라는 매출액을 올리고 있다. 듀폰이 8000억 원 보상금은 지구적 차원으로 볼 때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가 듀폰의 배상금을 10억 달러는 예상했는데 이보다 적은 금액이었기 때문에 듀폰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했다고 한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대응운동을 하고 있는 정미란 환경운동연합 국장은 "<다크 워터스>는 단순히 미국 사례만 보여주는 영화가 아닌 것 같다"면서 "우리나라 현실을 적용할 수 있는 실사판"이라고 설명했다. 영화 <다크 워터스>에서 듀폰 관계자는 자신들이 인류 발전을 위해 안전한 화학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식으로 말한다. 마치 옥시와 SK케미칼 등이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을 가습기살균제에 넣고도 인체에 안전하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레이첼 카슨은 <침묵의 봄>(김은령 옮김, 홍욱희 감수, 에코리브르 펴냄)에서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위험한 화학물질과 접촉하게 되었다. 배 속에 잉태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라고 지적했다. 거의 60여 년 전인 1962년에 한 말이다. 또 불임 등 수많은 질병은 태아기 때 독성 화학물질 노출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거의 모든 환경문제의 근원
<슬로우 데스> 저자들은 과거 '환경오염' 이미지가 검은 연기를 내뿜는 거대한 굴뚝이었다면 이제는 그것과 함께 독성 화학물질이 함유된 제품까지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달라붙지 않는 프라이팬 등 난스틱 제품 사용 자제, △플라스틱 용기 사용 자제, △되도록 천연 세제 사용 등을 실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도둑맞은 미래(Ourstolen Future)>(권복규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의 공동 저자인 테오 콜본은 "호르몬 교란 현상은 기후위기 문제와 마찬가지로 우리 사회의 화석연료 중독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지적한다. 흔히 발견되는 대부분의 환경호르몬이 석유 등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화학물질 전문가인 김신범 동과환경연구소 부소장은 "화학물질 문제는 핵과 기후 위기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우리 인류 공동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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