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수)
(홍) 성 시몬과 성 유다(타대오) 사도 축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 가운데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라고 부르셨다.

자유게시판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스크랩 인쇄

신성자 [socho] 쪽지 캡슐

2006-08-07 ㅣ No.103023

 

 
 
 
내 기억 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 추억으로 그친다는 것을
난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만은 추억이 되질 않았습니다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께
고맙단 말을 남깁니다
.
.
.
 
 
 
작년... 05년 1월로 기억한다
몹시 추운 어느날
담배연기 자욱한 이태원의 어느 지하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셨다. 남자들의 술자리는 단순하다
술과 담배만 있으면 얼마든지 친구가 된다
옆 테이블과 합석해 술잔이 오가다 영화 얘기로 흘렀고
그러다 <8월의 크리스마스> 얘기가 나왔다
외국에서 영화음악을 공부한다는 사람이 내게 물었다

"허진호 감독 영화 좋아합니까?"
"좋아해요.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전부 재미나게 봤죠"
"8월의 크리스마스 얼마나 재밌게 봤죠?"
"내가 본 영화들중 베스트에 집어넣어도 될만큼 재미나게.
지금은 버렸지만 비디오로도 가지고 있었고 포스터도 있었는걸요"

"그 정도로 이 영화를 좋아한다면
형씨는 나랑 친구가 될 수 있겠는데. 내 술 한잔 받아요"
 
그가 한 말중 아직까지 기억에 남는게 있다
 
"삶이 치열해 영화라는걸 안 볼수도, 미쳐 못 볼수는 있다
그러나 매트릭스,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만 볼 줄 알고
<8월의 크리스마스> 같은 영화를 안보는건 범죄행위야. 범죄....."
 
아주 위험할 정도로 극단적 사고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과 취미와 관심이 존재하는데
이런 편협적인 사고는 좋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를 놓친 사람이 있다면 왠지모를 안타까움이 든다
 
 
 
 
일반적으로 멜로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바로 눈물이다
연인의 가슴 아픈 사랑과 이별, 갑자기 찾아온 불치병과 죽음
비극과 눈물의 조합에 의한 감동.....
그동안 쭉 보아온 멜로물의 공식이다
오늘 소개할 영화는 기존의 멜로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
그렇다고 멜로를 빙자한 드라마도 아니고
드라마를 빙자한 멜로도 아니다
 
어느날 찾아온 죽음과 사랑 그리고 삶, 이 세가지를 잘 버무려져
평온한 일상이 차곡차곡 담겨진 빛바랜 사진첩을
살짝살짝 열어보는듯한 기분이 들고,
100분내내 차분하다 못해 조용하고, 때로는 건조함마저 풍기며
너무나도 단조로운 장면장면은 절제의 미학이 떠오르게 만든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천천히 오래토록 여운이 남는 영화
영화를 본후 이렇게 길게 잔상이 남는 영화가 몇편이나 될까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내가 <8월의 크리스마스>를 좋아하는 이유중 하나는
영화가 끝나기 20여분 전부터 대사가 단 한마디도 안나온다는 점이다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단지 영상과 음향만으로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대사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지만
백마디 말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살아가다 보면 인간의 언어로만 표현하기 힘든 경우도 있고
다른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는게 더 편하고 쉬울때가 있는데
허진호 감독. 그는 가슴 깊은 곳에 자리잡은 이야기를 영상과 음향만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일상의 소중함을 잡아내는 능력을 가진 감독이다
그렇다고 해서 판타스틱한 비쥬얼을 추구하는건 아니다
국내최고 스타일리쉬의 박찬욱 감독과는 다른 냄새의 소유자다
 
 
 
 
이 영화를 보지 못한 분들에겐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데
남자 주인공이.......... 죽는다
영화는 처음부터 주인공의 죽음을 전제로 시작한다
30대라는 젊은 나이에 찾아든 죽음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그동안 보아온 여느 영화에서의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변두리 사진관의 사진사 한석규는 자신이 죽을거란걸 알지만
오히려 맑고 담담하게 주변을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
이런 그에게 어느날 찾아든 주차단속원 심은하는 행복이자 고통이다
생의 마지막으로 찾아온 사랑은 설레임이자 가슴 아픔이고
그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삶을 마감하는 한석규와
이미 이승을 떠나버린 남자의 사진관 앞에서
설레이는 얼굴로 기다리는 심은하
이 둘은 영화가 끝날때까지 단 한번도 사랑한다란 말을 하지 못한다
다른 멜로들처럼 대놓고 눈믈을 자극하는 장면은 하나도 없지만
오히려 이런 장면장면이 눈물샘을 자극하고 기억이 더 남는다
 
