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목(碑木)
초연이 쓸고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녁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 1964년 백암산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초급장교는 따스한 석양이 빨간 단풍에 물들기 시작한 초가을 오후 순찰 중에 잡초만 우거진 비무장지대의 양지바른 산모퉁이에서 이끼 낀 돌무더기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팻말처럼 보이는 썩은 나무등걸을 바라보며 그 돌무더기가 어느 무명용사의 죽음을 기리기 위한 전우애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녹슨 철모와 이끼로 뒤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켜선 새하얀 산목련 속에서 초급장교는 돌무덤의 주인도 자신과 같은 또래의 젊은 무명용사였을 것임을 알고 있었기에 화약냄새가 채 가시지 않은 그 곳에서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비목"은 그렇게 채 꽃피우지 못하고 산화한 젊은 무명용사를 기리기 위해 탄생된 헌시입니다. 이 시에 곡을 부쳐 탄생한 곡이 바로 국민가곡 "비목"입니다. 아직도 비목조차도 없이 이 산하에 쓸쓸히 묻혀 계시는 전사자들 유해발굴에 군당국은 최선을 다해야 할것입니다.
7년째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육군 50사단이 지난 5월 경북 칠곡군
일대에서 완전 유해 2구를 포함한 유해 102구와 유류품 793점을 발굴해 영결식을 거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