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난 한 선비가 남의 집 머슴을 살면서도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겠다는 일념으로 아들을 서당에 보내 공부시켰다. 그 아들이 열심히 공부하여 아버지의 바램을 저버리지 않고 과거시험에 합격해 관리가 되었다. 그는 남의 집 머슴을 살면서도 언제나 양반 집안의 체통을 잃지 않았던 그 아버지의 당당함을 배워 관리로서 성공하여 정승의 벼슬에까지 올랐다. 그런데 그 정승의 아들은 고관대작의 자녀들과 함께 좋은 선생을 두고 교육을 받았으나 공부에는 별 마음이 없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과 계집 그리고 노름방을 돌며 돈을 탕진하는 것이 일과였다. ◇하루는 아버지가 그를 불러 “얘야, 나는 네 할아버지가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면서도 집안을 일으켜보겠다는 일념으로 나를 공부시켜 정승까지 되었는데, 너는 부족한 것없이 자라면서 왜 공부는 하지 않고 매일 허랑방탕 세월만 보내느냐, 정신 차리고 과거시험에 나갈 준비를 해라”하고 꾸짖었다. 이에 그 아들 왈 “아버지, 아버지는 머슴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나는 정승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찌 아버지의 그 궁색했던 과거를 나의 오늘에 견주려 하십니까? 나는 관직에 나가지 않아도 먹고 살 것이 풍족한데 뭐 하러 고생스럽게 밤늦게까지 공부할 필요가 있겠습니까?”라고 했다. ◇우리 교계에도 이와 유사한 일들이 있다. 그 아버지는 보릿고개도 넘기기 어려운 집안에서, 고무신 한 켤레도 사 신기 어려워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는 그 고무신이 닳을까봐 손에 들고 학교를 다니며 근검절약으로 고학하여 후에 목사가 되어 큰 교회를 이루었다. 그런 목회자들의 자녀들 가운데 하루 저녁 친구들과 어울려 먹는 술값이 수백 수천만원이 되고, 여성 편력으로 수십억원씩 탕진하는 자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자력으로 사업에 성공하여 그런 돈을 쓰고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 그들이 쓰는 돈은 십중팔구 목사인 그 아버지가 어떻게 만든 비자금의 일부일 것이다. 아마 그들도 ‘아버지는 고무신 한 결레 사 신기도 어려운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나는 년간 수백억원의 헌금을 마음대로 주무르는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고 항변할지 모른다. ◇한국교회의 한 대형교회 목사가 자신의 아들들이 교회 다니지 않는다고 실토한 일이 있듯이, 성공한 목회자들의 자녀들 가운데 실제로 교회와 담을 쌓고 사는 자들도 있다. 뿐만 아니라, 거룩한 하나님 앞에 받쳐진 헌금이 합당한 절차를 통해 집행되지 아니하고 편법으로 사용화(私用化) 되어 목회자 가족의 사업자금으로 흘러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야고보는 경고한다. 하나님의 집에서 심판이 시작될 때에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땅에서 사치하고 연락하여 도살의 날에 너희 마음을 살찌게 하였도다”(약5:3~5)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