죽음을 앞두고 점점 시들어가는 남자와
이제 막 피어나는, 생기 가득한 꽃과 같은 여자의 만남을 통해
죽음이 지닌 기존의 어두운 이미지를 다르게 전달한다
허진호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죽음을 당당하게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이라 말하려 했는지 모른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의외로 과감하고 대범하다
일반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배우들의 얼굴을 교차해서 잡기 마련이나
<8월의 크리스마스>는 특정배우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대신
시종일관 한 화면안에 배우들을 같이 담아버린다
한석규가 가족끼리 식사하는 장면에서도 그렇고
병원에서 여동생과 대화를 나눌때
여동생과 같이 수박씨를 뱉던 장면
심은하와 사진관에서 나누던 수많은 대화씬
아버지에게 비디오 사용법을 가르쳐 주는 장면
옛 애인과 재회때도 카메라는 전부 한컷안에 두 배우의 얼굴을 담는다
카메라의 움직임이 극히 적고 제한적이다
각기 사연을 담고 사진관 벽에 걸린 사진들처럼
등장인물 모두를 정지된듯한 느낌으로 한 화면에 같이 담아놓고
한 화면속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풀어논다
그리고 한석규가 어떤 병에 걸린것인지.....
옛 애인과의 관계등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대범하게(?) 그냥 넘어간다
타란티노 감독처럼 관객들에게 머리 아픈 과제를 선사하는건 아니다
불필요한 얘기는 모두 걸려내고 벽에 걸린 명화를 감상하듯
눈과 마음으로 이 영화를 봐주길 바라는게 아닐까 싶다
극단적으로 절제된 카메라샷 덕분에
단막극을 보는듯한 기분도 들고 한편으론
화면 가득 이쁘게 정렬된 그림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무더운 8월에 시작되어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까지의 만남


한여름에 찾아온 크리스마스는
무덥지도... 춥지도 않지만...
유리창 너머 심은하를 손가락으로 가리는 장면처럼 아프고
사진관 문틈으로 밀어넣는 편지처럼 설레이고
시원한 마루에 누워 자는 낮잠처럼 평온하며
한석규의 영정사진처럼 차분하고
사진관에 걸린 심은하의 사진처럼 발랄하며
수박씨를 뱉는것처럼 즐거웠고
같이 우산을 쓰고 빗속을 걸어가듯 촉촉했다

 

허진호 감독이 풀어논 스크린 세계는
오늘처럼 비 내린 날 공명하기 딱 좋은 세상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 O.S.T 中
한석규 - 8월의 크리스마스(Ending Title)

 

 

영화 리뷰는 직접 작성했으며
상기 이미지들은 원본소스 1.85 : 1 비율 그대로 직접 캡쳐했습니다

 

 

2006. 06. 11   Kwoni's.....

 

 

 

 
http://blog.naver.com/pajaman/90005052047
 
 
위 주소에서 가져 왔습니다.
 
영화 피디가 그러는데
이 영화 9월에 찍었답니다.
눈은 꽃소금 200가마와 솜으로 만들었구요.
 
저는 이 영화 안 봤지만 보고 싶단 생각이 듭니다. 
 
또 앞으로는 어쩔 수 없이 영화를
지금까지 보다는 자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날이 더워 크리스마스 생각하면
좀 씨~~~~원해지려나 하고 올려 봤습니다.
 
*옮긴이


133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번호 제목 등록일 작성자
103025 사랑의 눈 2006-08-07 최윤성
103024 에제키엘21장(하느님의 칼)|4| 2006-08-07 최명희
103023 8월의 크리스마스 (Christmas In August) 2006-08-07 신성자
103021 끼리 끼리 우리 끼리 2006-08-07 최윤성
103020 예수님께서 하늘을 우러러 찬미를 드리신 다음 빵을 떼어 제자들에게 나누어 주시니, 제자들은 ... 2006-08-07 주병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