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미지의 것이 나를 부를 때
"나는 따르겠다." 대답하라고.
지금까지는 시장에서 외치는 목소리에만 대답해왔고
잘 닦여진 길로만 다녔었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깨달음을 한 마리 말로 삼아
미지의 것을 찾아 나서게 되었고
또한 길은 그 험한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놓인
사닥다리가 되었다네.

까치가 본 풍경
내 영혼이 나에게 시간을 헤아리라고 훈계했네
"어제가 있었고, 또 내일이 있을 것이다. 말하면서
그 때까지 나는
과거란 단지 잃어버린 채 잊혀질 시대라고 생각했었고
미래란 내가 얻을 수 없는 시대라고 여겨왔었네.
이제는 이것을 배웠다네.
덧없는 현실 속에서도 모든 시간이란
시간 속에 있는 모든 것과 더불어
언젠가는 얻어지는 것이며
마침내는 실현되리라는 것을.

하늘에서
내 영혼이 나에게 말하였네
"여기에, 저기에, 또 너머에."라는 단어들에 의해
나의 자리가 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지금까지 나는 언덕 위에 서 있었고
다른 모든 언덕들이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야 비로소 내가 서 있는 언덕이
실로 모든 언덕이기도 하다는 것과
내려가는 이 골짜기도
모든 골짜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네.

자유
내 영혼이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자고 있을 때 깨어서 보고
그들이 깨어 있을 때 베개를 찾아 나서라고.
내 생애 동안 나는 그들의 꿈을 알아보지 못했고
그들 역시 내게 그러했었네
그러나 이제, 낮에는 내 꿈 속을 날아다니고
사람들이 자는 밤에는 그들이 자유로움을 보며
그들의 자유를 함께 누리게 되었네.

설경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지나친 칭찬에 우쭐해 하지도 말고
비난받았다고 괴로워하지도 말라고.
예전에는 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했었지만
이제 이것을 배웠다네.
나무는 칭찬이나 두려움, 부끄러움이 없이도
봄이면 꽃 피고
여름에 열매 맺고
가을에는 잎을 떨구고
겨울에는 홀로 앙상해진다는 것을.

달동네
내 영혼이 아네에 자신있게 말해 주었네
내가 난장이보다 크지도 않고
거인보다 작지도 않다는 것을.
그전에는 사람들을 두 부류로 나누어 생각했지.
비웃거나 불쌍히 여겨야 할 약한 사람들과
복종하거나 아니면 저항해야 할 힘센 사람들.
그러나 모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나 역시 같은 흙으로 지어졌다는 걸 알게 되었네.
나를 이루는 요소가 그들의 요소이기도 하며
나의 내적 자아가 그들의 자아이기도 하다는 것을.
나의 갈등은 그들의 갈등이기도 하며
그들의 순례길이 나 자신의 것이기도 하네.
그들이 관습에서 벗어났다면
나 역시 벗어난 살마이요
선한 일을 한다면
나도 그 선행에 동참한 것이네.
그들이 일어서면 나도 함께 일어서고
뒤로 물러나 있으면
나 역시 그들과 함계 하리라.

무아
내 영혼이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내가 지닌 빛이 나의 빛이 아니며
나의 노래가 내 안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걸.
내가 빛과 함께 다닐지라도
나 자신 빛이 될 수 없고
줄이 달린 악기는 될 수 있어도
나 자신 그 악기를 켜는 사람은 아니라네.

허
허수아비
내 영혼이 나와 내 형제를 깨우쳐 주었네.
때로는 당신의 영혼이 당신을 깨우쳐 줄 것이네.
당신이 나와 같듯이
우리들 사이에 다른 것은 없네.
내가 침묵의 언어로 내 안의 것을
말할 때를 제외하고는
당신이 당신 안에 있는 것을
스스로 지켜보며 경계하는 것이
나의 수많은 말보다 더 좋다네.

하느님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