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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老代母)의 기도 [신앙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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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모(老代母)의 기도 [신앙단상] (평화신문) 김선동 루카(가톨릭신문출판인협회(CJPA/Seoul) 회장
촛불을 밝히고 묵주 알을 굴리십니다. 한 달에 한 번꼴로 내려가는 대구의 어머니 집에서 늘 맞닥뜨리는 새벽 광경입니다. 어머니는 당신이 누구보다도 더 많이 기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 6남매와 그들 가정의 안녕, 다 키워 가슴에 묻은 둘째 형님 영혼의 구원을 비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그뿐만이 아닌 걸 저는 잘 압니다. 요즘 들어 “종남이가 성체를 모셔야 할 텐데”라고 입버릇처럼 하시는 말씀을 통해서요.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 시행되던 때지요. 그때 우리 가족은 집에서 10리쯤 떨어진 칠성성당에 다녔습니다. 지금 고성성당인 그곳은 공단을 끼고 있었지요. 일손이 크게 부족해 여학교를 갓 졸업한 영남 각지 처녀들을 대거 데려다가 야학을 운영하면서 일을 시켰지요. 어린 처녀들이 고향 부모 형제를 그리며 눈물짓던 객지는 선교의 황금어장이었지요. 유학을 마치고 갓 돌아와 부임한 보좌 신부님에게 마흔 명이 넘는 기숙 여공들이 단체로 예비신자 교리를 신청했을 때 “젊고 잘생긴 신부가 오니까 마귀들이 들끓는구나” 하시며 직접 나서서 교리를 맡으셨답니다. 그 시절 젊고 활동적이었던 어머니는 경남 산청 처녀 ‘종남’이 누님을 첫 대녀로 맞아들였습니다. 11번째 만에 생긴 첫 손녀여서 온 집안 어른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듯이 누님도 마찬가지였지요. 어머니의 대녀를 떠나 아버님의 장녀요, 우리 형제들의 큰 누님이며, 온 친척의 피붙이였지요.
주말이면 모든 가족은 누님을 오길 기다렸고 도란도란 밤 깊도록 얘기를 나누곤 했지요. 누님도 스스럼없이 한가족이 되었고요. 만난 개신교 신자와 열애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되었지요. 그 일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다른 가족과 달리 아마 어머니는 그토록 사랑했던 딸에 대한 배신감, 대녀 교육에 있어서 자책감, 다른 교우들을 대할 때 느끼는 수치심으로 크게 상처받고 악몽에 시달리셨을 겁니다. 애(愛)와 증(憎) 중 사랑만 남았다는 걸 저는 압니다. “종남이가 성체를 모셔야 할 텐데…”라는 말씀을 통해서요. 유물론이 득세하겠지만, 성체를 모시는 것은 이와 정반대이지요. 예수님께서는 당신 몸을 먹는 사람을 당신처럼 거룩한 사람으로 변화시켜 강생구속의 신비를 무결하게 완성하십니다. “누님! 어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 예전처럼 밥 한번 함께 지어 먹어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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