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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사에서 꽂힌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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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관 [gabie] 쪽지 캡슐

2022-11-12 ㅣ No.226372

오늘 미사에서 꽂힌 말씀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1111)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Ita erit et in diebus Filii hominis. · 인자(人子)의 날에도 이와 같으리라.”(루카 17,26)

 

오늘 봉독하는 복음(루카 17,26-37)의 내용은 어제 읽은 내용을 이어주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즉 하느님 나라 도래의 징표(神國到來徵表·Signa adventus regni Dei)에 대한 예수님의 설명이다. 이 예수님의 말씀에서 구약의 노아 시대의 홍수와 소돔과 고모라의 최후 현상과 같은 일이 그날에즉 당신의 재림 시에 일어날 것이라는 뜻으로, “인자(人子)의 날에도 이와 같으리라.”(루카 17,26)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이어서 그 최후의 순간에 각자의 갈릴 운명은 예측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암시하신다(루카 17,30-35 참조).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말씀으로 이에 대한 각자의 결연한 각오를 촉구하신다.

누구든지 제 목숨을 살리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루카 17,33).

오늘 읽는 대목에서 발설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은 처음이 아니다. 전에도 이와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즉 당신의 수난을 예고하시면서 이와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루카 9,24-25). 수난 하실 당신을 따르려면 그리해야 한다는 말씀이었다. 그리고 당신의 제자가 되려면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루카 14,33).

내가 가지고 있는 것 가운데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그건 내 목숨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 그 가운데 가장 소중한 목숨까지 던져버릴 수 있어야 당신의 제자라고 하신 그 말씀은 당신께서 그 이상의 더 값진 갚음을 주시리라는 말씀이다. 그러한 확신으로 우리는 그분을 무조건 따라가는 그분의 제자들이다. 그분은 그래서 종말(인류의 최후)에 우리를 분명히 챙겨 살려주실 것이다. 영원한 삶으로!

오늘 1111일은 이른바 뻬뻬로 데이이다. ‘1’자가 4개 표기되는 날이어서 젓가락 같은 초콜릿 선전으로 어린이들을 홀리는 날이다. 그리고 농업인의 날이라면서 두 팔과 두 다리로 땀을 흘려온 농사꾼들의 가을걷이를 치하하는 날이다. 그러면서 ‘1’자가 4개로 표기된 이 날은 두 팔과 두 다리로 몸을 움직이는 보행인의 날이다. 그래서 오늘 1111일에는 보행인의 권리를 존중하여 걸어가는 사람 앞에 자동차가 무조건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오늘 오전 11시에는 부산의 유엔군 묘지 쪽으로 1분간 묵념을 올린다. 6·25 동란에 몸을 바친 이역 출신 용사들을 기리는 대한민국 국민이 올리는 감사의 11시이다. 이와 같은 오늘은 더 중요한 우리 가톨릭 신자들의 특별한 의미의 1111의 상징이 있다. 그건 성 마르티노 주교님의 축일이라는 것이다.

마르티노 주교님의 1111일은 우선 주님의 성탄 1224일 밤을 앞둔 42일 전의 날이다. 부활 대축일 준비의 사순절 6주간이 42일이듯이 오늘 1111일부터 42일 후 주님의 강생을 맞이한다. 그래서 오늘 1111일은 성탄 준비 사순절 시작의 날이다. 이날이 어찌 그러한 의미를 지니는가?

프랑스의 유서 깊은 도시 아미앵(Amiens)은 고대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다. 그 도시의 치안관 마르티노(Martinus)라는 젊은 장교가 야간순찰 중에 성문 입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 거지를 발견했다. 그래서 마르티노 군관이 자기 권위의 상징인 큰 망토를 벗어서 큰 칼로 반절 뚝 잘라 그 거지의 몸을 감싸주고 떠났다. 한데 그날 밤 꿈에 그 망토 반절을 몸에 두르고 나타난 그 거지가 마르티노에게 얼어 죽지 않게 되어서 고맙다고 절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그 거지는 자기 이름이 예수라 하였다. 해서 촉망의 젊은 군관 마르티노는 예수를 찾아 나섰다. 그런데 종래는 출세 보장된 군관을 그만두고 수도원에 들어가 예수를 만났고 드디어 유럽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성인 중의 한 분으로 프랑스 교회의 수호성인이며, 특별히 성탄절을 준비하는 40일간의 방향 제시를 하여주는 모델이 되었다. 그건 반절 뚝딱 잘라서 성탄 준비이다. 하여 오늘 유럽의 가톨릭 문화권 지방에서는 각 가정에서 부모님이 자녀에게 용돈을 주면서 성탄을 준비하라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그 돈에서 반절 뚝 잘라서 성탄절 전까지 어느 사랑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그래서 1111일은 가톨릭 문화권에서는 어린이날이다. 착한 어린이란 이러해야 한다고! 그렇게 성탄절 준비의 시작이 오늘 1111일이다.

그런데 오늘 ‘1’ 자의 4번 표기, 그건 손과 발이다. 그리고 마르티노의 망토 반절, 감동이다! 하지만 그게 말로만 이야기하면 코미디가 된다. 실천으로 증명해야 한다. 그런데! 그 기막힌 실천을 우리 한국교회의 박해 시대에 몸으로 증명한 분이 있었다. 그분은 다블뤼 안토니오(Antoin Daveluy) 주교님, 조선교구의 짧은 5대 교구장, 그분이다. 그분은 마르티노 군관이 거지 예수를 만난 아미앵(Amiens)에서 출발하여 조선에 선교사로 입국하여 자신의 일생 반절을 바치고 그 목숨까지 몽땅 바친 예수의 참된 제자였다. 그래서 우리 대전교구의 하부내포 성지의 병인년 갈매못 순교성인 앙투안 다블뤼 주교와 순교 성인들의 시신을 안장한 서짓골 성지에 이르는 완장포구에서 서짓골 사이 걷기 순례를 오늘 보행자의 날에 실시한다. 그리고 이어서 서짓골 그곳에서 미사 봉헌하며 바치는 정성은 꼭 반절 뚝 잘라서 성탄절에 찾을 우리 이웃 가운데 아미앵 성문 앞 거지 예수처럼 떨고 있는 사람을 찾아가는 사랑의 징표로 삼는다.

이렇게 우리는 엄혹했던 일백 수십 년 전 우리 선열들이 보여준 그 삶을 오늘 그와 똑같이 살아야 할 게 아닌가!

해서 1111일의 옛 아미앵 젊은 군관 마르티노의 순수한 심정으로 거지 예수의 모습을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오늘 나 자신에게 따져 물어본다( 추궁한다). “너 정말 예수의 제자 맞아?” 하고!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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