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12일 (일)
(녹) 연중 제15주일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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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감동적인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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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하 [domini0727] 쪽지 캡슐

2006-07-15 ㅣ No.102070

 

엊그제 금세 비가 쏟아질 듯 구름이 낮게 깔린 밤 8시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캐나다에서 온 서크 엘루아즈 “Rain"을 보러 갔었습니다. 몇 년 전 토론토에 갔을 때 그곳 TV에서 서크 엘루아즈를 알았는데 그 팀을 서울에서 만난다는 건 매우 큰 행운이라 여기면서...


시종일관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에 따라 이어지는 유연한 동작의 온갖 서커스 묘기에, 빛의 암전과 조명으로, 때로는 출연진의 나레이션과 노래로, 호소력이 곁들여진 공연에 차츰차츰 빠져들다 보니 서커스공연이 마치 뮤지컬공연 같고 출연하는 곡예사들이 기예만 출중한 곡예사가 아니라 모두가 배우라고 혼동이 되더라고요.


압권은 20분의 휴게시간이 지나고 이어지는 제 2부의 마지막 15분 동안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물장난 퍼포먼스....

세종문화회관의 무대바닥은 종아리 가운데쯤까지 빗물이 가득히 고이고, 그 빗물 위에 출연진들이 모두 뛰어들어 신나게 물방울을 튕기며 줄넘기, 공차기, 물총 쏘기 등등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 속에 온갖 물장난을 다 하는데.... 갑자기 무대 천장에서 쏟아져 내리는 비! 빗방울! 무채색의 조명에 반사되는 빗 속에서 출연진과 관객들이은 모두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그 빗물에 흠뻑 젖는 환상에 사로잡힙니다.

참으로 환상적인 장면이었기에 결코 그 감동을 오래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마치 내 어릴 때 벌거벗은 몸으로 소낙비를 맞으면서 개울에 나가 멱을 감던 그 시절로 돌아간 듯이...


서커스를 아트 서커스로. 다시 말해 예술로 승화시킨 멋진 공연 '레인'의 연출자는 토리노 동계올림픽 폐막 전 공연을 총감독한 다니엘 핀지 파스카, 이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몇차례나 한국에 들어오는 열정을 보였다고 합니다.

 

스토리가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커스, 무대 위에 흩뿌려지는 자욱한 빗물은 관객을 웃기고 울리면서 애수와 환희를 동시에 느끼도록 해주었습니다.

참으로 감동적인 멋진 공연을 보았습니다. 내 일생 다시 이런 멋진 공연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니 너무 비싸다고 여겼던 입장료가 전혀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말입니다.

 

그 돈이면 쌀이 몇 포대인데 주위에 아직 수재민도 있고, 그 많은 돈을 어려운 이들을 도우면 얼마나 좋아? 그러는 이들도 물론 있겠지만 그러나 사람이 살아가면서 이런 감동과 감격이 있어야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메마르지 않으리라 여겨지기에 여러분께 한번 권해드려 봅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주말과 휴일은 3시, 7시 반. 2회 공연이고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는 밤 8시 1회 공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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