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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문화로 표현되는 전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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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성 [cosmos5619] 쪽지 캡슐

2006-06-07 ㅣ No.100446



전통 문화로 표현되는 전례



전례는 하느님께 드리는 교회의 예배입니다. 이 예배의 핵심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로 이루어진 파스카 신비입니다. 그런데 이 파스카 신비를 표현할 도구는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자기네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화가 배어 있는 행동 양식, 의복, 습관 등이 아니겠습니까?

바로 이 때문에 전례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서 외적으로 서로 다른 모습을 갖게 되었던 것입니다. 똑같은 내용(파스카 신비)을 표현하는 방식이 각 민족에 따라 또 시대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이처럼 지극히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우리 천주교가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똑같은 모양의 전례를 가지고 있기에 전례란 전혀 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렇게 하나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불과 400년 전의 일이며, 그 이전에는 로마 교회에 속하면서도 다른 양식의 전례가 여러 가지 있었던 사실을 우리는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또 현재의 전례가 400년 전과 하나도 다르지 않는 그러한 것이 아니며, 시대에 따라, 학문의 발전에 따라 조금씩 변모해 온 것을 감안한다면 불변하는 전례란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서양에서 가장 맛있다고 여겨지는 치즈에서는 오랫동안 씻지 않은 발에서 나는 것과 같은,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납니다. 따라서 우리 한국인이 먹기에는 많은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마찬가지로 서양인이 우리 김치를 두고 코를 막는 것 역시 우리에게는 그렇게도 소중한 김치가 그들에게는 고약한 냄새덩어리 정도로밖에는 여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문화의 차이입니다.

유럽에서는 당연시되는 전례의 표현 양식들이 우리에게는 어색한 것이 될 수도 있는 까닭은 바로 이러한 문화의 차이 때문인 것입니다.



하느님은 세상의 창조주

 



우리는 하느님이 온 세상을 창조하신 분이심을 믿는다고 사도신경을 빌려 매 주일 미사 때마다 고백합니다. 이 말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다 하느님의 피조물이라는 사실과, 하느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은 다 좋은 것이라는 사실을 말하는 것입니다. 또 하느님이 인간에게 이 세상을 맡기셨다는 것은, 당신이 만드신 좋은 것을 보존, 발전시키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사실로써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민족도 하느님의 피조물이요, 우리 안에 간직되어 있는 전통 문화 역시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이 전통 문화를 보존, 발전시킬 임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여기에, 왜 하느님을 찬미하는 수단인 전례가 우리 문화로 이루어져야 하는지, 다시 말해 전례의 토착화가 왜 필요한지에 대한 근거와 이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서구화되어 있으므로 토착화가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바로 그 때문에 토착화는 필요합니다. 서구화가 되어 있다는 것은, 하느님이 우리 민족에게 주신 선물인 전통 문화를 그만큼 잃어버렸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따라서 그것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 문화로 하느님을 찬미하고 또한 파스카 신비를 우리나라에 선포할 수 있도록 전례의 토착화를 이루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도 필요한 일인 것입니다. 다시 말해 토착화는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그런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과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김인영 신부님의 「제대와 감실의 싸움」 전례서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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