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16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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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우 신부님_조욱현 신부님_김건태 신부님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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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6-05-15 ㅣ No.189617

이병우 신부님_"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요한16,22ㄷ) 

 

'나를 죽이자!' 

 

오늘 복음(요한16,20-23ㄱ)은 '이별의 슬픔과 재회의 기쁨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울며 애통해 하겠지만 세상은 기뻐할 것이다.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요한16,20) 

 

"해산할 때에 여자는 근심에 싸인다. 진통의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이를 낳으면, 사람 하나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그 고통을 다 잊어버린다."(요한16,21) 

 

'예수님의 때(kairos)'가 되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별의 슬픔'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다시 '재회의 기쁨'을 해산하는 여인의 고통과 기쁨에 비유해서 말씀하십니다. 

 

문맥상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별과 재회'는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은 우리가 믿고 있는 '믿음의 본질'이자, 또한 우리가 지금 여기에서 살아야 할 '삶의 본질'입니다. 우리는 부활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 부활은 이제와 영원히 죽지 않는 부활입니다. 

 

부활은 죽음 너머에 있습니다. 때문에 이제와 영원한 부활을 참으로 원한다면, 반드시 죽어야 합니다. 반드시 죽음의 길, 고통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 저절로 주어지는 꽁짜 부활은 없습니다. 고진감래 라는 사자성어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죽음이 다해야 부활이 찾아옵니다. 

 

'교만'을 죽여야 합니다.

'탐욕'을 죽여야 합니다.

'인색'을 죽여야 합니다.

'시기(질투)'를 죽여야 합니다.

'분노'를 죽여야 합니다.

'음색'을 죽여야 합니다.

'게으름(나태)'을 죽여야 합니다.

이 죽음에는 고통과 아픔이 따릅니다.

하지만 고통과 아픔 뒤에 이제와 영원한 부활이 있습니다. 

 

나를 죽입시다!

내 안에 있는 육의 열매들을 죽입시다!

그래서 그 너머에 있는 부활과 참평화의 기쁨을 함께 누립시다! 

 

(~1마카12,4) 

 

조욱현 신부님_그 기쁨은 아무도 빼앗아 가지 못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오늘 제자들에게 산모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신다. 아이를 낳는 순간 어머니는 큰 고통을 겪지만, 새 생명을 품에 안을 때 그 고통은 잊고 기쁨만 남게 된다. 제자들도 마찬가지다. 스승을 잃는 슬픔은 깊지만, 부활하신 주님을 다시 만나게 될 때 그 슬픔은 영원히 빼앗기지 않을 기쁨으로 변할 것이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이 구절을 설명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희의 슬픔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그리고 너희의 기쁨은 그 누구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In Ioannis Evangelium Tractatus 101, 요한 16,20-22 의역) 아우구스티노는 이 기쁨이 단순히 감정적 즐거움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과의 친교에서 오는 영원한 기쁨이라고 강조한다. 세상의 기쁨은 변하지만,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역시 고통이 단순히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낳는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님께서는 ‘고통이 지나간 뒤에 기쁨이 올 것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 고통 자체가 기쁨으로 변할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Homiliae in Ioannem 79, 요한 16,20 의역) 즉, 십자가의 고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은총 안에서 부활의 기쁨으로 변모하는 것이다. 

 

교회는 이 진리를 성인들의 삶에서 확인한다. 성인들의 축일은 ‘죽음의 날’이 아니라 ‘천상 탄일(誕日)’로 불린다. 성 치프리아노는 이렇게 말한다. “그날은 ‘탄일’이라 불리는데, 이는 우리가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생명으로 태어나기 때문이다.”(Epistulae 58 의역) 우리가 겪는 고통과 희생은 단순히 우리를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새로운 생명, 곧 하느님의 생명으로 태어나게 하는 산통(産痛)과도 같다. 교리서도 이렇게 가르친다. “그리스도와 함께 고통을 받는 것은 그분의 구원 활동에 동참하는 것이며, 이는 새 생명을 낳는 은총의 통로가 된다.”(1521항 요약) 

 

우리 삶에도 수많은 고통이 있다. 그러나 그 고통을 믿음으로 받아들일 때, 그것은 단순한 아픔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을 낳는 통로가 된다. 십자가의 어둠 속에서 부활의 빛을 기다린 제자들처럼, 우리도 그분께서 약속하신 기쁨을 희망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은 세상이 줄 수도, 빼앗을 수도 없는 기쁨이다. 그러므로 우리도 오늘 이렇게 기도하자. “주님, 저희의 고통을 부활의 기쁨으로 변화시켜 주시고, 그 기쁨을 영원히 지켜주소서.” 

 

김건태 신부님_근심이 기쁨으로

 

오늘 예수님이 주신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경험을 돌이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저러한 계획을 세울 때, 무엇인가를 제작하거나 시작할 때의 경험 말입니다.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우리는 늘 열정과 꿈에 젖어 들뜨곤 합니다. 멋진 계획을 수립하고 계획의 단계를 더욱 치밀하게 구상하면서, 우리는 마치 운명의 주인공이 된 것처럼 행동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러한 감정과 열정을 맛본 적이 있습니다. 자신들을 제자로 불러 세우신 스승 예수님께서 말씀과 행적으로 군중에게 환호를 받으셨을 때, (타보르) 산에서 당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주셨을 때, 처음으로 선교 사명으로 파견되었을 때, 또는 처음으로 예수님처럼 병자를 치유하는 기적을 행사할 수 있었을 때, 마음속으로 하느님의 나라가 곧 세워지리라는 희망과 꿈에 젖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많은 어려움 앞에 서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사방에서 조여 오던 온갖 반대와 적대감, 쉼 없이 밀려오는 피로감,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무력감 또는 자괴감, 대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공허감 등등입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이 당신의 뒤를 이어 세상과 인류의 구원 계획을 완수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가 어떠한 것인지를 잘 알고 계셨습니다. 십자가상 마지막 순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루카 23,34) 사람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내려다보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오늘 예수님은 말씀을 통해 제자들에게, 곧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불러일으키십니다. 고통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근심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의 계획은 끝내 완성되리라는 기쁜 소식, 구원 계획이 당신의 생명을 내주는 데 있다면 이는 구현되고 말리라는 기쁜 소식이 선포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든 고통과 근심은 “사람 하나가 세상에 태어났다는 기쁨으로” 온통 뒤바뀔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로 전환됩니다. 생명을 주는 계획이라면, 어떤 계획이든 실현되리라는 확신을 깊이 심어주는 메시지입니다.

 

활짝 열린 생명으로 사람을 이끄는 사명, 그에게 하느님을 향한 통로를 열어주는 사명, 한 마디로 인간의 구원을 위한 사명은 늘 고통스러운 과정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성자께서 세상 마칠 때까지 우리와 함께하실 것이며, 성령께서 우리에게 필요한 지혜와 용기를 주실 것이니,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이 우리의 보잘것없는 기도와 희생으로 이 땅에 온전하게 구현되리라는 기쁨과 희망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합니다: “내가 너희를 다시 보게 되면 너희 마음이 기뻐할 것이고,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 빼앗지 못할 것이다.”

 

오늘 하루, 하느님의 위대한 뜻이 우리의 작은 정성을 통하여 빛을 발하고 드러날 수 있도록 소중하게 꾸며나가는, 귀한 하루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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