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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날의 아내 - 봄의 햇빛 같은 행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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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날의 아내 - 봄볓 같은 행복 천재지변(天災地變)이나 전란(戰亂) 과 같은 시련(試鍊)이 오면 종교의 참 모습이 나타난다. 말세(末世)의 위기의식(危機意識)과 가치관의 혼돈(混沌)에서 청명(淸明)의 옹달샘이 솟는 것이다. 그래서 옛말대로 난세(亂世)에 충신과 영웅이 나고 가빈(家貧)속에서 효자(孝子)가 나오는 것이다.
성철(性徹)스님이 려말(麗末)의 보조지눌(普照智訥)스님의 지론(持論)인 「돈오점수(頓悟漸修)」를 공박(攻駁)하는 바람에 세간(世間)에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아무리 종정(宗正)의 자리라하더라도 어딜 감히 조사(祖師)의 깨우침을 문제삼는단 말인가? 하는 것이 세론(世論)이었다.
경전(經典)의 권위나 언어(言語)에 의한 불교가 아니라 오직 불교의 개조(開祖) 붓다 석가모니로 돌아가서 붓다의 「정법안장(定法眼藏)」을 체득하고 불교의 요체(要諦)를 실천하려는 선종(禪宗) - 「장좌불와 (長坐不臥)」 8년 - 그 열화(熱火)같은 정열과 추상(秋霜)같은 인고(忍苦)의 길에서 보면 뜨뜻한 아랫목에 앉아 불경이나 웅얼대고 궤변(詭辯)으로 대승(大乘)을 논(論)하며 학승(學僧)운운 하는 얼치기들에게 얼마나 구역질이 났겠는가?
숭산(崇山) 소림사(少林寺)는 정파(正派) 무림(武林)의 태두(泰斗)이다. 그 개조(開祖)인 보리달마(菩提達磨)는 면벽(面壁) 9년에 「달마역근진경」 - 군협지 소설을 따르면 -을 엮었는데 그 맥(脈)은 혜가(慧可) - 승찬(僧瓚) - 도신(道信) -홍인(弘忍)- 혜능(慧能)으로 이어져 중국 선종(禪宗)을 이루었다. 우리나라는 나말려초(羅末麗初)의 혼란기에 교종(敎宗)을 대신하여 선종(禪宗)이 흥왕하고 국기(國基)가 다져짐에 따라 귀족불교인 교종이 우위를 점하다가 무신(武臣)정권 때에 다시 선종(禪宗)이 교세(敎勢)를 잡았다. 이 흐름을 보면 태평(泰平) 시기에는 경전과 의식(儀式)에 치중하고 난세(亂世)에서는 정진(精進)과 실천(實踐)에 역점을 두고 있다.
고난(苦難)을 맞아 중생(衆生)을 구제(救濟)하는데 경전의 공허(空虛)한 메아리보다는 승려(僧侶) 자신의 각고(刻苦)가 모범으로 앞장서야 했던 것이다. 현진건(玄鎭健)의 「빈처 (貧妻) 」- 김동인의 감자, 이효석의 메밀꽃 필무렵과 함께 3대 걸작으로 침 - 를 보면 붓쟁이의 가슴저미는 빈곤(貧困)이 그려져 있다. 어쩔 수 없이 처형(妻兄) 댁의 호부(豪富)에 마음을 쏠리는 가난한 아내의 여린 모습을 어떻게 다독거린다?! 배금(拜金) 만능 - 작금(昨今)에 누가 감히 부정(否定)할 수 있는가? - 에 경전(經典)의 신앙은 득세(得勢)하여 도보(徒步)로 십분도 안 되는 성당(聖堂)에 승용차가 모여든다. 모두가 고급(高級)과 첨단(尖端)의 경연(競演)이다. 성당에 붙은 아파트에서 민원(民願)이 끝이지 않으나 오불관언(吾不關焉)으로 미사가 끝나면 휭하니 골프장과 유원지(遊園地)와 식도락(食道樂)으로 썰물처럼 빠진다. 「부자(父子)가 천국에 가기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 는 예수님 말씀도 저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자기들은 그저 중류(中流)에 불과하다고 겸손(謙遜)에 겸손해 하니까.
태평연월(太平烟月)을 구가(謳歌)할 때는 종교는 「비곗살」이 오른다. 의식(儀式)과 허풍에 내둘리는 모양은 춤 바람난 계집의 뻔즐난 「개구녕」나가는꼴이다.
벼락이나 지진(地震)이나 태풍(颱風)처럼 「경천동지(驚天動地)」의 위엄(威嚴)속에 계시지 않고 저 산들바람의 부드러움 속에, 「봄볓 같이 」옅은 속에 계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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